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타짜”를 저번 일요일에 봤다. 개인적으로 허영만 화백을 국내 만화가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다소 구식이지만 정감있고 깔끔하며, 지나치게 스토리의 스케일을 키우지 않으면서 세밀한 표현에 힘쓰고, 클라이막스는 짜릿하며, 인물들은 개성있고 심리묘사가 잘되고, 설정에 있어 과장되지 않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 있다. 영화화되기 매우 적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는 원작과 거의 같다. 고니라는 초짜가 누나의 돈을 싸들고 노름에 갔다가 망하고, 그대로 가출한다. 평경장이라는 타짜를 만나 기술을 배웠지만, 이미 뒷세계의 배신과 피의 세계에 들여놓은 상태에서 평경장을 잃는다. 주인이자 사랑하는 사이가 된 정마담과 동료 고광렬의 힘으로 돈을 벌게 되고 나중에 아귀라는 사악한 타짜와 한판을 벌인다.

원작 타짜는 3부작(현재 3부째 연재중)인데, 영화는 1부를 영화화 했다. 고니라는 타짜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시대는원작에서 통금이 빈번하던 70년대말쯤으로 보여주는데, 영화에서는 10년정도 당겨서 삐삐가 유행하던 90년대초로 설정한거 같다. 또 원작과 다른 점은 원작에서 마지막에 고니는 누나의 돈을 갚고 손을 씻는데, 영화에서는 비교적 일찍 누나에 대한 빚의 미련을 떨쳐내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여가를 즐기며 끝내는 것으로 화려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좀더 비교육적으로 바뀐 건가? ^^; 결판이 나는 배안의 도박장도 원작 만화에서는 고니가 한창 고광렬과 다투다 화해했다 하며 콤비 실력을 발휘할때 쯤 나오는 배경이다. 아귀와의 결판도 원작 만화에서는 고광렬이 아귀에게 죽고 분노한 고니에 의해 시작되지만 영화는 다르다. 하지만 클라이막스인 아귀와의 결판 방식이나 인물설정 등은 거의 같다.

고니역의 조승우, 평경장역의 백윤식, 정마담역의 김혜수, 고광렬역의 유해진. 모두 훌륭한 연기로 캐릭터들을 묘사해 나간다. 백윤식씨는 싸움의 법칙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캐릭터를 새로 창조해버리는 듯한 힘과 웃음이 있다.^^; 아수라 발발타…ㅋㅋ 김혜수씨는 내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어휴….슴가가 너무 섹시하시다. @_@ (그거 밖에 뇌리에 남아 있지를 않게 만듬;;)

이제 거의 극장에서는 막을 내릴 시기이다. 흥행에는 꽤 성공했다고 들었으니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혹시 안보신 분은 꼭 보시도록 권하고 싶다.

덧. 허영만 화백이 까메오로 등장하는데….영화 볼때는 워낙 포스가 강한 주인공들에 집중 하느라 못봤다.;;;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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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개

  1. 타짜 연재 만화도 보고 타짜 영화도 봤는데, 스토리면에서는 만화가 앞서는 듯 싶지만, 재미면에선 만화가 더 재미있던것 같네요. 아무래도 “예쁜 배우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1. “스토리면에서는 ‘만화’가 앞서는 듯 싶지만, 재미면에선 ‘만화’가 더 재미있던것 같…”??? 아무래도 뒤쪽이 ‘영화’라는 뜻이죠? ^^;;; “예쁜 배우 보는 재미”는 동감입니다. 요즘 영화들은 그런 재미들에 충실한 편이죠.

    1. 아무래도 원작을 먼저 본사람들은 원작을 기준에 놓고 비교하는 습성이 생기는거 같습니다. 원작의 풍부한 스토리를 영화에 잘 함축했나가 중요한 변수가 되겠죠. 그런면에서 영화는 약간 불리해지니 원작을 본사람들은 아무래도 대부분 원작이 낫다고 하겠죠. 저는 영화의 연기자들이 워낙 매력적이어서 둘다 최고라고 하고 싶어지네요^^

  2. 타짜 만화원작은 예전에 4부까지 연재하고 종료되었습니다. 스포츠조선에서 요즘 연재되고 있는 건 재탕이구요… 허영만 화백께서는 식객 연재하시느라 바쁘십니다. ^_^

  3. 저도 지난 주말에서야 겨우 극장에서 타짜를 봤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운을 즐기려고 간만에 타짜를 빌려다 봤더랬습니다^^. 역시 재미있더군요.(-현재 4부가 진행중이더군요.)
    개인적으로 정마담과 고광렬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 낸 김혜수와 유해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머 조승우와 백윤식이야 말할것도 없구요^^;)
    원작이 워낙 좋았지만 우리나라 영화가 짜임새 있고 캐릭터를 잘 살리는 등 점점더 좋아지는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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