디스트릭트9 (Distric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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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붙어 있는 홍보물은 무척 코믹한 느낌입니다만, 실제로는 잔혹한 분위기의 페이크 다큐 영화입니다. 인간의 비인간성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줄줄이 나열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주인공이 쏜 외계인의 무기에 맞고 사람이 터지는 장면이 수십번 나옵니다만, 그 보다는 외계인을 벌레취급하며 생체실험용으로 쓰는 인간의 모습이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이러니입니다.

SF로서 새롭거나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된다거나 하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도시에 외계인 비행접시가 떠 있는 것은 V에서, 타고 다니는 워커 로봇은 수많은 SF에서, 곤충모양의 외계인은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봤던 것들이죠. 그밖에 다양한 작품들을 연상시킬 뿐. 특수효과의 수준도 역시 피터잭슨의 3D캐릭터 표현능력은 대단하긴 합니다만 합성이 왠지 어색하기도 하고 지저분한 카메라시점의 화면이 많아서 돈들인 티는 안납니다. 액션도 많이 나오긴 합니다만 그리 재미있는 액션은 아닙니다.

디스트릭트 9은 새로운 과학의 아이디어나 볼거리의 SF보다는 인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비인간적인 일이 현재나 미래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작품인거 같습니다.

닐 블롬캠프는 그리 알려진 감독은 아닌데, 대단한 작품을 찍었음에도 무명인 덕분에 홍보에서는 피터 잭슨만 쓰여서 불쌍했습니다. 주연인 샬토 코플리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장면에 나오는 원맨쇼를 보여주는데, 너무 고생하는 장면이 많아서 안쓰럽습니다.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거나 다큐 스타일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강추입니다.

ps.
어떻게 외계인 우주선의 ‘연료’가 쓰레기장에서 주워 모을 수 있는 것인지.
그 ‘연료’가 인간에게 노출되면 왜 외계인 유전자와 섞여 변이를 일으키는지….
기본적인 설정은 과학적 논리에서 한참 멉니다.

ps.
일요일 조조 시간대에도 만원이라니, 이 영화가 그렇게 대중적일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나라 관객들 수준이 올라간건가? 아니면 입소문? 물량홍보?

….그런데 미성년자 관람 불가 영화인데도 중딩쯤 되보이는 학생들이 관람석에 있더군요;;;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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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1. 저도 이거 봤어요. 집사람하고 같이 봤는데 앤딩이 쫌 흐지부지하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제가 이해력이 부족한건지…어쨌든 앤딩은 이해 안되게 끝났네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추천~~!!

  2. 보면서 궁금했던게 굉장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대부분이 낮은 지능을 가지고 있는걸까요? 저그같이 두뇌가 되는 계층 따로, 일만 하는 계층 따로 이런걸까요?ㅎ;;

  3. 헙.. 미성년자 관람 불과였군요.. 어쩐지 피가 난무..

    저도 외계인 연료의 정체가 궁금해요 ㅋㅋ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데.. 저 연료를 대량으로 뿌려대면 인류를 전부 몰살 할수도 있겠던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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