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리스 (Solaris, 2002)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제임스 카멜론 제작, 조지 클루니, 나타샤 맥켈혼 주연. 스타니스아프 렘의 원작소설이나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72년판 솔라리스는 평이 몇배로 좋으나 못봤으니 패스.

과거에 주인공의 실수로 마누라가 자살했는데, 솔라리스라는 별의 연구용 우주선이 심상치 않아서 가보니, 그곳에서는 마음속 인물들이 되살아나는 엽기 상황.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불완전하지만 겉보기엔 똑같은 마누라가 부활했으니 어쩌면 좋나? 라는게 영화의 컨셉. 복제된 마누라는 ‘자살한 마누라’라는 주인공의 기억때문에 자살을 계속 시도하고, 주인공은 마누라에게 잘못한걸 되돌리고 싶은 마음에 우왕좌왕하다가 끝내 탈출하지 않고 솔라리스에게 안겨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지만 마누라랑 영원한 행복속에 엔딩이라는 결말.

캐스팅 좋고, 편집 좋고, 시나리오 깔끔한데, 뭐랄까…이루지 못하는 로멘스를, 죽어서 저승세계나 환상속에서 이루는 뭔가 맥빠지고 찝찝함이랄까, 그런 영화였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판의 미로“와 일맥 통하기도.

부활한 마누라를 어떻게 살려서 못이룬 사랑을 이루나에 대한 로멘스 영화이고, SF적인 분위기는 그냥 배경일뿐이다. 우주선과 모니터와 유리로된 세트만으로 SF의 분위기를 만든 실력은 깔끔하지만, 역시 SF팬으로써는 아쉬운 영화다. 기대한 사람이 잘못이지만. (사실 포스터의 파란색과 보라색이 섞인 솔라리스 이미지가 너무 예뻐서 본 영화이다.)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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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1. 뭔가 부족한 그 느낌때문에 영화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사실 책으로 먼저 읽어서 영화가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졌는지 극명하게 느꼈습니다만…SF좋아하시는 분들을 살짝 우롱한 느낌까지

    1. 네, 제작비가 4700만달러를 들였는데, 미국에서 1500만달러를 벌었더군요. 대 실패. 소설도 소설이지만 타르코프스키의 작품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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