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2007)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무슨 윈도 패키지 이름같이 ‘본’ 뒤에 단어 붙여가며 시리즈로 팔아먹은 액션 영화의 마지막을 봤습니다.

본 시리즈의 특징을 잃지 않고, 쉴틈없는 도망(특히 쩔뚝거리는 빠른 걸음)과 맨손 격투, 두뇌싸움을 보여주는게 무척 매력적이더군요. 스케일은 더 크고 더 깊어졌으며, 적들은 더 교묘해지고, 제이슨 본의 감각은 더 날카로워졌으며, 드디어 근원으로 가서 제대로 끝맺음을 합니다. 게다가 시리즈 처음에는 단역에 가까웠던 닉키가 이제 여주인공 역까지 올라간것도 재미있구요. 그리고 제이슨 본이 2편 본 슈프리머시에서 러시아에서 도망치는 장면부터 3편이 시작해서, 3편 중간이 2편 마지막 파멜라 랜디와의 통화와 연결되는 편집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특징들은 잘 살렸지만, CIA하는 짓도 맨날 그저 돈과 장비 충분한 암살집단뿐인데다, 본의 근원도 그리 대단치 않았다는게 다소 아쉽긴 합니다. 1편 2편에서처럼 암살 당할뻔 하고 도망치고 반격하는게 반복되는 것은 몇년 차이를 두고 봐서 그렇지, DVD로 연속해서 보면 질리겠어요.

맷 데이먼은 역시 본에 어울립니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참고 싸우며, 여성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무뚝뚝하고 무섭지만 본성은 착한 그런 느낌이 여전히 이어지죠. 톰 행크스가 독일군으로부터 구해내길 정말 잘했습니다.(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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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용의 부활

삼국지 용의 부활을 일요일날 CGV에서 조조로 봤습니다. 조조라 그런지 관객이 없더군요. 조조로 보는데 영화속에서도 조조가 나와서 흥미로웠습니다.ㅋㅋ

영화가 집중력이 좋더군요. 우왕자왕하면서 삼국지의 방대함을 다 표현하려 하지 않고, 조자룡이라는 이미지 좋은 영웅을 옆에서 지켜보는 고향형인 나평안의 시점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성장기를 빼버리고 시작과 끝을 표현한게 좀 허무하긴 하지만 오히려 뒷부분의 전투에 잘 집중해서 영화가 깔끔하게 진행되고 시원하게 끝납니다. 조자룡이라는 영웅의 인생의 허무함과 끝까지 유지되는 용맹함을 잘 표현해서 마지막에 살짝 감동도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영화가 좀 참신함이 없다는 겁니다. 주인공 조자룡은 너무나도 전형적인 영웅이라 싸움은 최강이고, 자신의 부상을 내색하지 않고, 부상을 알리지 말라고 하고, 장렬한 최후 등등 너무 이순신스럽습니다. 멋진 갑옷입은 졸병들은 잔뜩 나오는데, 정작 대규모 전투장면은 별로 없고, TV사극에서 흔히 보는 정도의 장수들의 일기토나 소수의 육탄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불만입니다. 그나마 그런 액션도 리얼함 보다는 무협 스타일이고 그저 ‘조자룡 잘 싸우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정도입니다. 주인공외의 인물들은, 외모수준과 전투력이 비례하는 것도 전형적이군요 ㅎㅎㅎ

조자룡역의 유덕화는 조자룡이란 캐릭터와 참 어울리는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얼굴이 젊고 반듯하니 젊은 시절도 어울리고, 노장역도 어울리는군요. 목소리도 멋지구요. (왜 실제로 만나는 중국사람들 목소리는 소란스럽게 느껴지는데, 유덕화 같은 사람이 말하는건 멋질까요.ㅎㅎㅎ) 다이하드4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잡던 매기 큐는 이번에는 유덕화를 잡는군요. 근데 사실 남자들끼리의 역사에서 양념삼아서 여자 라이벌을 넣은거 같아서 좀 억지스럽습니다. 그리고 매기 큐의 얼굴은 서양사람들과 나오면 너무 동양인같고, 동양 사람들과 나오면 너무 서양인같군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홍금보는 원래의 코믹한 무술 고수 이미지를 버리고 실력 없고 옹졸한 군인역을 맡은 셈인데, 연기는 훌륭했지만 좀 아쉽습니다.

전형적인 스토리나 전형적인 중국 무술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은 관람을 말리고 싶구요, 영웅적이거나 캐릭터 위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은 볼만한 영화입니다.

ps.
근데 제목이 왜 “용의 부활”이죠? 조자’룡’이라? 조자룡 마지막에 죽는 영화인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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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4.0 (Live Free or Die Hard, 2007)

오래전에 영화를 봤는데 이제야 글을 쓰네요.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브루스 윌리스가 또 다시 피투성이가 되어가며 테러리스트를 하나씩 처치하고, “아래에 부하들 좀 줄었지?”라던지 “총알이 다 떨어져서”같은 왕년의 명대사들을 날려주시는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단순히 액션이나 특수효과뿐 아니라 시리즈물로서의 완성도에도 엄청 신경을 쓴 작품이더군요. 게다가 예전과는 달리 적들도 한 똑똑 한데다가 시대가 너무 발전하다보니, 브루스 윌리스가 오히려 열혈만 남아 고군분투하는거 같아 애처로웠네요.

매기 큐는 네이키드 웨폰으로 데뷔한거 티내려고 하는지 무지막지한 전투력을 보여주다 죽고, 브루스 윌리스의 딸로 나온 매리 엘리자베스는 역시 그 딸이라는 증거로 기세 등등한데 아주 웃겨 죽을뻔 했습니다. “아빠 여기 5놈 남았어”라니…

저스틴 롱은 광고와는 달리 맥을 쓰지 않더군요. 실망입니다. ㅎㅎㅎ 저스틴 롱의 코믹스러운 툴툴거림이나, 잔머리 굴리기는 브루스 윌리스의 터프함과 묘한 비교가 되면서 어울렸습니다. 영화는 해킹에 대해서는 전형적이고 말도 안되는 ‘영화적 해킹’을 보여줍니다. 키보드를 몇번 두들긴다고 뭐든 연결되고 뭐든 해킹되는 시대가 아닌데 말이죠. GUI OS에서 마우스없이 키보드만 두들기는 것도 웃기구요. 컴퓨터 화면에 뜨는것도 구라 OS더군요. 작년에 한동안 커뮤니티에 다이하드 4.0에 사용되는  OS가 뭐냐는 논쟁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콘들 때문에 맥이라느니, 이러저러해서 리눅스라느니….

볼거리도 참 훌륭했습니다. 영화에서 최초로 선보인 F-35 스텔스 전투기의 모습을 볼수 있었죠. 우리 공군에도 10여년 후면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기체라서 기대가 됩니다. (구입해도 영화와는 다른 공군형을 사겠지만) 액션은 뭐 두말할 필요 없었구요.

무척 만족하고 즐긴 영화입니다.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337978/

ps.

[장면 이미지 파일 손실]
명함보고 전화 번호 누르는데 왜 2가 아니라 1부터 누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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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영화다운 영화 “바르게 살자”

“바르게 살자”를 뒤늦게 봤습니다. 오랫만에 웃으면서, 그러면서 적절히 엉덩이에 무게 유지하며 본 한국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영화같은’영화입니다. 우선 비현실적인 요소가 널려있죠. 원리원칙대로 사는 주인공이라는 점이 우리나라에서는 비현실적이고, 그게 무려 경찰공무원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덕분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그 괴리를 유머로 승화시킨 영화입니다. 게다가 그런 주인공이 ‘능력’도 있어가지고, 상사의 “진짜처럼 해라”라는 훈련명령을 곧이 곧대로 완벽하게 해버린다는 건 정말 실없는 웃음이 나오게 만들 지경입니다. 더욱이 주인공 이름이 ‘정도만’이에요. 정도만 간다 이거죠.

이런 설정은 웃음뿐 아니라 뭐든 ‘적당히’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허를 찌르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걸 웃음으로 풀어간 것이 영화만이 할수 있는 매력이죠. 우리가 그동안 웃길려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는 많지만, 대부분 마지막에 마지못해 억지 눈물이 나올 장면 한두개 끼워넣은 그런 영화만 만들어왔지요. 이 영화는 오히려 설정 자체가 진지한 요소를 가지고 있고, 풀어나가는 방법이 웃긴 그런 영화입니다. 어떤면에선 오랫만에 재대로 나온 영화입니다.

영화는 중간에 좀 지루해지기도 하고, 오락적인 요소가 좀 줄어들기도 합니다. 은행강도를 소재로 했다면 뭔가 화끈한 진압전이나 협상이 긴박하게 이루어질만도 한데, “네고시에이터”수준의 긴박감까지는 발치에도 가지 못합니다. 영화가 현실과 비현실의 틈새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웃음을 주는 건 좋은데, 우산들고 춤을 추는 장면등의 너무 비현실로 깊이 갔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도 있습니다. 저건 영화가 아니라 뮤지컬 장면이죠. 해결못한 사건이 우연히 발견된 채권으로 잘 처리되어버리는 해피엔딩도 좀 껄끄럽습니다. 하지만 뭐 즐겁게 본 영화이니 봐주기로 했습니다.

주인공 정도만의 캐릭터는 정재영씨에게 무척 어울립니다. 잘생긴 얼굴이지만 주인공의 고집있는 순진함이라는 느낌이 풍기거든요. 상사 역의 손병호씨도 차거울거 같은 마스크에서 역으로 당한다는 느낌이 워낙 재미있습니다. 다른 조연들도 참 척척 달라붙고, 특히 은행원역의 이영은씨도 주인공과 어울리고 귀여웠습니다.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한국영화를 무척 편식해 보는 제가 오랫만에 큰 점수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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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드전기 : 어스시의 전설 (ゲド 戰記, 2006)

원래 환타지나 SF영화를 볼때는 몇몇 부분이 이해가 안되도 ‘그저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주는게? 예의이긴 합니다. 반지의 제왕같이 영화화를 나름 잘했다는 평을 듣는 작품도 영화의 상영시간안에 몇권짜리 책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 애니, 게드전기의 경우는 그게 도를 넘었습니다. 아렌은 왜 자기 아버지를 죽이는지, 그림자는 무엇인지, 왜 세상이 막장 분위기인지, 게드는 어떤 인물이며 마법사는 무엇인지, 테나는 게드랑 무슨 관계인지, 테루는 왜 저리 삐쳤는지, 거미는 왜 아렌을 가지고 노는지, 계속 등장하는 벼랑에서 보는 노을은 무엇인지, 왜 용이 인간으로 변신하고 있었던건지, 세상 망하거나 마법이 사라진건 해결 안하고 뭐하는건지, 무엇하나 설명이 되는게 없습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은 고작 느긋하게 농사지으며 게드가 설명해주는 마법의 원리(진짜 이름을 사용해 명령을 내리는)와 그것을 함부로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죠. 설명이 부실한걸 원작을 보고 알수 있으면 다행이긴 한데, 들은바로는 원작과도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뭔가 이야기의 실마리나 구심점이 되야할 악당 거미도 뭐 그저그런 욕심만 앞서는 악당일 뿐이고, 부하들은 흔하디흔한 소인배입니다. 숙적을 처형하는데 날짜 정해서 미루다가 주인공에게 당한다라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 전개와 그저 도망만 치다 죽는 운명을 가졌죠. 그리고 악당 죽였다고 모든게 해결되어 버리고, 두 남녀 주인공들이 좋아하게 되는것도 유치합니다. 심각한 분위기로 치면 거의 원령공주급인데, 캐릭터나 이야기 진행이 전부 유치하거나 어설프니 되는게 없습니다. 분위기에 밸런스를 맞춰줄 코믹한 장면도 수다쟁이 아줌마들이나 게드가 얼굴 변신시키는 부분 뿐이라 아쉬웠습니다.

이 애니는 참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팬들에게는 고로 감독이 역시 아버지만큼은 못된다는 평을, 원작인 어슐러 르귄의 소설 팬들에게는 원작과 너무 다르다거나, 주제를 살리지 못했다는 욕을 먹었습니다. 일본 애니매이션들이 대단하긴 하지만, 몇몇 OVA나 극장판들을 제외하고는 너무 상업적이기만한 작품들이 많고, 그나마 작품성과 상업성을 고루 갖춘것이 지부리의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지브리가 감독들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났죠.

이 작품의 좋은 점을 꼽으라면, 역시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라는 것을 확연히 알수 있는 멋진 풍경(그림의 디테일은 최근 작품보다 못하지만), 깔끔한 캐릭터 디자인, 은근히 흡인력 있는 음악 정도입니다. 특히 하이타카의 테마곡이나 하이타카가 아렌과 만난 다음날 길을 갈때 나오는 음악은 제가 잠시 중독을 일으킬 정도로 좋았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거미의 직속 부하 디자인은 아무래도 나우시카의 ‘크샤나’공주의 부하와 너무 똑같군요. 하는 짓은 더 얍삽하지만 말입니다. 마약장수 할아버지는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에서 나왔던 중과 같은 디자인이고 말입니다. 마지막에 남녀 주인공이 만나러 와도 되냐면서 묻고 헤어지는 장면도 원령공주의 엔딩과 너무 같습니다.

어째튼 지브리 스튜디오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후계자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서 안정된 작품을 만들길 바라면서 아쉬움을 남겨봅니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새작품인 “절벽 위의 포뇨”도 기대됩니다.

ps. 우리나라 더빙으로 볼때는 ‘게드’였는데, 일본어 더빙에서는 ‘하이타카’군요. 간달프처럼 이름이 여러개인걸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왜 일본과 다른 이름으로 더빙했을까요. 이래저래 궁금한게 많아서 조금이라도 이해할려면 기회가 되는데로 원작 소설을 사 봐야겠습니다.

ps. 이름의 경우는 찾아봤더니 ‘게드’는 진정한 이름이고(신뢰하는 사람 외에 알려줘선 안됨), 평상시 사용하는 이름이 Sparrowhawk인데, 이것을 우리 말로는 “새매”라고 번역하고, 일본어로는 “하이타카”라고 번역한다고 합니다. 그럼 애니의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게드라고 부르던데, 가까운 사람외에는 알면 안되는 이름이니 잘못된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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