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런 디자인을 보면 마음에 들어 죽을까…
물론 실제로 살 생각은 없다. Canon IXUS 70는 지금 사기에는 이미 단종된 기종이고, LG GD880 Mini는 나와 취향이 다른 폰이다.
단지 저런 각이 예리하고 반듯한 금속 질감의 디자인이 탐이 날 뿐이다.
일상을 기록하는 블로그
나는 왜 이런 디자인을 보면 마음에 들어 죽을까…
물론 실제로 살 생각은 없다. Canon IXUS 70는 지금 사기에는 이미 단종된 기종이고, LG GD880 Mini는 나와 취향이 다른 폰이다.
단지 저런 각이 예리하고 반듯한 금속 질감의 디자인이 탐이 날 뿐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그러니까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해 나온 ‘디카 전문회사’입니다. 여기에서 NX시리즈라는 디카를 발표했습니다.
이 카메라 특징이, DSLR에서 미러와 펜타프리즘 구조를 제거하고, 이미지 센서에서 -> LCD 혹은 -> EVF(전자식 뷰파인더)로 이미지를 보내서 그걸 보고 사진을 찍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짓을 하면 카메라의 내부구조가 단순해지고, 카메라의 크기와 생산단가가 대폭 감소하며, 렌즈와 이미지센서간의 거리가 줄어 화질을 개선할 여지가 생깁니다. 구조가 단순해지니 레인지 파인더형 같은 SLR외의 형태로 다양한 응용제품도 만들수 있지요.
하지만 미러와 뷰파인더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DSLR이라고 부를수 없게 됩니다. 삼성에서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부르기로 했나 봅니다. 하긴 일반 디카의 방식과 DSLR방식의 혼합이라고 할 수도 있죠.
물론 삼성이 처음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올림푸스가 발표한 ‘마이크로 포서드’규격도 이것과 같은 아이디어인데, NX시리즈가 다른 점은 마이크로 포서드보다 큰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즉 일반적인 DSLR처럼 큰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장점만 있냐 하면, 그런것도 아닙니다. 일단 이론적으로 렌즈와 이미지센서의 거리가 줄어들었으므로, 기존의 DSLR에 사용하던 렌즈와 호환성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런 카메라에서 기존의 다양한 렌즈를 쓸수 없다는 것은 실용성을 잃는것과 같지요. 렌즈 거리만 확보하면 되므로 아마도 아답터 같은것을 이용해 기존 렌즈를 사용할 수 있게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답터나 끼워 쓸거면 생산단가를 줄인다는 장점외에는 뭔가 삽질을 한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됩니다.
어째튼 삼성이 2005년에 ‘연내 개발’한다면서 큰소리 친 ‘자체개발 DSLR’이 드디어 나왔네요. 삼성이 하면 뭐가 다를지 기대를 해줍시다. -_-
요즘 모 리뷰 블로그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그와 관련해서 제 경험이 연상되서 글을 써 봅니다. 제가 한때는 자알 나가던 디지털 기기 리뷰어였거든요. 블로그라는게 뜨기 전이라 아쉽습니다만.
제가 주로 글을 쓰던 사이트는 디아이진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이 곳에는 여러 종류의 리뷰와 글, 사진 갤러리 등이 혼재된 곳이었습니다만, 당시 중심이 되는 것은 두가지 디지털 카메라 리뷰였습니다.
하나는 “네이비블루”님이 작성하던 “스페샬리뷰”. 이것은 디아이진의 사이트 차원에서 대기업의 제작비 후원을 받아 신제품 디카를 리뷰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분석을 하는 리뷰일 경우, 제품의 단점을 노출시키지 않을 수 없기에 그것을 싫어하는 삼성이나 소니등의 회사들을 위한 코너였죠. 디카를 분석하기 보다는 디카를 가지고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가는 스타일있는 잡지 같은 느낌의 리뷰입니다.
두번째는 저 “Draco”가 작성하는 “심층분석”이라는 코너였습니다. 이 리뷰는 dpreview.com 같은 스타일로, 상세 스펙부터 제품의 메뉴나 기능, 화질 분석, 장단점 나열까지 다루는 ‘요즘에 흔한 스타일의’ 리뷰였습니다. 업체에게는 제품 대여외에는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성하는 리뷰였죠.
결론부터 말하면 항상 제 “심층분석” 리뷰가 문제였습니다.
“스페샬리뷰”의 경우는 좋다 나쁘다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논란거리는 없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이 코너는 “네이비블루”님의 엄청난 내공과 쨍한 해외 풍경으로 인해 안좋은 카메라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기’를 였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그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고, 사진을 찍는데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죠.
제 “심층분석”은 항상 시끄러웠습니다. 제품이 좋게 평가되면 왜 단점 갯수가 적으냐. 리뷰어가 캐빠(캐논 빠돌이란 뜻….사실 캐논이 디카초기엔 기술적으로 타회사보다 앞섰었죠.)다. 별의 별 악플과 반론이 달렸습니다. 제품이 안좋게 평가되면 그 제품이나 브랜드의 동호회가 우르르 달려와서 비난을 해댔습니다. 장점과 단점의 비중이 비슷하면, “기계적인 밸런스”를 억지로 맞춘 리뷰라며 비난이 날라왔습니다. 사실 제품 출시 직전이나 출시 직후에 발표한 리뷰일 경우 일반인은 사용 경험이 있을리가 없는데도, 사용을 해본 리뷰어의 정보를 비난해댄다는 건 참 뭐라 할말이 없긴 합니다. 물론 제 어설픈 작업과 대응도 한역할 했습니다만.
그런 식의 진행이 꽤 오래되다보니, 두가지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리뷰는 그것을 정보로 참고할 사람들을 위해 쓸 글이지, 그 리뷰 자체를 분석하고 비판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도저히 맞출수가 없다.”
“악플도 무플보다는 100배 고맙다” (별로 인기있는 사이트가 아니었기에…)
리뷰어는 리뷰를 쓰며 해당 제품에 일정한 가치를 매기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리뷰어가 감정사같은 권위가 있을리도 없고, 다른 사용자도 그만한 리뷰를 쓸 수 있기도 하죠. 단지 전문 리뷰어란 좀더 경험이 많고 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을 뿐입니다. 게다가 리뷰의 방향이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는 사람마다 다 다르지요. 결국 리뷰어의 목소리도 여러 목소리 중 하나가 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공감을 일으키게 될뿐, 전체를 만족시키긴 불가능합니다.
물론 비판이 불필요하다거나 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은 리뷰의 내용에 대한 근거있는 반론이 되어야지, 그 리뷰어 자체나 리뷰의 배경을 가지고 따진다면 결론 안나는 싸움을 하자는 것 밖에 안된다는 말입니다.
저도 워낙 삼성이 홍보 방식에 대해 안좋은 일을 당해봐서 이번에 삼성의 블로거들에 대한 행동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습니다만, 그 리뷰 블로거들에 대한 분위기 자체도 마음에 안들긴 마찬가지네요.
캐논 디지털 카메라중에는 지역별로 이름이 다른 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논 EOS 400D의 일본 내수제품 이름은 Kiss Digital X입니다. 이런것 때문에 유저들끼리 착각을 하기도 하지요.
사진 | 기타 지역 | 북미 | 일본 |
2003, 9 |
EOS 300D | EOS Digital Rebel | EOS Kiss Digital |
2005, 3 |
EOS 350D | EOS Digital Rebel XT | EOS Kiss Digital N |
2005, 9 |
EOS 400D | EOS Digital Rebel XTi | EOS Kiss Digital X |
2008, 1 | EOS 450D | EOS Digital Rebel XSi | EOS Kiss Digital X2 |
사진 | 기타지역 | 북미 | 일본 |
2000, 5 |
DIGITAL IXUS | PowerShot S100 DIGITAL ELPH | IXY DIGITAL |
2001, 4 |
DIGITAL IXUS 300 | PowerShot S300 DIGITAL ELPH | IXY DIGITAL 300 |
2001, 5 |
DIGITAL IXUS v | PowerShot S110 DIGITAL ELPH | IXY DIGITAL 200 |
2002, 4 |
DIGITAL IXUS 330 | PowerShot S330 DIGITAL ELPH | IXY DIGITAL 300a |
2002, 4 |
DIGITAL IXUS V 2 | PowerShot S200 DIGITAL ELPH | IXY DIGITAL 200a |
2002, 10 |
DIGITAL IXUS v3 | PowerShot S230 DIGITAL ELPH | IXY D320 |
2003, 3 |
DIGITAL IXUS 400 | PowerShot S400 DIGITAL ELPH | IXY DIGITAL 400 |
2003, 5 |
DIGITAL IXUS II | PowerShot SD100 DIGITAL ELPH | IXY DIGITAL 30 |
2003, 10 |
DIGITAL IXUS i | PowerShot SD10 DIGITAL ELPH | IXY DIGITAL L |
2004, 3 |
DIGITAL IXUS 500 | PowerShot S500 DIGITAL ELPH | IXY DIGITAL 500 |
2004, 3 |
DIGITAL IXUS 430 | PowerShot S410 DIGITAL ELPH | IXY DIGITAL 450 |
2004, 5 |
DIGITAL IXUS II s | PowerShot SD110 DIGITAL ELPH | XY DIGITAL 30a |
2004, 10 |
DIGITAL IXUS 40 | PowerShot SD300 DIGITAL ELPH | IXY DIGITAL 50 |
2004, 10 |
DIGITAL IXUS 30 | PowerShot SD200 DIGITAL ELPH | IXY DIGITAL 40 |
2004, 11 |
DIGITAL IXUS i5 | PowerShot SD20 DIGITAL ELPH | IXY DIGITAL L2 |
2004, 10 |
DIGITAL IXUS 50 | PowerShot SD400 DIGITAL ELPH | IXY DIGITAL 55 |
2005, 3 |
DIGITAL IXUS 700 | PowerShot SD500 DIGITAL ELPH | IXY DIGITAL 600 |
2005, 9 |
DIGITAL IXUS 750 | PowerShot SD550 DIGITAL ELPH | IXY DIGITAL 700 |
2005, 9 |
DIGITAL IXUS 55 | PowerShot SD450 DIGITAL ELPH | IXY DIGITAL 60 |
2005, 10 |
DIGITAL IXUS i zoom | PowerShot SD30 DIGITAL ELPH | IXY DIGITAL L3 |
2005, 12 |
DIGITAL IXUS WIRELESS | PowerShot SD430 DIGITAL ELPH WIRELESS | IXY DIGITAL WIRELESS |
2006, 3 |
DIGITAL IXUS 60 | PowerShot SD600 DIGITAL ELPH | IXY DIGITAL 70 |
2006, 3 |
DIGITAL IXUS 65 | PowerShot SD630 DIGITAL ELPH | IXY DIGITAL 80 |
2006, 4 |
DIGITAL IXUS 800 IS | PowerShot SD700 IS DIGITAL ELPH | IXY DIGITAL 800 IS |
2006, 2 |
Digital IXUS 900 Ti | PowerShot SD900 | IXY DIGITAL 1000 |
2006, 10 |
Digital IXUS 850 IS | PowerShot SD800 IS | IXY DIGITAL 900 IS |
2006, 10 |
Digital IXUS i7 | PowerShot SD40 | IXY DIGITAL L4 |
2007, 2 |
Digital IXUS 75 | PowerShot SD750 | IXY DIGITAL 10 |
2007, 2 |
Digital IXUS 70 | PowerShot SD1000 | IXY DIGITAL 90 |
2007, 5 |
Digital IXUS 950 IS | PowerShot SD850 IS | IXY DIGITAL 810 IS |
2007, 9 |
Digital IXUS 960 IS | PowerShot SD950 IS | IXY DIGITAL 2000 IS |
2007, 9 |
Digital IXUS 860 IS | PowerShot SD870 IS | IXY DIGITAL 910 IS |
IXUS 시리즈는 일본의 경우 IXY라는 귀여운 이름을, 북미에서는 파워샷 Elph라는 이름을 써왔습니다. 뒤의 숫자들이 공통이 안되기 때문에 상당히 혼돈이 있을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XY 40은 IXUS 40이 아니라 IXUS 30이고, IXUS 40은 IXY 50이죠;;) IXUS 시리즈는 화소수와 연관있는 숫자를, 파워샷은 버전업을(작은 변화인 기종은 작은숫자를 올리고, 큰 변화는 100자리를 올리고) IXY 는 시리즈와 관련있는 숫자를 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익시라는 디카를 아시나요? 캐논에서 우리나라에는 IXUS라는 이름으로 파는 디카입니다. 사실은 디카 유행이 생기기 오래전부터, 아니 필름 시절부터 있던 유명한 컴팩트 카메라 모델입니다.
익시의 귀여운 모습 때문에 동호회도 여럿 있었는데요, 익시 패밀리라는 동호회에서는 사진 촬영 모임을 나가면, 전원의 익시를 꺼내서 도미노처럼 나열해 놓고 기념 촬영을 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넘어트리면 몇백만원 어치가 넘어지기 때문에 무척 주의하면서요. 이걸 “익시 도미노”라곤 했죠.
작고 똑같은 모습의 디카들이 잔뜩 나열되어 있으면, 그 모습이 신기해서 주변의 많은 분들이 구경을 하곤 했습니다. 최대 40대 가까이 나열된적도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디카가 흔하질 않아서 나름 장관이었습니다.
혹시 다른 분들도 디카로 찍은 것이 아닌, 디카에 묻어 있는 추억들이 있으신가요?
어제 저녁 일찍 잤기 때문에 몰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숭례문이 전소되는 화재가 생기다니. 관련뉴스와 사진들
제가 어렸을 때는 숭례문 (최근까지는 ‘남대문’이라고 불렀죠)이 그저 국보 1호이고, 버스타고 가다보면 서 있는 낡은 문짝일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수시로 보수공사를 하더니 예쁘고 깔끔하게 변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그 아름다움을 알게 된건 카메라를 사고 나서였습니다.
저 사진들을 찍을 때만 해도, 숭례문 주변을 도로들이 빙 둘러 있었기 때문에, 차들이 주변을 돌았습니다. 그래서 꽤나 예쁜 야경사진이 나왔고, 가까이 접근하기도 쉽지 않았죠. 대신 저 사진을 찍은 위치에 포토존이라고 “여기서 찍으면 남대문이 가장 예쁘게 나온다”는 위치에 쇠로된 동그란 맨홀뚜껑 같은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숭례문의 야경을 찍으려고 어두워지길 몇시간씩 기다리다가 추워서 근처 PC방에 들어가서는 할 게임이 없어서 IRC나 하기도 하고, 좀 떨어진 YTN건물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커피를 안좋아해서 주문할게 마땅치 않았던 기억도 나는군요. 그리고 여름에는 주변에 노숙자들이 많았는데, 노숙자 가족의 꼬마 여자아이가 디지털 카메라에 호기심을 가져서 이것저것 대화했던 기억도 납니다.
IXUS 관련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에서 이 사진때문에 야경을 찍어보겠다는 분들이 생겨서, 같이 모여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도 나는군요. 카메라를 가지고 남을 가르친다는게 무척 어렵고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야경을 찍는 것에 재미가 들려서 디지털 카메라 리뷰를 할때 야경테스트를 한다고 저 장소에 자주 가던 기억도 나는군요. 제가 예전에 쓴 디카 리뷰들 보신 분들은 남대문과 경복궁이 좀 지겨웠을 겁니다. ㅎㅎ
나중에는 이명박 시장이 관광자원을 발굴한다고 남대문 주변을 새로 단장하는 공사를 해서 한참동안 사진찍기 불편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후로는 남대문 사진이 흔하고, 뭔가 ‘손에 닿지 않는’물건이라는 느낌도 약해져서 주변을 지나가다 수문장 교대 의식을 한두장 찍는것 외에는 안찍었네요.
이런 추억들이 남아 있는 숭례문이…그을린 돌맹이와 재로 변했다는게 정말 슬프군요.
2008년도 PMA 쇼를 맞아 각 카메라 메이커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삼성의 센서를 사용한 펜탁스의 K20D나 캐논의 EOS-450D등이 이미 블로거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지요. 자세한 정보는 dpreview.com 같은 정보 사이트에서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멋진 DSLR들이 아니라, 항상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 IXUS 신제품입니다.
저 은색, 네모난 몸매, 튀어나오는 렌즈, 고집을 피우며 남겨놓는 실상식 뷰파인더를 보십시오. 다른 브랜드는, 심지어 니콘마저도 작은 몸체를 위해 뷰파인더 없고,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너줌 디카를 만들어내는데, 캐논은 혼자 고집스럽게 초기의 IXUS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캐논은 과거에 이미지 프로세서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디카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한 반면, 최후까지 CF메모리를 쓰며 SD메모리로의 전향을 늦게한 고집불통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많이 팔아먹고, 각종 제품 트러블에, 마케팅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욕을 먹고 있지만… 저놈의 IXUS의 디자인만큼은 신제품 나올때마다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군요.
관련글 : 내가 사랑했던 디지털 카메라들
여름 휴가는 물놀이가 최고이고, 노는데서는 디카가 필수인데, 디카는 기본적으로 물에 약하죠. 이런 문제점 때문에 작년 휴가철에 방수 디카들이 의외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모양은 일반 디카이고 방수만 되는 카메라는 무척 성가신 짐인데다가 물속에서 찍는것도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캘리포니아의 Liquid Image 라는 곳에서 나온 Underwater Digital Camera Mask는 이런 점에 착안한 카메라입니다. 물안경과 500만화소 디카를 일체화 시켰죠. 이 회사는 축구 테이블같은 장난감을 주로 만들던 회사입니다.
이미지 센서는 CMOS이며, 500만화소와 310만화소 버전이 있습니다. 16MB의 NAND 플래시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마이크로 SD메모리를 따로 사용할수 있습니다. 53초가량의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는군요. 15피트(약 5미터) 깊이까지 방수가 가능하고, 8세 이상부터 어른까지 단일 사이즈로 출시됩니다.(어린이에게는 재미있는 피서지 장난감, 어른들에게는 물속 여인들을 노리는 기회? ;;;;) 500만화소짜리가 100달러, 310만 화소 80달러이며, 3월부터 판매한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샘플 이미지와 동영상이 있는데, CMOS임에도 화질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어차피 물에서 찍는 카메라는 화질이 좋아봐야 낭비죠. 차라리 가격을 떨어트리는게 부담이 적습니다.
요 몇일 사이, 일간지란 일간지, 각종 매체에서 일제히 “삼성 디카, 2010년에 캐논 제치고 세계1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삼성은 5년전까지만 해도 디카는 죽을 쑤고 있었다. 세계 10위권에도 못들어갔을 것이다. 제품은 구린정도가 아니라 쓰레기여서 누가 산다고 하면 아는 사람들은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릴지경이었고, 디자인마저 독창성이 없었다. 그런 회사가 회장이 지시하니까 대폭 투자를 해서, 제품이 일제와 큰 차이 없을정도로 품질이 나아지고, 작년에는 세계 5위 매출, 올해는 세계 3위나 4위가 예상된다. 참 무서운 회사다.
하지만 삼성 디카가 과연 2010년 세계 1위를 할 수 있을까? 몇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세계 3위가 되는 것과 1위가 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사실상 1위인 캐논과 2위인 소니는 20%중반대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3위부터 도토리 키재기로 10%도 안되는 점유율을 보이는게 세계시장의 현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상태로 1위가 되기 위해선 거의 30%라는 무시무시한 점유율을 보유해야 한다. 아니면 캐논과 소니를 눌러서 10%대로 만들어버리던지. 하지만 캐논은 DSLR과 몇가지 장비, 소니는 매니아들이라는 고정 수요가 있다. 그건 상당히 큰 벽이다.
“내년도 디카부문 경영목표는 매출 2조2000억원(판매수량 1750만대). 또 2010년에는 2800만대 판매에 3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디카 부문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라는데, 그러면 2010년까지 대당 평균 매출이 12만원으로 꾸준히 유지되야 한다는 이야기다. 디카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DSLR이 그 보루가 되고 있는 디카 업계에서 과연 삼성은 어찌할지 의문이다.
DSLR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삼성은 DSLR이 없다. 뭐? 팔고 있다고? 아니, 그건 사실 펜탁스가 만들어서 삼성에게 OEM 공급한 것이다. 물론 펜탁스에게 상당한 자금이 지원되었지만. 삼성이 만들고 있는건 렌즈 몇개가 전부다.
세상은 DSLR추세다. 보급형 디카는 너무 저가화 되어 수익이 악화된 상태이고, 이미 사진 좀 찍어보겠다 싶은 사람들은 전부 DSLR을 사고 있다. DSLR의 명가지만 보급형 디카에서는 별로 재미를 못보던 니콘이 최근 DSLR 호조에 의해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DSLR은 대당 수익도 아직 좋은편이고, 렌즈와 각종 악세사리 판매 수입도 짭잘하다. 삼성이 독자모델(이거 재작년까지 개발한다느니 작년까지 개발한다느니 하는 보도자료는 계속 있었는데…)이 없는 이상 DSLR붐은 큰 걸림돌이다. DSLR은 카메라뿐 아니라 렌즈도 수십가지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올림푸스마저도 독자개발을 했으나 아직 큰 인기를 못 얻고 있고, 소니마저 독자개발에 실패하고 미놀타를 인수했다. 카메라/전자 기술은 최상이지만 DSLR개발을 포기한 회사는 수도 없다. 즉, 돈으로 되는것도, 기술로 되는 것도 아니다.
삼성도 펜탁스를 인수해서 기술 개발을 더 적극적으로 시키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OEM은 돈도 크게 안될뿐더러, 워천 기술 확보와 마케팅을 고려한 개발도 힘들다. 게다가 펜탁스는 우수한 렌즈와 바디 크기등 단지 몇가지 면에서 훌륭해서 매니아들이 있을뿐, 사실 DSLR의 기본인 이미지 화질이나 기기 퍼포먼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
기사에는 “이를 통해 HDTV, HD카메라, HD캠코더, MP3, 노트북 PC, 음향기기(AV), 홈시어터 등이 서로 연결되고 통합 콘트롤을 시도함으로써 제품 상호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것.”이라고 되어 있지만, 삼성은 저 각분야에서도 1위가 아니고, 전문 브랜드나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액은 닭과 달걀처럼 선후관계는 모호하지만, 닭없는 달걀은 없듯이 필요충분 관계이기도 하다. 삼성은 3위가 된것과는 달리 1위가 되기 위해선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많은 걸림돌을 극복해야 삼성은 디카 1위가 될수 있다. 그렇지 않고 단기적인 반짝 매출로 1위를 노린후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다시 굴러떨어지는 일도 금방일 수 있다. 삼성이 목표로 하는 캐논 자체가 그러한 일을 만들어오며 자신의 라이벌을 굴러떨어트린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생산, 마케팅으로 니콘과 다른 업체들을 밀어버리고 10년넘게 카메라 업계 1위를 하고 있는 캐논은 보통이 아니다.
시사저널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가면서 기자들이 전부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으로 독립해버리는 결과까지 이르렀다. 이런 것을 보니 뭐 그정도로 심각한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무서웠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2004년, 전해듣기로는 이건희 회장이 직접 삼성 테크윈과 삼성 전자에 각각 디카와 MP3P를 육성하도록 명령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추상같은 명령에 삼성 직원들은 전력을 다했고….결국 이런게 나왔다.
삼성 디카 변신의 시작, U-CA 3
당시 나는 모 하드웨어 관련 사이트의 디카 리뷰를 담당하고 있었고, 많은 디카들을 제품 출시 전에 받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삼성의 U-CA3도 미리 받아서 테스트할수 있었다. U-CA3는 기존의 투박하고 기능과 화질이 떨어지던 삼성 디카의 변신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디자인도 이쁘고, 크기도 작고, 음성녹음등의 다양한 기능도 있었고, UI나 처리속도도 당시 일제 카메라보단 못하지만 기존 삼성 디카들에 비하면 혁명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디카 기본 기능에 문제점들이 있었다.
당시에 나온지는 2년넘은 같은 300만화소 디카인 캐논 S30과 같이 자동으로 찍은 사진이다. 한눈에 봐도 어느것이 더 나은 사진인지는 뻔하다. 게다가 U-CA3는 그냥 그자리에서 여러장 찍어도 매번 다른 사진을 보여준다.
이게 같은 카메라로 두번씩 찍은 사진이다. -_-; 화이트 밸런스, 노출, 초점까지 제각각이다.
U-CA3는 이정도로 화질이 불안정한 카메라였다. 그 외에 몇 가지 문제점이 더 있었다. 나중에 펌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기능이 개선될지 여부는 삼성측에서 밝혀주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차라리 같은 가격의 일제 카메라를 사는것이 더 유리했다.
내 리뷰에는 이러한 사실들을 빠짐없이 기록했고, 의견을 듣기 위해 그 초고가 삼성측에 제공되었다.
그리고 삼성측에서 보스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 제품 출시는 회장님과 사장님까지 주목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회장님이 보고 계시다라…
이런 느낌?
우리나라 어떤 기업인이 이건희 회장이 주목하고 있다는걸 무시할 수 있을까? 결국 10일 가까이 고생했던 U-CA3리뷰는 공개불가가 되었다.(삼성측은 대폭 수정을 원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우리회사 보스가 공개불가 처리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물론 시사저널 기자분들 처럼 회사를 뛰쳐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삼성디카 리뷰는 당분간 맏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곧이어 다른 하드웨어 사이트에는 일제히 U-CA3에 대한 칭찬 일색인 리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삼성 디카들이 일제와 동급이나 그 이상으로 좋으니 좋다고 쓸 수 있지만, 그당시 똑같은 샘플 U-CA3을 받고 좋다고 쓴 리뷰어들은 무슨 사정이었던 것일까?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는, 이미 대통령에게 막말을 할수 있을정도로 변화했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글은 그보다는 훨씬 쓰기 어렵다. 그게 바로 우리나라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