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 (Oblivion, 2013)

승리호를 보자 왠지 떠오른 영화. 많은 점에서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이쪽은 모든 메카닉이 애플의 제품을 보는 듯한 디자인인 것이 다른 점이지만, 시각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는 점, 그리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평이 좋지만, 수많은 SF들의 클리세를 모조리 집약해서 SF팬들이 보기에는 진부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담합해서 약간의 반전으로 적의 뒤통수를 친다는 점도 비슷하다. 주인공도 잘생김의 대명사인 배우라는 것도 공통점이려나

오블리비언의 장점이라면 비주얼적인 면만이 아니라 음향에 관련된 부분도 수준이 높다는 점. 그리고 나중에 더 만달로리안등의 작품에서도 활용되는 최신기술인 가상 세트장을 사용했다는 것. 그래서 위의 포스터 같은 구름위에 있는 집에서의 장면 등에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내 평점은 3.5점. 톰 크루즈가 아니면 안될 작품인데 톰 크루즈가 아깝다.

ps. 외계인들 입장에서는 우주판 “쥬라기 공원”. 멸망시킨 동물을 유전자로 부활시켜 제한된 구역에 가둬 이용해 먹으려다 역공을 당해서 죽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020)

1990년대 낙동강페놀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대기업 고졸 여사원들이 회사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다룬 영화.

사건의 모티브도 좋고, 주인공 3인방의 캐릭터도 개성있고, 여성들의 사회생활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데 이야기 전개와 마무리가 유치한 것이 단점. 특히 회사를 인수합병하려는 악당들에게 저항하려고 소액주주들을 열정으로 결집시키는 것은 재벌 나오는 아침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환타지적 소재라서 더욱 그렇다.

고아성은 아역을 벗어나 있는 모습이 좋았고, 귀여움 역할은 의외로 박혜수가 담당. 이솜은 영화에 나온건 처음 봤는데 연기 잘하네. 그 외에 봉현철 부장역의 김종수는 비리를 책임지고 퇴사하는 부장의 역할이라 미생이 바로 연상되었다.

배경설정이 1995년이라는데…1995년에 대학생이었던 내가 보기에 안맞는 장면이 많다. 고증에는 세심하게 신경을 안쓴 듯. 복장도 요즘에 비해서는 헐렁한 편이지만 그당시에는 더 통크게 입었고, 배우들의 헤어스타일들은 너무 최신식이다. 사무실의 여러 아이템들도 그렇고, 영화의 핵심 소재인 토익점수도 600점을 승진 기준으로 삼는 대기업은 없었다. 최소 800점이지. 그래서 나 같은 40대들에게 추억을 되세기게 하는데는 실패.

내 평가는 별 2개반.

간츠: O (GANTZ: O, 2016)

넷플릭스에서 오늘까지 시청 가능한 작품이길래 감상.

만화책을 영상화 한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고 걸작이라는 평이 있던데, 나는 원작을 모르니 딱히 감흥이 없다. 그냥

얘 예쁘네… 이것 뿐. (우리나라 분이 모델링 했다더라)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이 볼 것은 그래픽과 캐릭터, 액션인데, 일단 그래픽은 상당히 훌륭하다. 그리고 캐릭터는 너무 전형적이다. 정의로운 미남 주인공에 미녀 캐릭터에, 혼자 잘난 캐릭터에… 거기에다 액션은 딱히 특별할 것이 없는 힘겨루기이라서 원펀맨 애니메이션이 더 재미있을 지경. 주인공들이 쓰는 무기들이 대부분 쏘고 나면 몇 초후에 적용되는 식이고, 맨날 무기 떨어트리고 그걸 주우려고 슬라이딩 점프하는게 일상이다. 아마 시원시원한 칼질 액션을 위해 발사형 무기를 답답하게 너프시킨 듯.

적들 대부분이 등장 인물들에게 한두번에 격파되는데 최종 보스만이 계속 살아나며 무시무시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종보스도 원작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다른 모양으로 되살아나는 징그러운 놈일 뿐이라 딱히 매력이 없다.

역시 이런 작품은 원작을 모르면 재미가 반감되는데, 배틀로얄 장르나 더러운 괴물 나오는 작품을 딱히 보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패스. 내 평가는 별 2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2019)

넷플릭스에서 감상한 코메디 영화.

신정원 감독이 잘하는, 주인공이 뭔가를 억지로 해보려다가 꼬이고 꼬이고 계속 꼬이는데 결국 상황만 악화 되고, 결국은 각종 잔인하고 엽기적인 상황이 되어가는데 아무도 안죽는 그런 상황극 같은 코메디 영화이다.

배우들도 찰떡 캐스팅인데 특히 양동근이 별것도 아닌데 참 웃기는 바보연기를 한다. 마지막 반전으로 왜 ‘죽지 않는 인간들’이 제목인지 나오기는 하는데 딱히 뭐 중요한 반전은 아닌지라.

가볍게 웃으며 보기 좋은 영화. 외계인이 나오는 음모론이 첨가된 코메디 물이다보니 지구를 지켜라 같은 느낌도 조금 난다. 내 별점은 별 3개.

ps. 마지막 장면, 1년 후 강가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해피엔딩 하는 거….다른 영화에서도 비슷한 엔딩을 본 듯 한데 어디에서 봤더라?

ps. 제목이 왜 “죽지 않는”이 아니라 “죽지않는”인건지 이해가…

미드나이트 스카이 (The Midnight Sky, 2021)

조지 클루니도 이제 60대이고, 펠리시티 존스도 이제 40 직전의 나이라는게 더 충격이었던 그런 재난 영화.

농담이고, 기존 재난 영화와는 사뭇 다른 영화였다. 이미 지구의 파국과 인류의 멸망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영화는 지구 최후의 생존자인 조니 클루니와 그와 연락중인 우주 탐사선의 인물들, 그리고 조지 클루니의 과거에 대해 다룬다. 조지 클루니는 극지방 연구소에서 남아 있는 한 여자 아이를 발견하고, 라스트 오브 어스를 찍나 했더니 그게 반전, 결국은 그 3가지 이야기가 다 이어져 있었다는 이야기.

재난 영화 치고 스릴은 없고, 내용은 잔잔하다. 그나마 있는 반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 SF팬으로서는 최신 개념으로 설계된 유인 우주 탐사선이 묘사되는 점이 재미가 있었던 영화. 다만 그 우주선이 나오는 장면들이 대충 그라비티를 연상하는 점들이 많아서 일반적인 관객에게는 큰 재미는 없을 듯.

영화 마지막에는 우주선에 남녀 한명과 뱃속의 아이가 살아 남았지만, 그 숫자로는 인류의 미래를 기대하기에는 힘들 듯 하다. 그냥 아담과 이브에 대한 패러디.

내 평가는 별 3.5개.

ps. 임신한 상태로 우주선에서 생활하는 것은 둘 째치고 우주 유영까지 한다? 방사선은?

승리호(2021)

극장 개봉하려고 만든 영화였으나 코로나19 시국으로 넷플릭스에서 개봉해버린 SF 영화. (제작비 240억원, 넷플릭스는 310억원에 구매)

(스포일러 경고)

일단 이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제작진이 SF에 대한 엄청난 팬들인 것은 확실하다. 영화 장면장면마다 ‘어…저거는 OO비슷하다’ ‘이거 어디서 따왔네’ 하는 것이 수없이 보인다. SF 명작 수백편 아는 사람들이 요소요소를 다 따와서 비빔밥 만든 느낌.

이 작품이 다 이모양이다. 우와 대단해! 그런데 음…하게 됨.

메카닉 디자인도 정말 디테일하고 돈들인 티가 나고, 특수효과나 CG 수준이 무척 높다. 정말 이정도 특수효과를 쓴 SF가 한국영화라고?? 하다가도 너무 정신없고 번쩍번쩍하는게 살짝 선을 넘을 때가 있다. 아시아 SF영화들은 뭔가 특유의 느낌이 있다. 뭔가 홍콩 야경 같은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뭔가.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히 훌륭하긴 한데, 대사가 너무 유치하고 허세가 넘친다. 외국인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각자의 언어로 말해도 귀에 넣은 번역기로 이야기가 통하는 등 정말 미래 답다…이긴 한데 외국인 배우들 연기가 무슨 대학생 연극 하는 느낌이다. 외국인들 연기지도 담당이 따로 없었나.

이런 영화는 악역이 무시무시해야 하는데, 리처드 아미티지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 놔두고서는 뭔가 어색한 장면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깬다. 마지막에 직접 로봇 같은 우주선 타고 난리치는거 보면 어색어색. 굳이 그렇게 했어야 했을까.

이야기 진행도 상당히 작위적이다. 꽃님이가 나노봇을 동원해 기적을 일으키는 장면들은 다들 그런 느낌이다. 거대한 우주 공장이 파괴될 정도의 폭탄이 터졌는데, 주인공들을 보호해주는 것부터(애초에 나노봇 무력화하는 폭탄이라며?) 이미 죽어버린 아이의 의식에 연결해 한을 풀어주는 것까지.(아주 MBC VR 다큐 “너를 만났다”가 따로 없음) 무전 한번 쳤다고 몇 분만에 경쟁자 청소부들이 우주선 끌고 다 도우러 오는 것이나, 타이거 박이 힘만 주며 이것저것 만지면 매번 우주선이 출력이 살아난다거나 등등…

영화의 재미 대부분은 장선장 역을 한 김태리의 매력 +타이거 박 역을 한 진선규의 딸바보 짓 + 꽃님이 박예린의 귀여움이다. 업동이 유해진도 자잘한 재미는 있지만 이거 이미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로봇이라 어이가 좀 ㅋ

단역이지만 주인공 김태호(송중기)의 의붓딸역으로 나온 순이역의 오지율의 귀여움도 무척 빛났다. 미래가 기대되는 아역이다. 기업소속 군인의 대장역으로 나온 멕시코 여배우 Carla Fernanda Avila Escobedo도 한순간이지만 미모가 빛났다.

아쉬움이 많기는 하지만 뭐 이정도면 한국 우주 SF의 첫 걸음으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별 4개 준다.

ps. 우주 쓰레기 찾아 청소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3년동안 궤도를 도는 아이 시체 하나 수거를 못한다라…

ps. 노리고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영화에서 일본이나 일본인의 존재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마지막에 맑아진 지구에서 한반도가 나오는 장면에서도 일본은 구름에 절반 이상이 가려져 있다.

힐다 시즌2

우와…대박 반전.

해피엔딩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힐다가 체인질링을 당하다니…

저렇게 끝나는 것을 보니 시즌3가 나올 것이 확정된 모양인데, 힐다라면 어떻게든 극복할 것 같지만, 참 충격의 엔딩이다.

따님이랑 같이 보다가 소름 돋았음.

시즌2는 시즌1과 분위기가 참 다르다. 시즌1은 힐다가 이사를 해서 정서적인 어려움과 외로움을 겪다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중심이었는데, 시즌2는 그냥 모험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팔이나 목이 뎅겅하는 전쟁이 묘사된다거나, 시간 벌레에게 주요 캐릭터들이 한입에 먹힌다던지 내용이 상당히 과감해졌다. 시즌1의 소소한 영상미에서 벗어나서 화려하고 규모 있는 영상미를 강조한 장면도 많은 편.

엘리시움 (Elysium, 2013)

닐 블롬캠프 감독이 기대주로 예산 팍팍 끌어와서 만든 SF 대작인데…좀 망했던 영화. 넷플릭스에서 감상.

역시 이 감독 특유의 ‘인간 이하를 사는 계층과 사회의 갈등’ 문제에 다른 작품들에서 본 듯한 내용을 섞어 요리했다. 대충 코드명J와 토탈 리콜, 총몽등의 요소가 보이는 작품.

액션과, SF적 요소들, 메카닉 디자인 등은 정말 볼만하지만, 이야기가 좀 맥락없이 급진전되거나, 개연성 없는 요소들이 너무 많은게 흠이다. 무엇보다 조디 포스터가 반란을 일으키는데 고작 해킹 프로그램 하나 믿는다던지, 해킹 프로그램이라는게 너무 만능이라던지, 보안이라는건 역시 대단한게 없다던지, 신체 개조 좀 했다고 먼치킨이 되는 점 등등.

이 감독이 디스트릭트9부터 채피까지 그다지 개선한게 없는 걸 보면, 그냥 특징이자 한계인 듯.

너무 뻔한 맷 데이먼의 주인공 캐릭터 보다는 개인적으로 첫 악역 연기를 한 샬토 코플리가 재미있었다. 원래 이 감독 작품에 매번 나오는 ‘지독하게 주인공만 미워하는 무식한 악역’ 포지션이지만 샬토 코플리는 살짝 웃기는 광기를 보여주는 배우라 조금 느낌이 달랐다. 신체만 계속 복구되어 장수하면 과연 건강한가에 대한 의문도 주는 캐릭터.

조디 포스터는 배우의 능력에 비해 너무 재미없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아니 그냥 영화속 캐릭터들이 대부분 깊이가 없다.

내 평점은 별 3.5개.

채피 (Chappie, 2015)

애플시드의 브리아레오스와 닮은 경찰로봇이 나와서 기대했으나 실망한 작품. 닐 블롬캠프 감독. 예전에 넷플릭스에서 감상했다.

인공지능이 자아를 가지게 되는 점이나, 사람의 의식을 업로드 하는 개념, 경찰로봇과 로봇끼리의 전투, 인공지능과 사람사이의 의사 모자관계 등, 내가 좋아하는 요소는 몽땅 모아놨는데 재미는 그저 그렇다.

재미가 없는 이유는 다들 어디서 본 내용이라 그런 듯. 전체적인 내용은 코메디가 빠진 조니5 파괴작전이고, 화력 만땅의 악당 로봇과 사람 사이즈 주인공 로봇이 싸우는거야 공각기동대와 로봇캅 등에서 봤던거고, 자아를 업로드 하는것도 이제는 참신하지 않고, 악당이 순수한 주인공 앞에서 착한 악당(?)이 되는것도 뭐 레옹이나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에서 흔하게 보고 등등

그래서 주인공 채피가 욜란디와 모자 관계가 되는 점이나 나중에 욜란디의 메모리를 찾아서 되살리는 정도만 참신했다. (백업의 중요성!)

뭐…그런데 다른건 다 봐주더라도 게임기 수준의 뇌파 읽는 기기로 의식 전체를 읽어와 저장이 가능하다는건 선넘은거 아니냐? 그리고 그놈의 회사 연구소는 참 들락날락 쉽네.

한 때 기대주였던 닐 블롬캠프가 애매해지기 시작한 작품. 대자본으로 영화 찍으면서 대자본에 핍박받는 민중을 습관처럼 자꾸 끼워넣으면 애매하다…

내 평점은 별 5개중 3.5개. 좋아하는 소재이니 봐줬음.

ps. 휴 잭맨이 아주 연기 변신한 작품. 크리스 애반스가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ㅋㅋㅋㅋ 왕재수+자폭 캐릭터

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 2012)

주인공 이름 “장발장”이 더 유명한 레 미제라블의 뮤지컬 버전의 영화화 작품.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이길래 감상.

영화는 뮤지컬 버전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대사의 99%가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은 뮤지컬 버전을 조금 축약했다고 하던데 나는 레 미제라블 뮤지컬은 본 적 없고, 원작 소설도 80년대 전대갈이 검열해서 민중봉기 내용이 빠진, 마리우스가 거의 이몽룡과 다를바 없는 버전만 본 사람이라, 원작이 반영이 잘 된건지는 전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다들 노래는 잘 부르고, 연기는 잘했는데, 노래를 부를 때 너무 클로즈업을 해대서 좀 부담스러웠다. 뮤지컬은 좀 멀찌감치에서 감상하는게 뮤지컬 답다고 생각해서 그런듯.

캐스팅이 초호화 캐스팅이다. 휴 잭맨이 장발장, 앤 해서웨이가 불쌍한 팡틴, 러셀 크로우가 자베르, 에디 레드메인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마리우스와 코제트, 그리고 헬레나 본햄 카터도 나와서 찌질하고 웃긴 악당연기를 해준다. 러셀 크로우의 노래 실력에 대해 뭐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던데, 음색이 저음이고 다른 배우들이 워낙 노래를 잘 부르는 배우들이라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이지, 충분히 들을만 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장발장이 코제트를 처음 만나 데려갈 때 인생이 바뀐 것을 표현하는 장면. 나도 사랑스러운 딸 생기고 인생이 바뀌는 것을 느꼈으니 공감이 된다.

내 평점은 별 4.5개. 재미있게 봤다. 못 보신 분들은 넷플릭스에서 사라지기 전에 꼭 보시길. 우리 마눌님은 극찬하셨다. (그런데 엑스맨 시리즈와 로건까지 다 보신 마눌님이 휴잭맨을 모르심;;;)

ps. HISHE에서 배우개그로 패러디한 로건의 죽음 장면이 대박이다. 레미제라블과 로건을 둘 다 본 사람은 필수 감상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