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용의 부활

삼국지 용의 부활을 일요일날 CGV에서 조조로 봤습니다. 조조라 그런지 관객이 없더군요. 조조로 보는데 영화속에서도 조조가 나와서 흥미로웠습니다.ㅋㅋ

영화가 집중력이 좋더군요. 우왕자왕하면서 삼국지의 방대함을 다 표현하려 하지 않고, 조자룡이라는 이미지 좋은 영웅을 옆에서 지켜보는 고향형인 나평안의 시점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성장기를 빼버리고 시작과 끝을 표현한게 좀 허무하긴 하지만 오히려 뒷부분의 전투에 잘 집중해서 영화가 깔끔하게 진행되고 시원하게 끝납니다. 조자룡이라는 영웅의 인생의 허무함과 끝까지 유지되는 용맹함을 잘 표현해서 마지막에 살짝 감동도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영화가 좀 참신함이 없다는 겁니다. 주인공 조자룡은 너무나도 전형적인 영웅이라 싸움은 최강이고, 자신의 부상을 내색하지 않고, 부상을 알리지 말라고 하고, 장렬한 최후 등등 너무 이순신스럽습니다. 멋진 갑옷입은 졸병들은 잔뜩 나오는데, 정작 대규모 전투장면은 별로 없고, TV사극에서 흔히 보는 정도의 장수들의 일기토나 소수의 육탄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불만입니다. 그나마 그런 액션도 리얼함 보다는 무협 스타일이고 그저 ‘조자룡 잘 싸우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정도입니다. 주인공외의 인물들은, 외모수준과 전투력이 비례하는 것도 전형적이군요 ㅎㅎㅎ

조자룡역의 유덕화는 조자룡이란 캐릭터와 참 어울리는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얼굴이 젊고 반듯하니 젊은 시절도 어울리고, 노장역도 어울리는군요. 목소리도 멋지구요. (왜 실제로 만나는 중국사람들 목소리는 소란스럽게 느껴지는데, 유덕화 같은 사람이 말하는건 멋질까요.ㅎㅎㅎ) 다이하드4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잡던 매기 큐는 이번에는 유덕화를 잡는군요. 근데 사실 남자들끼리의 역사에서 양념삼아서 여자 라이벌을 넣은거 같아서 좀 억지스럽습니다. 그리고 매기 큐의 얼굴은 서양사람들과 나오면 너무 동양인같고, 동양 사람들과 나오면 너무 서양인같군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홍금보는 원래의 코믹한 무술 고수 이미지를 버리고 실력 없고 옹졸한 군인역을 맡은 셈인데, 연기는 훌륭했지만 좀 아쉽습니다.

전형적인 스토리나 전형적인 중국 무술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은 관람을 말리고 싶구요, 영웅적이거나 캐릭터 위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은 볼만한 영화입니다.

ps.
근데 제목이 왜 “용의 부활”이죠? 조자’룡’이라? 조자룡 마지막에 죽는 영화인데…음….;;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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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1. 보고싶던 영화였는데 이렇게 리뷰를 먼저 보니 더 끌리네요.
    원래 영화라는것은 자꾸 평가를 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져요.
    그냥 봐야 재미있지 않을까요?
    사실 전 영화 평가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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