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호쾌하고 스피디한 액션을 즐겁게 봤고, 거기서 칼들고 긴머리 휘날리는 윤소이를 좋게 봐서 기대한 영화.
결과는 실망이다. 액션은 와이어 남발에 그저그렇고, 칼의 부딪침보다 말 싸움이 더 많다. 연기는 무표정+똥폼대사로 분위기 잡는게 주를 이룬다. 죽을 때 할말 다하고 할짓 다하고 죽는 것은 필수다. 무표정 이외의 표정은 주인공들의 잠깐 미소와 무슨 악인으로 나온 무슨 중이 있는데, 그 중의 오버스러운 악쓰는 표정이 전부다. 다른 배우보다 한참 선배인 신현준의 항상 똑같은 연기도 맘에 안든다.
스토리도 굳이 관객이 왜 따라가야 하는지 모르겠고, 추격신도 그저 ‘분위기 좀 잡아보려니 나쁜 놈들이 훼방놓더라’수준이다. 대체 주인공들이 어떻게 따돌리고, 놈들은 어떻게 기차게 순서대로 따라와서 대사를 읖어 대는지 감이 안온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에서 보여줬던 함축적이거나 실험적인 장면 구성도 없다. 개그를 김수로와 정준하가 앞부분에 보여주긴 하는데, 그저 말장난 한번으로 끝날 뿐. 뒷부분에는 한국 영화에 개그가 없으면 이야기가 얼마나 맥빠지는지를 증명할 뿐이다. 신현준은 왜 칼 몇 번 부딪치더니 스프링쿨러 처럼 피를 뿌리며 죽는건지 알수가 없다. 다만 이서진의 대사에서 이유가 나오는거 같은데. 대충 이해하기로 원래 이서진의 무공이 신현준 무공의 부작용을 막는단다. 즉, 천적. -_-; 왜 싸운겨.
신현준을 비롯하여, 왜 그리 시커멓고 부자연 스러운 수염과 눈섭과 머리, 진한 화장으로 분장을 하고 나오는지 이해가 잘 안되며, 옷이나 장비도 주인공 두 명을 제외하고는 마치 일본 특촬물에 나오는 악당들 마냥 오버스럽다.
가장 불만인 것은 음악인데, 대체 분위기를 살리려 넣는건지 깔리려 넣는건지 알 수가 없으며, 장면의 특징도 살려주지 못한다. 따로 들어도 이게 무영검 OST구나 하는 생각이나 기억이 전혀 안날 음악들이다.
뉴 라인 시네마에서 투자를 한 것으로 아는데 본전 뽑았는지 잘 모르겠다. 이서진과 신현준이 싸울 때 특수효과(프로도가 반지 꼈을때 흩날리기)와 이서진이 나중에 공성전 직전 연설에서는 반지의 제왕 필이 좀 난다. (연설 내용과 분위기는 세오덴 역의 버나드 힐보다 훨씬 어설프다.)
기대했던 윤소이는 “왕이 되셔야 합니다” “괜찮습니다” 외에는 대사가 없는 듯하다 -_-; 차라리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주인공 남자를 때리며 성질내는 연기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래도 칼 휘두르는건 정말 열심히더라.
결론적으로…극장에서 보지 않고 푼돈으로 미디어를 빌려 본게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