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러시아의 극단주의자 라첸코가 핵미사일 기지를 장악하고 자신을 위협하면 미국과 일본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위협한다. SSBN-731 USS 알라바마의 함장 램지(진 핵크먼)은 맹장염에 걸린 기존 부함장(영화내내 XO라고 약어로 부름)대신 헌터(덴젤 워싱턴)을 부함장으로 받아들여 만약의 사태에 핵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위치로 가게 된다.
위치에 도착하자 알라바마는 핵미사일을 한시간후에 발사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아쿨라급 러시아 잠수함과의 교전으로 초장파 수진장치가 손상되게 된다.(물속에서는 일반적인 전파가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초장파를 쓰는데, 파장이 길다보니 내용을 전달하는데 오래걸리고 안테나가 길어야 하는 등 등 문제가 있다) 이때 들어오던 긴급명령이 중간에 끊기는데, 램지 함장은 기존의 명령대로 미사일을 발사하려 하고, 헌터는 핵전쟁을 우려해 발사를 늦추고 명령을 확인하자고 한다.
램지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일이라 방해를 용서 안하고 부함장을 직위해제하려고 하지만, 이것은 함장의 독단적인 발사를 막기위한 핵미사일 발사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였다. 이에 헌터는 램지를 직위해제하고 함장실에 가둔다. 헌터는 통신을 다시 가동하려 하지만 아쿨라급 잠수함과 교전하여 적함을 격침시키고 더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
이에 헌터의 지휘능력을 의심한 장교들이 헌터의 친구이지만 화기담당 장교인 웹스(사실 캐릭터 이름은 피터 아인스지만 화기 담당이라 WEAPS라고 부름)를 자기들 편으로 만들어 함장을 빼돌려 헌터를 가두고 다시 지휘권을 장악한다. 헌터는 소나 담당 리베티에게 미리 준 열쇠 덕분에 탈출을 하게 되고, 웹스는 헌터의 말에 따라 함장의 명령을 거역하고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 결국 양쪽은 총기를 서로 향하게 되고 미사일 발사키 쟁탈전이 벌어질 찰나, 통신 장비를 겨우 고치고, 긴급명령이 확인된다. 명령은 핵미사일 발사를 취소하라는 것이었고, 핵전쟁의 위기를 모면한 잠수함 내부는 환호성으로 가득찬다.
크림슨 타이드는 쉽게 생각하면 잠수함내의 권력 다툼을 표현한 스릴러 영화이다. 러시아 핵미사일 발사 예정시간까지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흘러가며, 두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와 그 부하들이 좁은 잠수함 내에서 위험한 게임을 벌인다. 게다가 잠수함 밖에는 러시아의 최신예 공격 잠수함(핵미사일 함보다 민첩하기 때문에 위험한) 아쿨라가 노리고 있다. 영화는 그 긴장감과 스릴을 극한까지 표현한다.
하지만 크림슨 타이드는 어려운 영화다. 영화는 주요 인물인 램지와 헌터의 내외적 갈등을 아주 초반부터 끝까지 차근 차근 고조시킨다. 합리적이고 지적인 사고를 하고 명문대 출신힌 흑인 헌터와 해군과 명령 그리고 부하를 닥달하다가 농담으로 풀어주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 함장 램지는 기본적으로 갈등의 캐릭터이다. 그는 핵무기 발사에 대한 견해부터 엇갈리고, 화재시에 훈련에 대해서 충돌하고, 통신 부표 사용에까지 하나하나 충돌한다. 결국 핵미사일 발사에 대한 이견으로 서로 직위해제를 명령하는 극한까지 도달한다. 이 상황에서 램지가 옳을 수도 있고, 헌터가 옳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알 방법이 없다. 각자의 믿음과 가능성에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싸우다가 마지막까지 스페인 종마에 대해서까지 다툰다. 종마에 대해서는 흑백 표현에 대한 인종 갈등도 살짝 드러난다. 이 치열한 두 캐릭터를 놓고 부하들은 편을 갈라 나뉘게 되고, 그러면서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그 다툼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웹스. 웹스는 과묵하고 묵묵히 자기일을 하는 캐릭터이지만, 헌터에게 하는 조언에서 볼수 있듯이 중도를 지키는듯 하면서 사실은 갈등을 회피하려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양쪽간에 편중 하나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갈등한다. 그가 없으면 결국 갈등의 요인인 미사일 발사가 불가능 하기 때문. 결국 이 발사 권한을 가진 3명의 각기 다른 인물의 갈등으로 비화된다. 기관장은 반대로 규칙에만 의존하는 인물이다. 그는 생각은 램지쪽에 동의하지만 함장이 애초에 중대한 해군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헌터를 따른다. 기타등등 인물 표현 하나만으로도 한나절을 이야기 할만하다. 다양한 인간들의 확실한 표현, 정말 현실에 맞춰 볼수도 있는 그런 영화이다.
이 영화는 헌터가 옳은 것으로 끝나지만, 마지막에 제독이 양쪽 다 옳고 양쪽 다 틀렸다고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메시지는, 누가 옳았느냐가 아니라, 헌터의 ‘이의 제기’이다. 램지가 눈치만 보는 부하는 싫다고 입에 달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반론을 싫어하는 캐릭터이고, 헌터는 그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헌터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비록 문제는 있었지만, 그가 현실과 타협해서 조금이라도 더 편한길을 택했다면 핵전쟁은 시작되었다. 모든 사회에서 이의 제기는 중요한 과정이다. 뜻을 통일해서 일치 단결한다고 항상 옳을수만은 없다. 이의 제기와 의견의 수렴, 우리가 낮은 위치일때나 지도자일때나 항상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크림슨 타이드를 보고 나면 세상의 종말까지 갔다온 세밀한 묘사에 실화처럼 생각되곤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크림슨 타이드는 실화는 아니고, 미국이 1996년 핵미사일 발사권한을 핵미사일잠수함 함장에서 대통령으로 되돌린것과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때 소련 잠수함에서 지휘자들간에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밖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체크냐 공화국의 반란과 러시아의 과잉진압등은 체첸과 러시아의 관계를 연상케 한다.
영화의 긴장도나 흥미를 보면 딱 떠오를 사람이 있는데, 바로 제작에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은 그 유영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동생인 토니 스콧, 음악은 헐리우드 영화 음악계의 젊은(?) 거성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한스 짐머, 흑인배우중 최강의 파워와 외모를 가진 덴젤 워싱턴, 말이 필요없는 진 핵크먼 주연에 비고 모텐슨이 조연으로 나온다. 비고의 경우는 내가 이 영화와 ‘지아이 제인’를 통해서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덕분에 반지의 제왕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되었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배우이다. 크림슨 타이드는 비고의 땀(?)연기를 느낄수 있는 영화랄까. ^^; 기타 미국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조연 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오지만 IMDB 링크로 대신해야겠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2740/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rimson_Tide_%28film%29
그러고보니 저와 마찬가지로 잠수함 영화 좋아하시나 봅니다^^ 저도 잠수함 연작 리뷰를 7편까지인가 썼는데 현재는 휴식중… 조만간 2기 리뷰를 시작해야할듯..^^;;
잠수함쪽을 좋아해서 이래저래 많이 공부하고 책 보고 한적이 있습니다만, 최근 몇년간은 바빠서 별로 한게 없군요. ^^;
제 생각에는 ‘유령’은 침묵의 함대의 경우는 극우적인 성향의 모티브에서만 동일할뿐, 유사성만 따지자면 크림슨 타이드가 유전적 아버지가 확실한 영화인거 같습니다.
최민수의 극우주의적 행동도 따지자면 크림슨 타이드에서 나온 라첸코의 행동이나 사상과 상당히 유사하죠.
아까 글을 남겼는데 접근 금지되었다고 나오더군요. Draco님께 잘못한것도 없는데… ㅜㅜ
음…필터링 옵션을 최근 몇달간 건드린적 없는데요 ^^;; 왜 그랬을까요.
재미있었던 영화 였죠…
이 영화와 비슷한 내용의 우리나라 영화 ‘유령’ 이 나왔고
유령을 먼저 본 저로써는 유령에게 더 점수를 주고 싶은…
유령이 사실상 많이 벤치마크한 영화습니다만, 뭐 사람들은 처음 본 영화가 더 인상적이기 마련이죠. ^^
사실상 [유령]은 [크림슨 타이드]보다는 일본만화 [침묵의 함대]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제작진들도 개봉당시에 자신들은 [크림슨 타이드]가 아니라 [침묵의 함대]의 극우적 성향을 참고했다고 했었죠^^
예전에 TV에서 해주길래 재밌게 보았죠 🙂
전 친구집에서 비디오로 봤었는데, 그 긴장감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 이 영화에 덴젤워싱턴 나오네요. 어릴때 제목은 들어봤는데 결국 보지는 못한 영화.. 잠수함 영화였군요. 예전에 혼자 방에서 불 다 꺼놓고 네고시에이터 보고 덴젤..연기에 진짜 감명 받았는데.. 그 때 몰입도 최고 ㅠㅠ 나중에 함 봐야겠어요
네고시에이터는 덴젤워싱턴이 아니라 사무엘 잭슨인데요. 혹시 아들때문에 병원에서 인질극 벌이는 영화라면 네고시에이터가 아니라 ‘존큐’일겁니다. ^^ 비슷한 소재라 혼동하신듯.
웹스가 비고 모텐슨이었군요~
나중에 ‘유령’ 보면서 ‘아~~ 왠지 예전에 본 영화인거 같은데’ 싶었는데 역시 크림슨 타이드의 포스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죠. 캐릭터들의 갈등과 잠수함이라는 폐쇄적 환경과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저도 유령이나 한반도 같은거 보면서, 크림슨 타이드에 비해 조금 함량미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나오는데 캐릭터 표현도 부족하고, 상황을 장면이 아닌 말로 보여주고 그러는지 좀 아쉽더군요. 특히 유령은 특수효과도 많이 노력하긴 했는데 아쉽죠.
정말 가슴졸이며 봤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고2땐가? 봤었는데 (벌써 10년이 넘었나요…)
친구들한테 추천했다가 욕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
오랜만에 리뷰보니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습니다 🙂
추천해줬다고 욕먹을 영화는 전혀 아닌데 말이죠 ^^;;
저도 갑자기 보고 싶어서 옛날에 화질 안좋은걸 구워둔 CD를 찾아보니 CD가 표면이 벗겨져 있더군요…쩝..
CD의 보존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