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

사실 전 이 영화를 볼 준비를 게을리 한걸 후회하는 중입니다. 영화를 보는 재미가 줄어들까봐 사전 정보를 전혀 알아두지 않았습니다. 그저 유명하고 작품성을 높게 평가를 받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라는 점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 리드미컬한 연속 목따기와 피의 향연이라니… 제 여친이 같이 영화를 보고 울먹이면서 원망하더군요 -_-; “뭐 이런 영화를 보자고 했어?”

팀 버튼의 작품들은 그동안, 내용의 잔혹성과는 별도로 영상적으로는 그리 잔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상은 한껏 비틀리고 탈색된 동화적인 느낌이었죠. 그런데 이 영화는 달랐습니다. 조니 뎁의 목따기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확실하게 보여줄수 있는 카메라 각도와 클로즈업의 피 튀김으로 보여줍니다. 그 모습은 ‘저러다 죽여서는 안될 사람을 죽이지’하는 느낌을 관객에게 확실히 주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나죠. 피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영화는 거의 무채색 분위기지만 피만은 그 색 그대로 보여줍니다.

영화 자체는 무척이나 깔끔하고, 스피디하고, 짜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분명하고, 연기와 노래도 다들 잘하죠. 뮤지컬의 약간 과장된 버전으로 말입니다. 조니 뎁은 여전히 조니 뎁 답고, 헬레나 본햄 카터는 다크서클 분장을 하니 해리포터때랑 너무 비슷합니다. 알란 릭맨도 다른 사람에게 낮은 목소리로 겁줄 때는 해리포터의 스네이프교수랑 똑같아요. 그만큼 배역은 잘 골랐다는 의미도 되죠.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산업혁명기의 노동계층의 몰락은 먼 옛날+외국의 이야기이고, 주인공이 국외로 추방당한후 고생하는 것은 영화에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냥 관객이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설정부분이죠. 게다가 장면의 잔혹함때문에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거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음식 먹다가 손가락이 나오는 것은, 인육에 대한 클리세라고 할수 있을까요. “신장개업”에서도 그랬고, 얼마전에 있었던 미국 웬디스의 어떤 여성의 손가락 사기사건도 그렇고 말입니다. 고기를 갈아서 쓰면서 손가락이라니, 다소 말은 안되지만.

ps.

이 영화, 사실 조니뎁의 헤어스타일을 예전에 보고 ‘베토밴인가?’라고 생각했던적도 있습니다;;;

http://www.imdb.com/title/tt0408236/

좀 늦은 올블로그 어워드2007 시상식 후기

올블로그 어워드 2007 시상식에 다녀왔습니다. 사실은 제사보다 젯밥(호텔 부페)에 관심이 있어서 신청한거였지요 하하하;; 사실 1자리씩밖에 안되는데 동행한 여친의 자리까지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항상 고생하시는 올블이제 명찰

골빈해커님과 하늘이님

호세 쿠엘보 데낄라. 정말 맛있었습니다.

상으로 받은 금색 TOP100뱃지. 그밖에 USB 메모리와 메모 클립, 마우스패드, 티스토리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음식도 맛있었고, OX퀴즈나 빙고게임도 재미있었어요. 칵테일 쇼도 멋졌고, 서명덕님의 춤도…… 하하하. 올블릿을 개발하신 박군님께서 제가 있던 테이블 담당이셨는데, 막판에 가위바위보를 잘하셔서 호세 쿠엘보 한병을 아버지께 가져다 드릴수 있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올블로그를 통해서 아이디만 알던 많은 블로거분들을 직접 만나뵐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특히 익스트림 무비의 필진분들, 페니웨이님과는 몇십분이고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요, 옐님은 너무 귀여웠습니다. (만나뵌 분들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는 제 기억력이 딸리고…어째튼) 모두 감사하고 반가웠어요. 그런데 뵙고 나니 왜 전부 잘생기신 겁니까? -_-;

고생하신 올블로그분들과 협찬사, CGV와 호텔 여러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ps.
다음에서 준 512MB USB메모리 말입니다. 아주 귀엽고 예쁜데, PC에 연결했을때의 장치 이름이 MemoDrive도 아니고 MemoRive래요. -_-;

rive vt, vi, 찢다, 쪼개다, 비틀어 떼다, 잡아 뜯다, (마음을)찢어놓다, 찢어지다, 쪼개지다

엥?

블로그 시작한지 4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쓴 블로그 글은 2004년 1월 27일에 쓴 Dune II 라는 오래된 게임에 대한 감상이었습니다. 지금은 닫혀 있는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쓴 글이었지요. (이 블로그로 이사하긴 했지만.) 그래서 오늘로 블로그질을 시작한지 만 4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때는 이글루스와 몇몇 무버블 타입 블로그를 제외하면 한국 블로그가 거의 없었습니다. 메타 사이트도 블로그 코리아 외에는 없었죠. 방문자도 하루에 잘와봐야 50명이 오고 그랬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태터툴즈가 나오고, 올블로그가 나오고, 네이버등의 포탈 사이트들이 블로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등등 정말 순식간에 블로그가 세상을 바꾼다느니 하는 시대가 왔네요. 정작 얼마전의 선거에서는 찻잔속의 폭풍이라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던 블로그계지만요.

제가 항상 주변 사람에게 하는 말이지만, 블로그는 Log입니다. 기록은 현재에 하고 미래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미래에 부끄러울일이라고 그것에 맞춰 기록을 하면 그것은 기록으로서 이득이 없습니다. 제 글을 제가 읽으면 4년전것뿐 아니라 1년전, 혹은 어제의 글도 부끄럽지만, 그저 오늘 기록하고 그 기록을 내일에는 절대 고치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1년후에 다시 보면 그 1년간 자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혹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앞으로의 4년, 혹은 40년이고 계속 되는 블로그가 되고 싶습니다.

4년간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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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었던 사나이 – 올블로그 영화 시사회

올블로그의 영화 시사회 이벤트를 통해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보고 왔습니다. 아쉽게도 다 보고나니 정윤철 감독님이 직접나와서 실수로 완성 편집본이 아닌 중간 편집본을 틀었다고 사과하시더군요. “엔딩 음악이 원래 이게 아닌데?”하면서 자신도 나중에 알았다고…;; 어째튼 일반 극장과는 다른 편집본을 봤다는 점에서 감안하고 제 감상문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물론 스포일러도 좀 있습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착각하며 주변사람들을 돕고 다니는 남자 주인공 황정민과 그를 우연히 만나 TV프로그램 하나 때워보려다가 그에게 점차 반하는 PD인 여주인공 전지현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전지현은 황정민의 순수함이나 착함이 처음에는 시덥지 않지만 점차 그런점에 반하게 되고, 황정민이 말하는 머리속에 박힌 클립토 나이트라던가 하는 단서가 결국 그의 과거를 알게 되는 단서가 되는 뻔한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뻔하고 교과서적인 상황전개에, 슈퍼맨의 환상과 회상과 TV화면이 섞여 정신없는 화면을 계속 보여주며 약간 좀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게다가 슈퍼맨이 말하는 머리속에 박힌 클립토 나이트가 광주 민주화 운동때 박힌 총알이라는 부분이나, 장기기증으로 사람을 구한다는 엔딩에서는 다소 감상적인 억지설정같기도 하죠.(그럼 대머리 악당이 렉스 루터가 아니라 29만원 아저씨? 그래서 황정민이 렉스 루터라고 구체적인 이름을 말하지 않고 계속 대머리 악당, 대머리 악당 그러나? 오호라…영화 제작진 똑똑한걸. 참고로 머리에 박힌 클립토 나이트 설정은 원작 소설에는 없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구성은 뻔하디 뻔하더라도, 영화 자체는 잘 봤습니다. 우선 황정민의 연기가 참 천연덕스러우면서도 정말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게 연기를 잘했습니다. 그리고 전지현은 맨얼굴에 담배까지 피고, 긴머리를 휘날리지 않는다고 연기변신을 했다고 뉴스에서 떠들지만, 여전히 긴 몸매와 귀여운 얼굴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구요. 게다가 위에서 남을 내려다보는 퀸카가 아닌,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관찰자 시점의 연기는 정말 연기 변신이죠. (이전 영화와 비교하면 진정 “슈퍼스타이었던 여자”) 그런면에서 전지현도 연기를 잘했습니다.

연기뿐 아니라, 남들은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에 남을 돕는 것이 진정한 슈퍼맨이고, 현재에 노력해서 미래를 바꾼다 라거나, 열쇠를 목에 건 전지현을 보고 문을 여는건 힘이 아닌 작은 열쇠라고 말하는 것 등은, “에반 올마이티” 같은 뻔하면서도 잔잔한 교훈을 줍니다. 한마디로 감동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정윤철 감독님

영화 시사회 전에는 익스트림무비의 편집장이신 다크맨님이 영화계의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의 허실과 장르영화등의 지나친 제작비에 의한 수지타산 문제등 몇가지 주제에 대해 설명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영화 감독이자 제작자이시고 디워 논쟁의 패널로 유명하신 김조광수님이 나오셔서 “후회하지 않아”등의 영화에서 도입한 블로그 마케팅의 교훈에 대해 설명하셨고, 다크맨님이 말씀하신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방면으로 대답하시고 더 자세한 정보를 주셨습니다.

관객 입장을 기다릴때 올블로그에서 2007 TOP100 블로그 축하 동영상을 틀어주셨는데, 영화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제 아이디가 나오는 모습은 참 신기하더군요.

시상식 관련 내용은 다음에 포스팅 하겠습니다 🙂

선물들을 받았습니다.

칫솔님이 이벤트로 주신 야마하 NX-A10 USB 스피커. (사실은 열흘전에 받았음)
작고, 예쁘고, 소리도 잘 나는 스피커입니다. 아마 곧 여친님께 빼앗길듯…;;
칫솔님 감사합니다!

 

고등학교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녀석에게 선물로 받은 책입니다.

돌아가실때까지 우주에 대한 열정을 가지셨던 칼 세이건 박사님의 책이죠.
어렸을때 읽었던 책인데, 워낙 오래되서 내용은 망각. 다시 읽어보려던 참에 나이스 타이밍이랄까요.
고맙다. 잘 읽어주마!

마음에 드는 캐논의 고집 IXUS (IXY)

2008년도 PMA 쇼를 맞아 각 카메라 메이커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삼성의 센서를 사용한 펜탁스의 K20D나 캐논의 EOS-450D등이 이미 블로거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지요. 자세한 정보는 dpreview.com 같은 정보 사이트에서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멋진 DSLR들이 아니라, 항상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 IXUS 신제품입니다.

신제품 Canon IXUS 80IS

저 은색, 네모난 몸매, 튀어나오는 렌즈, 고집을 피우며 남겨놓는 실상식 뷰파인더를 보십시오. 다른 브랜드는, 심지어 니콘마저도 작은 몸체를 위해 뷰파인더 없고,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너줌 디카를 만들어내는데, 캐논은 혼자 고집스럽게 초기의 IXUS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IXUS의 초기 제품, 일명 S100

캐논은 과거에 이미지 프로세서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디카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한 반면, 최후까지 CF메모리를 쓰며 SD메모리로의 전향을 늦게한 고집불통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많이 팔아먹고, 각종 제품 트러블에, 마케팅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욕을 먹고 있지만… 저놈의 IXUS의 디자인만큼은 신제품 나올때마다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군요.

관련글 : 내가 사랑했던 디지털 카메라들

 

디워는 한국영화의 희망이 아니야. 전례일 뿐이지.

디빠니, 디까니, 진중권빠니, 평론가니 충무로니 하는 헛소리들은 다 저리 치워버리자. 무슨 이념이나 정치토론도 아니고 너무 배가 산으로 간 의미없는 싸움일뿐이다. 디워만 보자.

팩트만 나열해 보자면, 디워는 한국 극장가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제작비 대비 대박인지 중박인지는 논란이 있지만.) 그리고 세계시장에서는 쪽박을 찼으며, 2차 미디어 시장에서 폐자부활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 극장가에서 성공한 이유는 여러 분석이 있지만, 실제 설문조사에 의하면 방학 가족영화를 보러 간 관객이 수가 가장 많다는 결과가 나온적 있다. 그리고 디워의 특수효과에 대해서는 훌륭하다는 평이 많지만(개인적으로 고르지 못한 퀄리티는 불만이 많다), 영화적인 스토리 진행이나 편집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일단 바닥 깔기고, 내 생각을 쓰자면.

희망이고 뭐고 웃기는 소리다.

디워가 한국 영화계에 준 교훈은 단 하나, “방학용 가족영화를 만들어라!”이다. 우리나라 영화계는 소비성향이 가장 강한 20대나 30대초 학생or커플들을 노리고 그동안 스타를 이용한 조폭, 코믹, 멜로 등 한정된 소재만 재생산해왔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나, 애들 데리고 다녀야 하는 부모들이 함께 즐길만한 영화는 무시해왔다. 그런 욕구불만족이 몇년간 쌓이고 쌓여 드디어 터진게 디워다. 각종 앙케이트나 설문조사 결과, 여러 정황이 이를 증명한다.

디워처럼 ‘스토리 단순하고 볼거리 많은 영화가 세계시장에서 먹힌다’는 명제 자체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건 위험한 발상이다. 헐리우드는 디워보다 돈 많이 들이고, 디워보다 볼거리 많고, 디워보다 블럭버스터 더 많이 만들어본 제작진에 의해 일년에 백개의 영화를 만들어 그중 30개를 성공시킨다. 우리는 그 규모를 따라갈수 없다. 돈을 들여도 경험과 노하우도 부족하고 마케팅에서 치여버린다. 기본적으로 그런 돈 들인 영화 10개 만들어 헐리우드와 같은 비율로 3개 성공시킨다 했을때 나머지 7개에 의해 우리나라 영화사나 투자가들 절반은 망해버릴거다. 그리고 그전에 중저가(?) 영화들은 투자할 돈이 모자라게 된다. 홍콩영화들도 한때는 헐리우드를 추격할정도로 기세가 등등했지만, 지금은 망해버렸다. 알려진 이유는 스타시스템 의존도나 지나친 코믹영화/폭력영화 일색등 여러가지지만 그 중 하나는 시장을 확대하려다 커진 투자를 관리 못한 요인도 있다. 무엇보다 ‘헐리우드스러운 영화’를 만들 요량이면 헐리우드에 투자하지 누가 한국 충무로에 투자하냐?

그렇지 않고 ‘스토리보다 볼거리에 치중한 영화’가 돈을 좀 덜들이거나 기술을 좀 덜들이면? 그 전례가 바로 디워다. 디워의 미국시장 결과. 그게 바로 ‘헐리우드에 비해’ 애매한 투자, 애매한 기술, 애매한 노하우, 애매한 완성도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일뿐이다. 디워 수준인거 10개 만들어봐야 양놈 동네에서는 자기네들을 따라올려고 하는 영화수준으로 보지, 절대로 트랜스포머 수준으로 안봐준다. 특급 블럭버스터들이 난립하는 대목에 같이 틀면 피보는 영화, 볼거 없거나 시간 안맞을때 보는 영화. 그렇다고 미국이 블럭버스터 빼면 영화 없는것도 아니다. 풍부한 B급 영화들과 틈새시장 마케팅이 경쟁상대로 포진하고 있다. 영국 영화도 그 시장에서 어느정도 장사 잘하고 있다.

돈이나 시스템이 경쟁이 안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희망 운운하며 뱁새가 황새 흉내내려고 하는 짓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제작 시스템이 뱁새 수준이라는 건 디워 스스로도 증명한다. 제작에 7년인지 6년인지 걸렸다는데, 헐리우드에서는 대부분 1~3년이면 블럭버스터를 만든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이 6년인가 걸린걸로 알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멀리 보고 꾸준히 제작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점차 시장과 제작/투자/마케팅 여건을 동시에 키우는 것이다. 돈과 몸이 안되면 머리라도 굴려서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참신한, 혹은 기획이 잘된 영화를 만들어 세계 영화제에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다. 홍콩 영화는 예전 같지 않지만, 몇몇 홍콩 영화의 작품성과 참신함은 서양이든 동양이든 모든 사람들에게 홍콩영화만의 색채로 기억되어 있다. 매트릭스가 홍콩영화의 제자라는 점은 누구나 알것이다.

ps.
많은 디워팬들이 작품성은 중요하지 않다는 글을 써대는데, 난 작품성이 있으면 ‘더 좋다’고 본다. ‘선생 김봉두’처럼 마지막에 질질 짜게 만드는 억지 감동의 작품성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좀 남는게 있네’싶은 정도의 작품성 말이다. 작품성과 볼거리, 흥행성은 절대 양립할수 없는 요소들이 아니다. 로보캅이나 블레이드러너나 에일리언이나 기타 등등 수많은 SF가 볼거리 외에도 작품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렇게 여러면에서 잘 만드는게 ‘어려운 것’ 뿐이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하는데, 디워는 작품성이 아니라 완성도가 글러먹은 거야.

작품성(作品性) [명사]작품에 나타난 작가의 창조적 개성.

완성도(完成度)[명사]어떤 일이나 예술 작품 따위가 질적으로 완성된 정도.

콘택트 (Contact, 1997)

엘리는 홀아버지에게 창의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라지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일찍 죽게 된다. 아버지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천문학자가 된 엘리. 하지만 천문학은 드럼린같이 정치적 수완이 뛰어난 자나 인기있는 연구를 하는 학자만이 생존할수 있었고, 엘리같이 SETI프로그램을 하는 학자는 예산과 장비문제에 계속 시달려야 했다. 엘리는 해든이라는 모습을 숨긴 사람에게서 겨우 예산을 얻어 연구를 계속한다.

그러던중 엘리는 베가성에서 오는 신호를 접하게 되고, 그녀와 그의 연구팀은 그 신호에 인류가 처음 내보낸 “히틀러의 올림픽 연설”TV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신호에서 알수 없는 기호들을 분리해낸다. 해든의 도움으로 그 기호를 해석한 결과, 회전하는 고리들이 달린 거대한 장치였고, 운송장치 같은것으로 추정하게 된다.

세계 각국의 지원으로 운송장치를 완성하게 되었으나, 탑승자는 인기위주의 정책을 펼친 드럼린이 선정된다. 그러나 드럼린은 기계장치와 함께, 광신주의자의 테러로 폭발하게 된다. 엘리는 해든에게 일본이 건설한 또다른 장치가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거기에 탑승하게 된다.

엘리는 장치를 통해 우주의 장대한 거리를 뛰어넘어 아버지의 모습을 한 외계인과 짧은 만남을 갖게 된다. 그러나 돌아온 엘리에게 돌아오는건 차가운 시선뿐. 그도 그럴것이, 외부에서 보기에 장치는 1초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엘리와 배후 인물인 해든은 사람들에게 사기꾼으로 지목되게 되고, 엘리의 주장은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엘리를 몰아세운 정부는 엘리가 찍어온 노이즈 밖에 기록되지 않은 영상이 18시간짜리라는 것을 숨기고 있었다.

콘택트는 그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외계생물학자이자, 우주에 대한 진취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던 칼 세이건 박사가 쓴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그가 영화 각색에도 참여했고 영화 개봉하기 몇달전에 죽었기 때문에 그의 유작으로 불립니다. 실제로 그는 SETI의 열렬한 후원자였고, 엘리만큼 무신론자였으며, 영화에 나오는 많은 내용이 그가 자신의 주장을 설명할때 쓰던 문장입니다. 그리고 그가 바라던 ‘인류의 느리고 꾸준한 성숙을 기다리는’ 지적인 외계인과도 만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엘리를 은근히 뒷바라지 하던 늙은 과학자인 해든이 그가 실제로 하고 싶었던 역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면에서 아서 클라크와 일맥 통하는 면이 있지만, 아서 클라크의 작품은 SF로서의 가치는 더 훌륭한 반면, 외계인이 인류를 아래에 두고 시험/실험하는 듯한 내용이 많아서 좀 거북한 면이 있습니다. 표현방식도 칼 세이건쪽이 좀더 순수하고 철학적이죠.)

하지만 그런면과는 반대로 영화는 엘리라는 순수하고 지적인 과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모순적인 세상을 표현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엘리의 아버지가 죽었을때 신의 뜻이라는 말밖에 못해주는 목사와, 그녀의 연구비나 깍아먹고 인기나 올리는 상사, 미국의 파워의 양면, 한심한 민주주의적 선발방식과 신을 믿지 않고 과학만 신봉한다고 선발에서 탈락하는 모습, 또 다른 믿음을 가진 사내의 테러 등 아주 많지요. 우주의 신호를 발견했다고 전파망원경(VLA) 근처로 모여든 군중들은 인류의 지저분함, 어리석음, 맹목적이면서 숫적으로 민주주의를 이용하는 인류의 어두운 면을 대변합니다. 칼 세이건이 과학자로 살아오면서 질려버린 것을 죄다 풀어놓은 듯합니다. 아빠 외계인은 그걸 흥미로운 면이고 악몽일뿐이라고 넘어가버리고 끝나지만. 하지만 그런 표현덕분에 SETI의 어려움이 알려졌고, 이 영화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은것도 사실이죠.

이 영화는 볼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지적으로 보이는 금발 미녀가 VLA를 배경으로 피크닉하듯 연구를 하는 장면이나, 알레시보 전파망원경, 거대한 외계 기계, 웜홀 통과등의 CG등. 총쏘고 몸던지는 영화가 아니면서 이정도 볼거리가 많은 SF영화도 흔치 않지요. 게다가 한창 원숙하면서 아직 늙지 않은 30대 중반의 조디 포스터가 연구/우주탐사까지 원맨쇼를 펼칩니다. 느끼함이 절정이었던 시기의 매튜 맥커너히, 그리고 조연으로 잔뼈가 굵은 데이비드 모스와 윌리엄 피쳐 등 유명한 사람들도 줄줄이 나옵니다. 감독은 말이 필요없는 로버트 저메키스.

영화를 처음 봤을때가 제가 한 생각은, “역시 여행갈땐 시계를 꼭 차고 가야지”였습니다. 그러면 엘리에게 증거가 하나 생기는데 말이죠. 전자적인 교란이 없을 아날로그 테엽시계로.

ps. 가장 유명한 대사는 “우리 밖에 없다면 이 넓은 우주공간은 낭비다”입니다. 그리고 “별의 수 x 별에 행성이 존재할 확률 x 행성에 생명이 존재할 확률 x 생명에서 문명이 진화할 확률”이라는 고전적인 이야기도 과학연구를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나옵니다. ㅋㅋ 사실은 거기에 “x 생명이 운석이나 우주적 재앙에 멸망하지 않을 확률 x 문명이 자멸하지 않을 확률 x 문명이 외계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연락해 올 확률 x 전파가 올때 하필 우연히 우리 안테너가 그쪽을 향했을 확률 x 피곤한 과학자가 그걸 노이즈로 오해하고 지나치지 않을 확률”을 곱해야 하지만요……

ps. 스필버그의 팬으로써, 그가 이 영화를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곤 합니다. 아마 그였다면, 미스테리한 장면을 좀더 넣으며 조명 화끈하게 때려줬을테고, 정부의 음모로 중간 내내 떼우고, 엘리가 우주에서 (사실은 외계인 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행복하게 살며 끝나지 않았을까요? ㅋㅋㅋ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8884/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ontact_%28film%29
위키피디아 한글 http://ko.wikipedia.org/wiki/%EC%BD%98%ED%83%9D%ED%8A%B8_%28%EC%98%81%ED%99%94%29
공식 사이트 http://contact-themovie.warnerbros.com/

대운하를 상식수준에서 비판하기

1. 거리

그림 대충 그려보자. 음 내가 생각해도 1분만에 그린것치곤 그럴듯하게 그렸다. (사실 모 신문에 나온 예상도를 레이어에 넣고 대고 그렸다..)

자 A는 대운하고, B는 연안해운이다.
일반적으로 연안해운이 운하보다 속도 2배이상, 운송량 2배 이상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면 A가 B보다 먼저 도착하려면 거리가 반이하로 단축되어야 한다.
저게 반으로 보이는 사람?

2. 속도

우리나라가 부산을 비롯한 경상남도, 인천 등에 주요 산업이 몰려 있는 이유는, ‘수출입’을 위해서이다. (국민학교때 배웠다) 그렇다면 인천,서울과 부산을 잇는 대운하의 물건중 상당수는 수출입하거나 그 원자재가 될 화물일것이다.

수출입은 선적기일이라고 해서 외국에 보내는 날짜가 꼭 지켜져야 한다. 생각해봐라, 우리들 쇼핑몰 택배 하루 늦으면 얼마나 짜증나나. 그게 회사차원에서 벌어지면 큰일난다.

그런데 속도는 항공 > 고속철도 > 철도 > 도로 > 해운 > 운하 순서이다.
특히 저들중 항공과 해운, 운하는 날씨에 큰 영향을 받고, 특히 운하는 홍수때나 가뭄일때는 운행에 장시간 차질이 생긴다.

우리나라 수량이 일정하다고 배운사람?

3. 수송량과 수송 비용

운하의 수송량에 대해서는 양호한 편일것이다. 하지만 해운은 더 빠르고 더 많이 나를수 있다. 철도는 더더 빠르고, 만만치 않게 나를수 있다. 철도는 백년단위의 운송 노하우를 가진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운하의 상당한 경쟁 상대이다.

그런데 수송비용면에서, 대운하가 쌀까? 15조라는 예산을 정부에서 안들이고 민간에게 들인다고, 민간의 돈은 그냥 꽁돈일까? 15조 들이고 만들어놓고 운하 이용비를 싸게 책정할수 있을까?

4. 정치

“새만금 사업”, “고속철도 도입”나 “행정수도 건설” 등,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작한 대형 국책사업 치고, 제대로 멋지게 된거 봤나? 누군가 손해보고, 적자나고, 혈세 낭비되고, 어딘가 기술적인 문제가 생기고, 여기저기 환경 파괴되어 왔다.

경부 고속도로야 박정희가 대통령되고 나서 일본과 조약맺고 꾼돈과 베트남에 피판돈을 산업기반으로 써먹으려고 만든거지, 대통령 될려고 만든건 아니다.

5. 환경

대운하에 찬성하는 자들은 이래저래 해서 환경에는 전혀 문제 없이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뭔가 이득 얻으려고 큰판 벌이는 것치고 환경에 문제 없었던 예가 있던가?

6. 관광

청계천의 관광자원화의 성공(?)에서 힘입었는지, 최근 난대없이 운하에도 관광 논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언제 물구경 할데 없어서 관광이 안되었나?

혹시 해외 어학연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국내 영어마을 만들듯이, 해외여행 수요를 흡수하려고 운하 만드는거야?

7. 문제점은 보완? 훗.

대운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문제점이라고 거론하는 것들은 수없이 많은데, 그것에 대한 대책은 다 있는 것처럼 말한다.

과학의 원리에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개념이 있다. 산타의 존재를 따지려면, 산타가 수억의 어린이에게 하룻밤에 선물돌리는 원리를 루돌프나 날아다니는 초음속 썰매등 어거지로 설명해야 한다. 어린이가 우는지 안우는지 스토킹하는 노인네라는 설명도 필요하다. 그런 것보다 부모님이 몰래 선물을 놓고 갔다는 설명이 더 간단하므로 그것이 진리이다. “오컴의 면도날”은 과학이나 논리의 경제성을 따지는 개념으로써, 더 간단한것이 진리라는 의미이다.

얻는 작은 이득에 비해 수많은 문제점이 있고, 그것의 보완을 위해 이것저것 따지는 짓보다, 안하는 것이 진리이다.

올블로그 Awards 2007 Top100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오늘 여느 때처럼 점심을 먹고 올블로그에 접속했는데 느닷없이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떴습니다.

얼레? 내가? 어째서? 어떻게?
지난 상반기 하반기 모두 TOP100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그다지 인기있는 글 소재도 없는 블로그니까요.

자세히 보니 역시 81위로 겨우 들어간듯합니다. 주요 포스트도 좀 부끄러웠던 글들…

어째튼, 절 뽑아주신 올블로그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구요,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고 추천버튼 눌러주셨던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올블이 포즈가 펩시맨 스럽군요. ㅎㅎ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저기 들어가서 100가지 넘는 포즈를 취하며 고생하신 분은 올블로그의 어느 분일지 무척 궁금합니다. ^^;
감사해요.

ps. 최근 페이지 스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