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우유,생선,계란 안먹으면 몸에 좋을까?

참고기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66334

고기, 우유, 생선, 계란이 거의 독처럼 표현되고, 채식으로 못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고친다는 MBC 스페셜의 독특한 내용…

과연 고기, 우유, 생선, 계란 안먹으면 몸에 좋을까?

물론 좋아질것이다. 왜냐하면 현대인(나를 포함해서)은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있으니까. 흔히 몸에 좋다는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도 우리나라와 일본은 좀 과잉해서 섭취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으니 적게 먹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 먹는 것’은 그다지 권할 것이 못된다.

  • 우선 저 내용은 의학적으로 정설이 못된다. 현대 의학은 수백년동안 엄청나게 발달해왔고, 많은 검증이 되어 있다. 저 내용에도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일”이라고 하잖은가. 물론 나중에 검증이 된다면 좋을 일이지만.
  • 저 몇명은 채식으로 병을 고친것이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채식을 안했어도 고쳤을지도 모른다.
  • 반대로 암등의 중병에 걸렸으나 채식을 해도 못고치고 죽은 사람은 저 몇명보다 수백 수천배 많다.
  • 먹을거 다 먹고도 80 90까지 살만큼 살다 죽는 사람들도 많다. 그 사람들이 “고기요리는 행복입니다”라고 주장하면 어떨까?

뭐 어째튼 결론은, 채식 많이 하자. 하지만 채식 only가 최고라는 주장은 아직 믿을게 못된다.

ps.
내가 고기, 우유, 생선, 계란 없으면 금단증상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쓴건 아니다. 결단코, 절대로….진짜로…

무엇을 상상하든 보고 싶은것만 볼것이다? 정보소통의 발전에서 오는 편식의 유혹.

TV, 라디오, 신문등의 기성 미디어는 과거에는 정보소통의 혁명이고 문화인의 유용한 도구였지만, 현재는 “비능동적이고 주입적인 정보 강제의 미디어”로 비판받고 있다. 그에 비해 최근의 IT 발전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신문/방송, 블로그, 팟캐스팅등 신흥 미디어들은 주류 미디어들이 공정성과 수익성의 갈등 사이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면을 부각시키고, 일방적이 아닌 상호소통적이며,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수 있어 점차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글들에서, 기존의 주류 미디어가 편파적이고,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 볼것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더 심하면 그런 TV, 라디오, 신문등이 곧 쇄퇴되어 없어질 미디어라는 말도 나온다. 반대로 새로운 인터넷 기반 미디어들은, 제어장치가 부족하고, 공정성이나 검증이 부족하며, 충동적이라는 기성인들의 비판도 있다.

이 글은 이런 서로간의 장단점이나 양비론, 전체적인 이야기를 쓰자는게 아니라, 단순히 발전 그 자체에 심취했을때 놓칠 수 있는 한 예를 들고 싶어서 쓰는 것이다.

우리가 공중파 TV의 4개채널만 보다가, 유선이나 유료TV를 보게 되어 채널이 수십개가 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처음이나 심심할때는 수십개 채널을 일일이 돌려가며 보고 평가하지만, 나중에는 보던 채널만 주로 보게 된다. 인터넷은 수십개가 아닌 수십만개의 정보가 매일같이 생산된다. 세계적으로 따지면 수십억이 될것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에 떠밀려가고 있다. 블로그 메타사이트에서도 한시간에 수만개의 글이 전해져 오는 바람에 한순간에 지나가버린 좋은 글들을 골라내지 못해 매일같이 알고리즘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그래서 점차 개인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골라서 보는 기술과 서비스들이 발달하고 있다. 정보기술과 각종 개인화 아이디어로 인해 이 바람은 점차 이루어져 가는듯 하면서도, 그만큼 또 정보의 양이 늘어나서 한도 없는 싸움이 되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는 인터넷을 다루는 기술이 늘어나고, 그러한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경험이 쌓여, 우리가 원하는 정보만을 받아 보는데 더 쉬워지고 익숙해져가고 있다. 우리는 항상 자신의 취향의 정보만을 보며, 그것을 자동으로 골라주는 서비스를 원하고, 혹은 이슈가 되는 글들만 본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해버린다. 그외의 방향을 가르키는 정보는 날조되거나 의혹이 있다고 의심하게 된다.

정보가 부족한 기성 미디어 시대에는 주입식 정보이나마 다 봐야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았지만, 먹을것이 많은 첨단 미디어 시대에는 필연적인 편식이 일어나고 있다. 과식이나 중독보단 편식이 덜 나쁠수도 있지만, 편식은 그것대로 부작용이 있다. 정보의 편식은 해석의 편향을 가져오고, 판단의 고립을 초래한다. 무엇이든 상상할수 있는 공간에서 우리는 보고 싶은것만 보고 모든것을 원하는 대로 판단한다.

다양성이 필수이고 필연적으로 도래하는 시대에, 그로인해 생기는 다른 형태의 편협함.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