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Dune, 1984)

 어렸을 때 언젠가 본 SF영화. 거대한 SF소설이 영화화된 작품. 그 땐 무슨 나우시카를 보는 듯한 구원자가 나타나는 멋진 영화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친구가 준 동영상 파일로 다시 보니…어설퍼…-_- 원작은 못 봤지만 참 개연성 없는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싸우는 것도 유치하고, 음파 무기도 유치하고, 뜬금없이 비오는건 뭐야…

게다가, 주인공 폴 아트레이디스역의 카일 맥클라란이나 샌드맨의 차니 역으로 나온 숀 영, 이름을 모르겠는 황제의 딸 공주(인트로 나레이터로 나온다), 괜히 칼질격투하다 죽는 역으로 나오는 스팅 등…그당시는 빛나는 젊음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지금 완전히 망가진 상황이니… -_-

차라리 그당시도 대머리였던 패트릭 스튜어트가 가장 변화가 적은 편…

어째튼…
추억은 추억으로 간직하는게 나을수도 있다는 사례의 하나일려나.

Dune II

“듄, 더 빌딩 오브 다이너스티~”

혼을 빼놓을만큼 놀라게했던 여성 목소리의 나레이션. (목소리 나오는 게임 첨 봤다)

글쎄…
게임의 역사를 논한다면 이 게임을 빼놓을수 있을까.

친구네 컴퓨터에서 처음본 이 게임은, 놀라운 Intro애니매이션과 여성의 나레이션으
로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 이후의 게임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사막, 강한 바람에 손상되는 파르스름 빛나는 발전소들,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샌드웜, 빠른 바이크와 강인한 전차들, 픽셀 5칸으로 이루어진 보병들
, 돌아오기만 고대하는 스파이스 하베스터, 이 유닛들을 날라다주는 고마운 캐리올.

모든 명령에 다양하게 응답하는 목소리들과, 철퍽~ 소리와 함께 탱크에 밟혀죽는
보병들. 샌드웜의 괴성. 품위있는 아트레이디스, 사악한 하르코넨, 얍삽해보이는
오르도스, 권력유지를 위해 힘의 균형만을 노리는 황제…

픽셀이 꼬물꼬물 물결치며 다가오느 샌드웜을 봤을때의 공포.
(샌드웜이 하베스터를 노릴때 정말 피말린다;;;)
레이더를 처음 만들었을때 시원스럽게 확 펼쳐지는 레이더화면의 감동.
(처음부터 레이더를 쓰는 워크나 스타크만 해본 사람들이 이 느낌을 알까?)
레이더화면이 켜지자 마자 전력 부족으로 꺼져버릴때의 똥밟은 느낌;;;
돈이 없을때 하베스터 한발 한발의 움직임이 안타까운 그 느낌…
적 보병을 철퍽~ 밟아 캐찹을 만들때의 전율;;;
하르코넨 핵미사일이 날라올때의 난감함;;;

듄2에 빠진 나는, 내 첫 PC인 팬티엄 90이 마련되었을때, 바로 용산에 달려가 처음
보이는 듄2 패키지를 사버렸고(나온지 몇년된 게임을 2만 5천원이나 줬다;;;) 1년
내내 듄2만 했다. 덕분에 마우스 2개나 부셔버렸을 정도였다.
(유닛이 여러개 선택 안되고 하나하나 조절해야 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이다….;;; 마우
스 고생은 뻔하다;;)

이 게임은 정말 잊을수 없는 웨스트우드의 최고의 게임이다.

나중에 듄2000이나 엠퍼러등의 시리즈가 나왔지만, 듄2의 완성도에는 이르지 못해
매니아들에게도 버림받고, 대중들에겐 적응안되는 양상을 가져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