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

주의 : 이 글은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3는 대단한 영화였다. 스파이더맨, 블랙슈트로 인한 부작용, 거기서 파생된 베놈, 샌드맨, 멋진 뉴 고블린과 해리의 원한, 여자 친구인 메리 제인과 새로운 금발 여자 그웬 스테이시. 수많은 인물과 적들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얽혀 있었지만 흐름이 흩어지지 않았다. 많은 전투가 있었고 특수효과가 복잡했지만 특수효과 또한 완벽했다. 왠지 반지의 제왕 이후부터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속편영화들이 장면에만 치우치지 않고 시나리오적인 완성도에 신경을 쓴거 같다. 그리고 그 완성이 스파이더맨3랄까.

아쉬운 점은 몇가지 있다. 뉴고블린은 멋졌지만, 진실을 알고 우정으로 돌아오는 것, 그리고 주인공 대신 죽는건 너무 뭐랄까…전형적(?)이다. 비록 원작과 유사한 죽음이긴 하지만. 상당한 팬들로부터 기대를 받았던 베놈은 약점이 너무 금방 알려졌고 결말도 썰렁했다. 오히려 블랙수트때의 스파이더맨이나 피터의 메리 제인 약올리기 춤 같은게 더 그럴듯할정도. 베놈의 기생생물로서의 억척스러움이 안보인달까?

게다가 이건 뭐 포악해지는 부작용 시리즈인가? 스파이더맨 1편은 원조 고블린 아저씨가 녹색가스 마시고 포악해져서 난리쳤다. 스파이더맨 2편은 핵융합 연구하던 박사 아저씨의 로봇팔이 고장나 포악해져서 난리쳤다. 스파이더맨 3편은 스파이더맨과 얼뜨기 사진기자가 심비오트 때문에 포악해진다. 오히려 같은 녹색 가스를 마신 해리는 뉴 고블린이 되어 ‘주인공 사랑 갈라놓기’라는 시트콤스러운 짓을 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알더니 포악해지기를 그만두고 우정으로 돌아선다. 피터가 2편 3편 고생한게 죄다 집사가 진실을 안알려서인가!!

그런데, 문제는 내 여자친구에게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해리 오스본역의 제임스 프랑코가 멋지다고 난리다. 나중에 해리가 죽었을때는 마구마구 슬퍼하는 것이었다 -_- 미쳐. 하긴 제임스딘 영화에서 제임스 딘을 연기했을 정도이니 잘생기긴 했다.

해리 오스본의 뉴 고블린은 베놈과 샌드맨으로 인해 자칫 괴물집합소 같은 이미지를 받을 수 있는 스파이더맨3에 SF냄새가 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병기가 집적된 날아다니는 보드나 유도 폭탄, 빛이 나는 검 등. 약간 닌자 분위기를 차용한 모습이 스포츠맨 스러운 배우의 이미지와 함께 매우 잘 어울렸다.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경찰국장 역으로 제임스 크롬웰 할아버지(?)가 등장했다. 그런데 딸이 너무 젊고 섹시하잖아. 딸과 나이 차이가 몇 이여-_-; 딸 이야기가 나왓으니 말인데, 그웬 스테이시는 너무 여기저기 피터와 얽혀 들어가는데 시각적인 이미지(왠지 히어로와 얽히는 섹시한 여자는 바보거나 이기적일거 같은)와는 달리 매우 착하고 똑똑한 아가씨로 나온다. 후속편에 다시 나오더라도 원작처럼 일찍 죽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신문사 편집국장의 개그는 정말 극에 극을 달린다. 이것저것 표현할게 많아서 정신없는 영화에 한줄기 신선한 바람이랄까? 저런게 정말 개그연기지 하고 생각될 정도이다. 여주인공 메리 제인은 이번에도 또 납치되고, 미끼로 쓰이고, 날라다니고, 떨어지고….나같으면 생존을 위해 피터와 떨어져 산다. -_-; 2편에서는 메리 제인이 잘나가고 피터가 궁상이더니, 3편에선 피터가 잘나가고 메리 제인이 궁상인데, 브로드웨이 여배우가 직업 찾기 위해 전전하는 모습이 갑자기 피터잭슨의 ‘킹콩’이 연상되어 버렸다.

영화사에서는 스파이더맨을 6편까지 만들 계획이 있다고 한다. 풍부한 원작과 관객들로부터의 지지, 그리고 받쳐주는 특수효과의 발전이 있는데 무엇이 문제이랴? 나머지 시리즈들도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속편영화가 되지말고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되길 기대해본다.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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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개

  1. 핑백: In This Film
  2. 오신 덕분인지, 애드센스 클릭이 제법 나와서요. 수익이 하루에 10달러가 처음 넘어봤네요. 덧글 남기고 방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애드센스 클릭해드리고 갑니다.

  3. 덧글 타고 놀러왔습니다 🙂

    글 잘 읽었습니다. 초면에 죄송합니다만, 영화 속 부작용이 현실의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대목에서 미소를 지었습니다 🙂 감정이 풍부한 분들이라면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이번 3편의 해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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