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Secret Agent, 2015)

여러모로 같은 감독의 작품인 킥 애스와 쌍둥이 같은 영화다. 비밀스러운 악당과 대치하는 비밀스러운 히어로, 빠르고 잔인하고 아크로바틱한 액션, 비밀 무기, 만화 같은 설정,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어린티 나는 주인공, 주인공보다 100배 멋진 선배 히어로가 나와 주인공을 돕다가 나중에 죽음을 당하고 주인공이 각성한다는 점, 히어로 앞에서 똥폼 잡다가 쉽게 쉽게 발리는 잡졸 악당들,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는 훈련이나 테스트 기타 등등. 수없이 나열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영화는 닮았다. 감독의 취향인듯.

킹스맨만의 특징이라면 고전 스파이 영화들을 마음껏 패러디 하고 있다는 것. 아마 제임스 본드 같은 것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듯하다. 그리고 영국식 영어 발음(잘은 모르겠지만 콜린퍼스등 귀족이 쓰는 영국 영어가 다른 영국 영어와 다른듯 하다)으로 도배된 영화라는 거 정도?

단점이라면 사무엘 잭슨이 에코 파시즘을 주장하는 악당으로 나오는데, 그런식의 인류 청소에 세계 상류층들이 찬성하는 개연성이 너무 없다. 사실 그 상류층들은 자신들을 정치/경제적으로 떠 받쳐주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인데, 사람들을 없애서 무슨 이득이 생길까?

뭐 어째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고전스타일 스파이 액션물임에는 확실하다.

ps. 마크 해밀, 참 바보 연기도 잘하네

ps. 소피아 부텔라가 정말 멋지다. 콜린 퍼스와 대결했다면 더 멋졌을 것 같은데… 주인공 보정에 당함.

ps. 마크 스트롱, 이 사람도 참 변신 영역이 넓구나.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Green Lanter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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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미쿡에서 꽤 인기 있는 만화라는데 망한 영화다. 한번 각본 유출이 되서 다시 써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음…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 특수효과도 괜찮고, 그린랜턴이라는 특성은 잘 살린것 같다. 그린랜턴의 만화스러운 색상의 유니폼도 나름 디테일하게 잘 재현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 그린랜턴 컨셉 자체가 쌍팔년도 슈퍼 히어로 스러운 면이 많아서(반지의 선택이라거나, 우주 경비대라거나, 에너지로 무기를 만든다거나. 에너지로 무기 만드는건 흔하잖아. 오토맨같은…) 안그래도 유치한데, 각색한 스토리도 너무 쌍팔년도 같이 전형적이다. 주인공이 처음 조종사로서 싸우는 무인전투기는, 흔히 만화에 나오는 유인vs무인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찌질이 헥터는 보스 등장과 함께 금방 퇴장하고, 보스는 스마우그보다 빨리 죽는다. 보스가 주인공 할을 따라가다 태양에 빨려들어가 어이없이 죽는데, 그건 초반에 무인전투기가 할을 따라가다 죽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즉, 한때는 가디언이었다던 보스의 지능 수준이 딱 로봇이라는거. 오히려 핵터랑 중간에 싸울때가 더 스릴 넘쳤다.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면, 그냥 욕심 버리고 한번 볼 만한 정도. 그리고 잊어버리자. 이 영화 가 망해서 DC는 배트맨 빼고는 당분간 영화화가 힘든 지경이 되었다. 슈퍼맨도 겨우겨우 진행했지.

ps. 여주인공은 예쁜데, 적극적으로 주인공을 돕는다…정도의 양념을 쳤을 뿐, 역시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 여주인공을 못 벗어남. 그리고 왜 시도 때도 없이 어깨 드러내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거냐.

ps. 시네스트로를 너무 완벽 재현했다. 만화속과 판박이. 저 사람이 킥 애스의 찌질이 마피아 보스와 같은 배우, 마크 스트롱이라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