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10월호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The_Hunt_for_Red_October_movie_poster

소련 잠수함대의 많은 함장들을 가르쳤으며 전설수준인 마르코 라미우스 함장은 아내의 죽음에 불만을 품고, 최신예 핵미사일 잠수함인 “붉은 10월호”를 끌고 미국 망명을 기도한다. 그는 장교들을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만 뽑고, 정치장교를 사고사로 꾸며 죽이고, 명령서를 위조해 붉은 10월호를 미국으로 끌고 간다. 소련은 그를 막기위해 모든 해상전력을 동원해 미국으로 향해 미해군과 갈등을 일으킨다.

CIA분석가인 잭 라이언은 붉은10월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친구 스킵 타일러를 통해 붉은 10월호가 새로운 추진방식인 캐터펄러를 이용해 소리를 내지않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정황을 분석해 라미우스가 망명을 기도한다고 예상하게 된다. 한편 미해군 LA급 공격잠수함의 소나 담당인 존스는 새로운 타이푼급 미사일 잠수함을 추적하다가 갑자기 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그리고 미묘한 소리를 발견해 그 잠수함을 추적할 방법을 알아내게 된다. 달라스의 버트 맨쿠소 함장은 존스를 믿고 추적을 맏기게 되고, 존 라이언까지 달라스에 가세하게 된다.

라미우스는 원자로 사고가 난것처럼 꾸며서 선원들을 퇴함시키고 미군을 피해 자침하는 것처럼 꾸미게 되고, 라이언은 거기에 박자를 맞춰서 붉은 10월호에 타게된다. 그러나 잘 진행되던것도 잠시, 요리사보조로 잠입했던 KGB에 의해 총격사건이 일어나고, 라미우스를 노리는 소련 공격 잠수함까지 상대해야 하는 위기가 닥친다. 뭐 어째튼 등장 인물들 실력이 워낙 좋아서 다 해결되고 해피 엔딩.

 2425HUNT_FOR_RED_OCTOBER-42420HUNT_FOR_RED_OCTOBER-10

붉은 10월호는 밀리터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 탐 클랜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고, 잭 라이언 시리즈중 최초 영화화된 작품이다. 그후 해리슨 포드 주연의 패터리어트 게임, 긴급명령과 벤 애플렉 주연의 섬 오브 올 피어스가 영화화 되었다.

소설이 상당히 많은 인물과 지략이 나오고, 배경 상황도 복잡하기 때문에 영화는 축소되어 표현되었다. 덕분에 개연성이 맞지 않는 장면이 나오는데, 괜히 요리 보조가 지휘소에서 샘 닐에게 총질하고 가는 바람에 핵미사일을 폭발시키는것을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든지, V.K.코노발로프호의 함장이 왜 미친듯이 라미우스를 죽이려고 하는지, 어떻게 CIA 부국장인 그리어가 프리게이트함에 있는지, 다른 상황이 어떻게 그리 손발이 맞는지 등 설명이 소설보다는 부실하다. 특히 남편과 친인척들이 전부 높은 자리에 있는데 KGB고발로 라미우스의 아내가 사형 당했다는 설정은 좀 어거지이다.(소설에서는 맹장염이 엉터리 의료 시스템에 의해 번져서 사망) 라미우스의 분노와 정치장교 살해를 더 합리화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외에 라미우스나 맨쿠소의 우수함을 설명하기 위해 전투 방식등을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바꾼 부분도 있다.

2421HUNT_FOR_RED_OCTOBER-8 2427HUNT_FOR_RED_OCTOBER-1

그럼에도 영화는 매우 흥미있다. 미국 잠수함 내부와 소련 잠수함의 내부 모습, 분위기의 극명한 차이도 당시 미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재미있게 살필수 있고, 배우들의 소련식 사투리 연기도 매우 재미있다. 아직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가 일반화 되지 않았던 시기인데도 아주 우수한 수중 잠수함들의 전투 장면도 일품이다. 붉은 10월호의 잠수함전은 나중에 많은 잠수함 영화들에서 교과서적으로 활용된다. 애니매이션인 나디아나 청의 6호등도 비슷한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소련 합창단이 부르는 듯한 웅장한 영화 음악도 미국 영화치고는 매우 독특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도 대단한데, 라미우스 함장역을 한 숀코넬리의 매력적인 모습, 부함장 역의 샘 닐, 라이언 역할을 한 잘 생긴 알렉 볼드윈,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유명하고 CIA 그리어 제독으로 나온 제임스 얼 존스(해리슨 포드가 라이언으로 출연한 영화에서도 계속 출연), 그리고 버티컬 리미티드등에서 멋진 모습으로 나오는 버트 맨쿠소 함장 역의 스코트 글렌이 90년대 유행한 커다란 고글형 안경을 쓰고 나온다. 그밖에 조연으로 나온 조스 아클랜드나 최강의 재수없는 웃음을 가진 팀 커리, 스킵 타일러로 나온 제프리 존스등 반가운 얼굴들이 수없이 나오는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SF적인 설정으로 나오는 캐터펄러 추진 시스템은 원래 실제로 가능한 장치이다. 다만 전자적인 기술과 초전도 기술등이 훨씬 발전해야 실현화가 가능한 것이였고, 당연히 80년대의 소련으로선 개발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된 1990년에 Yamato 1이라는 배로 실현화 되었다.

YamatoI_d

에잇 빌로우 (Eight Below, 2006)

경고. 스포일러 있음

제리는 남극에서 개썰매를 운전하는 탐사대의 가이드이다. 어느날 데이비드 박사의 화성운석을 발견하는 것을 도와주다가 태풍이 급격하게 찾아오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박사가 조심하지 못하고 절벽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다리까지 부러지는 사고까지 당한다. 태풍속에서 제리는 동상에 걸려가며 개들에 의지해 박사를 데리고 기지로 겨우 돌아온다. 그러나 태풍이 워낙 강해 기지까지 급히 철수해야 하는 형편. 8마리의 썰매개들은 사슬에 묶인채 기지에 남겨지게 된다.

개들은 태풍속에서 한마리가 사슬을 끊지 못해 죽고, 다른 한마리는 오로라를 보고 개지랄(-_-) 하다가 죽은 것을 제외하고는, 갈매기를 사냥하고, 바다사자와 싸우면서 힘들게 생존해 나간다.

제리는 개들을 놓고 온 죄책감에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전 애인이자 탐험대의 항공기 조종사였던 케이티와 개들덕에 목숨을 건진 데이비드 박사(처음에는 개들의 구조를 비현실적으로 생각했지만 어린 아들이 개들을 영웅으로 표현하자 마음이 흔들린다), 팀의 지도 제작자이자 장난꾸러기인 찰리의 도움으로 남극으로 향한다. 대장정 끝에 기지에 도착해 살아 있는 개들을 만나 일행은 감격하게 된다.

간단한 스토리에, 악인도 없고, 개들의 모험과 남극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영화, 에잇 빌로우이다. 너무 단순해서 어른들에게는 별로 추천 못하겠지만, 가족 영화로는 딱이라고 할 영화이다. 역시 디즈니 영화 답게 개들의 연기가 대단하기 때문에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도 볼만한 영화.

이 영화는 일본남극탐험대에서 남겨진 개중 2마리가 살아남았던 것을 그린 일본영화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제리 역의 폴 워커는 아버지의 깃발에서 출연했었고, 사고를 일으키지만 마음착한 데이비드 맥클레런 박사 역인 브루스 그린우드는 영화 아이로봇에서 US로봇사의 이기적인 사장으로 나온적이 있다. 좀 건장한(?) 안젤리나 졸리 같은 이미지인 케이티역의 문 블러드굿은 CSI에서 스트리퍼로 단역출연한적 있다고 한다.(먼산) 감독은 본 시리즈, 식스센스등의 많은 작품의 프로듀서를 했던 프랭크 마샬이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397313/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ight_Below


이 영화의 작은 교훈 : 안전에 대해 전문가가 지시하는 것은 확실하게 지키자.

에너미 앳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s, 2001)

211795

1942년 스탈린그라드, 독일과 소련은 서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희생을 감수하며 도시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와중에 장교 다닐로프(조셉 파인즈)는 뛰어난 저격 능력을 가진 바실리(주드 로)를 만나게 되고, 그를 스탈린그라드의 영웅으로 홍보해 자신도 쿠르시초프(밥 호스킨스)의 신임을 얻고, 소련군의 사기를 올릴 방법으로 이용한다. 한편 독일은 바실리의 활약으로 수백명의 장교가 죽어나가자 저격의 명수인 쾨니히소령(에드 헤리스)을 파견한다. 노련한 쾨니히는 서서히 바실리의 손발을 묶고, 바실리의 지원자였던 다닐로프는 바실리를 좋아하는 타냐(레이첼 와이즈)의 마음을 빼앗으려 바실리를 질투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타냐의 죽음(나중에 살아있는게 밝혀지지만)으로 충격받은 다닐로프가 잘못을 뉘우치고 희생하여 바실리는 쾨니히를 이기게 된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매력이 넘친다.

우선 눈빛의 깊이와 깔끔한 외모의 주드 로가 주연이고, 에너지 있는 연기를 하는 레이첼 와이즈와 카리스마 최강인 에드헤리스가 나온다. 밥 호스킨스도 나오고, 여러 액션 영화에서 질 낮고 싸움 잘하는 역으로 나오는 론 펄맨도 바실리에게 하나 가르치려다 하인즈에게 해드샷 맞고 죽는 스나이퍼 역으로 나온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탈린그라드는, 스탈린의 도시라는 이름대로 스탈린이 무척이나 아꼈던 도시다. 그래서 스탈린은 승승장구하는 독일군으로부터 사수를 명했다. 결국 엄청난 희생을 치뤘지만 스탈린 그라드를 기점으로 소련은 독일에 반격을 시작 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부분에 나오는, 10명 보내서 1명도 도달 못하는데도 끝없이 밀어넣는 무모한 상륙작전이라든가, 독일의 기관총앞에 ‘2명당 총 1개, 앞사람이 죽으면 뒷사람이 총을 들고 쏜다’라는 무슨 카운터 스트라이크스러운 돌격 장면, 총성만 올리는 폐허뿐인 도시의 모습들은 그런 암담한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상륙작전 부분은 Call of duty 라는 게임의 도입부분으로 그대로 재현되서 나오기도 한다)

명 저격수 바실리 자이트제프는 실제로 소련의 영웅이다. 그는 232명의 독일 장교만 골라서 저격을 했고, 독일군은 하인즈 토왈트라는 장교로 대응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소련은 당시 바실리를 영웅으로(영웅답긴 했지만)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국가적으로 이용했고, 영화에도 그런 프로파간다의 허상이 잘 드러난다. 여기에 형제같은 친구가 된 다닐로프와 매력적인 타냐라는 여성과 삼각관계가 되고 갈등하게 된다는 내용은 영화의 양념이다.

이런 삼각관계에 대한 표현때문에 영화가 약간 2가지 갈래로 (저격수끼리의 대결 + 사랑타령)으로 엇박자가 나는 느낌은 좀 있지만, 워낙 두 이야기가 팽팽하다보니 둘 다 놓칠수 없이 빠져들게 되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다닐로프가 광기의 눈물을 흘리면서 바실리를 저주하는 글을 뉴스에 타이핑 하도록 명령하는 장면과 바실리와 타냐가 주변에 잠든 동료들 눈을 피해 몰래 힘들게 정사를 나누는 장면, 쾨니히가 순진한 소년을 목매달아 바실리를 유인하는 장면은 심금을 울리는 안타까움이 있다. 유명한 장 자크 아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그런지 그런 드라마의 연출에는 매우 탁월하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215750/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nemy_at_the_Gates

ps. 주드 로와 조셉 파인즈의 머리 크기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편이다. 주드 로는 배우치고는 주걱턱이고 머리가 긴데(동포여!) 안그래도 머리가 작고 둥근 조셉 파인즈와 머리 크기를 맞춘 포스터를 만들었으니… 눈동자 크기가 2배나 차이가 나버렸다.

에어포스 원 (Air Force One, 1997)

405px-Air_Force_One

신념과 정의를 최우선으로하는 이상적인(게다가 아름답고 내조 잘하는 부인-웬디 크로선-과 이쁜 딸까지 있어서 더욱 이상적) 미국 대통령 해리슨 포드와 그를 비행기채 납치해서 목적을 이루려는 테러리스트 게리 올드만, 현명한 글랜 클로스 부통령이 나오는 영화다. 지금 한창 MBC에서 틀어주길래(이게 몇번째 재탕이냐) 생각나서 쓰는 포스팅. 벌써 10년이 된 영화구나.

영화는 초반부터 테러범이 에어포스 원을 납치하고, 전직 특수부대인 대통령 해리슨 포드는 에어포스 원에서 다이하드를 펼친다. 총격전, 격투신, 공중전등 없는게 없는 액션과 긴장, 대통령의 빈자리를 놓고 인물들끼리의 갈등, 각종 요소가 탁월하게 얽혀 있다. 해리슨 포드의 노련미와 개리 올드만의 광적인 연기가 돋보이긴 하지만, 역시 이상과 원칙만 들먹이는 미국식 영웅 영화의 비현실성과 다이하드의 대통령판이라는 참신함이 부족한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명대사는 “내 비행기에서 내려!” 하면서 해리슨 포드가 개리 올드만 비행기 밖으로 날려보내기.

그리고 CSI의 짐브레스 경관역이었던 Paul Guilfoyle이 충실한 보좌관으로 나오고, 양자인간 샘에서 열연했던 Dean Stockwell 이 얍삽한 국무장관으로 반가운 얼굴을 보여준다.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Air_Force_One_%28film%29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8571/

더블타겟 (Shooter, 2007)

슈터poster1

시원시원한 영화다. 자신을 대통령 살해 미수범으로 함정에 빠트리고, 인간으로써 못할짓을 하는 권력자를 총과 실력 하나로 거침없이 죽여버리는 슈퍼 군인. 요즘 영화에 나왔던 주인공들은 현실적으로 보이도록(?) 약해지거나, 한참 당하기만 하거나, 잔머리만 쓰는 세상이었기 때문에 이런 호쾌한 영화가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잭 니콜슨(?) 눈매를 닮아가는 마크 월버그와 폭삭 늙어버린 리셀웨폰의 소심경찰 대니 글로버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케이트 마라는 어디서 봤나 했더니 CSI랑 24에서 봤군. FBI 비서역인 여배우도 할로우맨에서 강인한 여성으로 나왔고, 상원의원과 법무부 장관도… 이래저래 어디서 한번씩 본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였다.

법무부 장관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생각해보니 그자가 가장 위험인물이다. 겉으로는 융통성없이 법만 지키는 척 하면서 결국엔 서부시대가 그립다는 언급으로 주인공에게 악당들을 총으로 심판하도록 부추킨다.

그런데 왜 한국어 제목이 더블타겟이지? -_-a

IMDB www.imdb.com/title/tt0822854/

Official Site www.shootermovie.com/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groundhog_day_sp1

이기적이고 심드렁한 성격의 기상 캐스터, 필 코너스는 PD인 리타와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2월2일 Groundhog Day에 펜실베니아 펑츄니아라는 마을에 프로그램 촬영을 출장을 간다. 펑츄니아가 싫었던 필코너스는 취재를 마치고 서둘러 마을로 나가려 했으나 폭설로 발이 묶인다. 그리고 다음날, 눈을 떠보니 다시 2월2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필 코너스는 경악을 하게 된다. 매번 2월 2일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필은 막나가기도 하고, 마을 여자를 다 꼬셔보기도 하고 자살도 수없이 하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고 2월2일로 무한히 돌아가자 지루해져 버린다. 그리고 마을 여자들을 다 작업해봤지만 리타는 끝내 넘어가주지 않는다. 필은 점차 착한 일들을 하고 피아노나 조각등 여러가지를 배우며 점차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리타에게도 솔직함을 보여주어 마음을 얻게된다. 그리고 리타의 사랑을 얻어 밤을 보낸 다음날 눈덮힌 2월 3일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수없이 본 영화 “사랑의 블랙홀” 주요 줄거리이다. 90년대 영화의 최고의 코메디언이라고 할수 있는 빌 머레이와 지적이면서 웃을때 귀여운 마스크를 가진 앤디 맥도웰이 주연했다. 특히 영화 주요 줄기인 반복적인 상황을 잘 이용해 웃음을 주는 연출과 그 반복을 알려주는 노래 “I Got You Babe”의 사용이 최고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자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에 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빌 머레이도 그 부분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과 잘 사귀었던 여인이 다음날 그걸 기억 못해줄때의 안타까움은 ‘첫키스만 50번째’와도 통하는 영화이다.

만약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할까?

IMDB http://www.imdb.com/title/tt0107048/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Groundhog_Day_(film)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2006)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으로 진격하는 요충지 이오지마섬. 미국 해병들은 이곳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루며 섬 정상에 깃발을 꼽는다. 그 사진은 전쟁의 승리를 상징하게 되며 깃발을 꼽은 장병들중 살아남은 3명은 영웅으로 미국으로 금의환향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깃발은 첫번째 깃발이 아닌 다시 꼽은 두번째 깃발이었고, 첫번째 깃발을 꼽은 대원과 두번째 깃발을 꼽은 대원도 오류로 잘못 알려졌지만 미국은 영웅들을 이용해 국채를 발행할 요량으로 사실을 은폐한다. 사실 은폐와 죽은 전우들의 부모, 그리고 실제 전투를 치룬것보다 깃발을 꼽은것을 영웅으로 환영하는 국민들, 전쟁의 공포후 고급호텔과 식사 여행등에 대한 괴리, 그러한 갈등속에서 3명의 군인들은 점차 마음이 망가져 간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한 아버지의 깃발. 영웅은 실제 영웅이 아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리고 전쟁이란게 얼마나 허상이 많은지 보여주는 슬프고 잔잔한 영화이다. 스티븐 스필버그답게 영화는 대단한 특수효과로 무장했지만 멋있는 전쟁이 아닌 슬픈 다큐 형식으로 진행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잔잔한 진행속에서 인간들의 인생과 개성을 담아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임무에 충실한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 역에 라이언 필립, 가볍고 잘난척 잘하는 레니 개그논역에 제시 프래드포드, 추장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가장 고뇌를 많이 겪는 아이라 헤이즈역에 애덤 비치가 연기한다. 2차대전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 감상해보길 권한다.

300

  • 스파르타의 일당백 전사들이 페르시아의 100만 대군과 싸우다 진 이야기.
    (300명이 일당 100이면 3만명밖에 상대 못한다. 100만에겐 당연히 진다…;;)
  • 초반엔 살짝 야하고, 후반엔 처절하게 잔인하다. 보고 즐기는 영화로서는 100만점이다.
  • 과하게 탈색을 한 영상은 ‘밴드 오브 브러더스’의 탈색보다 훨씬 과장되어 일부러 만화적으로 만들었다는게 너무 의식되는 수준이다. 300원작 만화와 너무 똑같이 재현했다는 블로그들의 글이 많은걸 보니 그런면에서는 공을 많이 들인듯.
  • 횡스크롤의 길고 긴 슬로우모션은 액션을 보여주는데 탁월하지만, 너무 남발된거 같다. 그래봐야 오대수형님의 횡스크롤보단 약하다. 그리고 화살비가 두번 정도 나오는데, 자꾸 ‘영웅’이 생각나는건 왜 일까……;
  • 비슷하게 만화를 영화로 옮긴 ‘브이 포 벤데타’와 같이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공통점이 참 많다.
  • 역사 고증문제는 여러개 있지만, 어차피 만화를 그대로 옮긴 영웅물이다. 그것보다는 하필 미국이 만든 영화에서, 군사력을 이용해서 잔인한 노예제도와 침략을 일삼았던 스파르타인들이 자유를 외치며 용기로 맞서는 투사로 그린게 상처가 더 크다.
  • 주인공 제라드 버틀러는 연기는 훌륭했지만 고함소리 밖에 기억에 안 남는다. 스파르탄!! -_-; 저 포스터로 지름신2라고 패러디 된다면…당해낼 수 없을 듯.
  •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레나 헤디는 케이브에서도 꽤나 박력있는 근육질 여인으로 나오더니 여기서도 그렇다. 그런데 피부가…… 서양여자들은 너무 클로즈업하면 안된다는 교훈.
  • 파라미르 데이빗 윈햄이 반갑다. 말 잘하는 지적인 이미지는 여전하구나. 40대 중반 배우의 이미지치곤 너무 깔끔하다. 나중에 큰 주연 하나 따낼듯.

내 RSS리더기에서 가장 오래된 블로그들

수많은 블로그가 생기고 사라지고, 그 중 상당수는 수명이 몇 달에 불과하다. 그래서 내 RSS리더기도 항상 새로운 블로그로 갈아 엎어진다. 그 와중에도 내가 이글루스에서 ‘블로그가 이런거구나’ 하던 시절에 최초로 등록했던 블로그 두 개는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

토시님의 블로그는 원래 기발한 광고 소개가 많아서 RSS리더에 등록했다. 하지만 광고소개는 그저 양념이고 토시님의 일상의 모습을 개성있게 담아가는 블로그다. 토시님의 블로그를 보고 있으면 내 블로그엔 감성이 부족하다는걸 많이 느낀다.

나특한님의 블로그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에 관련된 블로그이다. 수 많은 영화 감상과 정보가 담겨 있다. 특히 다른 영화 평들처럼 일반인이 알수 없는 용어와 속뜻 풀이로 비평을 하는게 아니라 직설적이고 요약적으로 감상을 담고 있어서 매력적이다.


이 두 블로그도 한 때는 포스팅을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하다가를 반복했었다. 그래도 꾸준히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두 주인분들이 잘 계시다는게 정말 다행이다.

타짜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타짜”를 저번 일요일에 봤다. 개인적으로 허영만 화백을 국내 만화가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다소 구식이지만 정감있고 깔끔하며, 지나치게 스토리의 스케일을 키우지 않으면서 세밀한 표현에 힘쓰고, 클라이막스는 짜릿하며, 인물들은 개성있고 심리묘사가 잘되고, 설정에 있어 과장되지 않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 있다. 영화화되기 매우 적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는 원작과 거의 같다. 고니라는 초짜가 누나의 돈을 싸들고 노름에 갔다가 망하고, 그대로 가출한다. 평경장이라는 타짜를 만나 기술을 배웠지만, 이미 뒷세계의 배신과 피의 세계에 들여놓은 상태에서 평경장을 잃는다. 주인이자 사랑하는 사이가 된 정마담과 동료 고광렬의 힘으로 돈을 벌게 되고 나중에 아귀라는 사악한 타짜와 한판을 벌인다.

원작 타짜는 3부작(현재 3부째 연재중)인데, 영화는 1부를 영화화 했다. 고니라는 타짜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시대는원작에서 통금이 빈번하던 70년대말쯤으로 보여주는데, 영화에서는 10년정도 당겨서 삐삐가 유행하던 90년대초로 설정한거 같다. 또 원작과 다른 점은 원작에서 마지막에 고니는 누나의 돈을 갚고 손을 씻는데, 영화에서는 비교적 일찍 누나에 대한 빚의 미련을 떨쳐내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여가를 즐기며 끝내는 것으로 화려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좀더 비교육적으로 바뀐 건가? ^^; 결판이 나는 배안의 도박장도 원작 만화에서는 고니가 한창 고광렬과 다투다 화해했다 하며 콤비 실력을 발휘할때 쯤 나오는 배경이다. 아귀와의 결판도 원작 만화에서는 고광렬이 아귀에게 죽고 분노한 고니에 의해 시작되지만 영화는 다르다. 하지만 클라이막스인 아귀와의 결판 방식이나 인물설정 등은 거의 같다.

고니역의 조승우, 평경장역의 백윤식, 정마담역의 김혜수, 고광렬역의 유해진. 모두 훌륭한 연기로 캐릭터들을 묘사해 나간다. 백윤식씨는 싸움의 법칙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캐릭터를 새로 창조해버리는 듯한 힘과 웃음이 있다.^^; 아수라 발발타…ㅋㅋ 김혜수씨는 내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어휴….슴가가 너무 섹시하시다. @_@ (그거 밖에 뇌리에 남아 있지를 않게 만듬;;)

이제 거의 극장에서는 막을 내릴 시기이다. 흥행에는 꽤 성공했다고 들었으니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혹시 안보신 분은 꼭 보시도록 권하고 싶다.

덧. 허영만 화백이 까메오로 등장하는데….영화 볼때는 워낙 포스가 강한 주인공들에 집중 하느라 못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