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위의 포뇨를 늦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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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위의 포뇨를 뒤늦게 봤습니다. 거의 끝물이라 극장들이 별로 안 돌리더군요. 겨우겨우 작은 스크린의 극장에서 더빙판을 봤습니다. 100명정도 들어갈 극장인데, 8명정도와 같이 봐서 좀 추웠습니다. ^^;

일단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캐릭터들의 귀여움은 역대 미야자키의 작품들 중에서 꼽아봐도 토토로 뺨칠정도로 최강습니다. 무엇을 해도 귀엽고, 햄 편식인 포뇨와, 포뇨가 좋아 지켜주는 소스케, 그리고 때로는 귀엽지만 강할때는 강한 엄마까지. (아빠가 안들어온다고 엄마가 투정부리는건…..정말 귀엽습니다…빠가빠가빠가빠가~~)게다가 이야기도 평이해서 생각하는 영화를 싫어하는 여친에게 보여주기 딱이었구요.

더빙판을 들어보니, 포뇨와 소스케는 아이들이 녹음했고, 그 외에는 유명한 정미숙씨(소스케 엄마)등 프로 성우들이 녹음했더군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오디션 해서 녹음시켰으면 좀 아이들 같은 성우를 쓸것이지, 이미 연기력과 목소리까지 탁 트여서 프로 성우라고 해도 될정도인 애들을 썼더라구요. 그게 좀 아쉬웠을뿐, 더빙은 훌륭했습니다.

아, 놀랐던것은… ‘소스케’라든지 하는 일본 이름이나 일본 글자들을 전혀 바꾸지 않고 더빙을 한것이었습니다. 더빙판이라는걸 어렸을때 주로 TV를 통해서 봐와서 적응이 안되더군요 ^^;

하지만 많은 분들이…벼랑위의 포뇨는 호불호가 갈릴거로 예상됩니다. 우선 ‘손으로만 작업했다는’ 작화가 정감있고 자연스럽고 귀엽기는 하지만, 그동안 미야자키 하야오가 계속 발전시켜 왔던 정교함과는 조금 거리가 멉니다. 토토로보다도 더 동화책같은 느낌의 그림이에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실수도 있겠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의 공통점은 요리하고 먹는 장면과 할머니들 나온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너무 평이한 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벼랑위의 포뇨”가 아무리 아동 애니매이션을 추구했다지만, 스릴이라고는 소스케가 바람에 잠깐 날린것과 포뇨가 졸려서 쓰러지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애니매이션이 요즘 애들에게 재미를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주제도 뭘 이야기 하려는지 좀 애매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건 알겠는데…

그래도…뭐 이래저래 불만은 써놨지만….저는 웃으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극장에서 나왔습니다.

포뇨~ 포뇨~ 포뇨~ 아기물고기 저 푸른 바다에서 찾아왔어요!
포뇨~ 포뇨~ 포뇨~ 오동통통 볼록한 배에 예쁜 물고기~

ps.
여자친구는 계속 둘리랑 헤깔려서 “포뇨~ 포뇨~ 포뇨~ 아기공룡 포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_-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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