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의 남동생은 로봇을 좋아하는 천재이지만 가족이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부모님과 같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로봇의 반란이 원격 조종 드론으로 평정된 이후 주인공은 삐뚤어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상황. 그런데 어느날 남동생의 인격을 가진 로봇이 나타나고, 남동생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되고, 주인공은 남동생을 구하러 모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모든 드론 조종의 핵심 CPU가 남동생의 두뇌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원작이 별도로 있고, 원작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작품인 것도 들었지만, 원작을 제외하고 봐도 애매한 작품이다. 일단 50~70년대 미국만화가 연상되는 복고풍 로봇들의 디자인이나, 유명 배우들의 연기/성우연기는 다 좋은데 그외의 스토리도 너무 뻔하고, 무엇보다 나중에 갑자기 “우리는 가상현실보다 직접 만나는게 더 좋지 않나요”식의 가르치려드는 주제는 정말 짜증날 정도이다. 작품에서는 가상현실이 거의 사회를 좀먹는 마약처럼 묘사되는데, 그렇다면 단순히 공급을 끊고 그런 메시지로 상황 끝이 안된다는 것 쯤은 알텐데?
하여간 로봇들 디자인 만큼이나 주제도 시대착오적인 그런 작품이었다.
맨날 찌질한 악당이었던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는 이번에 연기변신을 해서, 그래도 최후의 인간미는 지키는 악당이 되었다. 그 점이 이 작품 후반부의 유일한 매력. 마트로시카 같은 로봇 ‘험’도 뻔하지만 좀 웃겼고.
루소 형제가 갑섭을 받을 조건도 아니었을텐데 왜 이랬을까? 내 점수는 로봇 디자인 + 배우빨로 별 3개. 그거 아니었으면 별 1.5개짜리 작품.
덧. 남동생이 통속뇌도 아닌데 ‘이미 기계와 공생관계’라는 거 보니 뒤통수는 이미 벗겨져서 기계화 되어 있을지도.
덧. 15세 관람가인 것치고는 욕 몇가지 빼고는 딱히 애들이 못 볼 장면이 없어 보이는데? 가상현실에 빠지는게 마약처럼 간접 묘사되서 그런가?
1994년도 쯤에 한두권 봤던 소설 기반의 국산 애니메이션. 예전에 영화가 나왔지만 그건 뭐 흑역사라. 30년 전에 본 소설은 인물 몇명 이름 말고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냥 머리를 비우고 봤다.
돈 들인 국산 애니메이션이 저지르는 실수들 (과도한 기술 투입, 과도한 액션과 감동 연출, 과도한 인물 소개, 과도한 내용과 설정 추가 등등)을 적절하게 억제했다는 것에 가장 점수를 주고 싶다. 영문 제목에 The Beginning 이 들어간 걸로 봐서 시리즈도 계획 중인 듯 한데, 최소한 인물소개에 욕심을 버린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닐듯. 하여간 단순하게 시작해서 깔끔하게 끝냈다.
또한 그래픽이 참 좋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아케인과 너무 닮은 기법인건 단점이지만(제작 시기상 아케인을 베낀건 아니라는데) 그래도 전체적인 품질이 좋게 나왔다. 특히 어두운 장면들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제작 난이도를 조절한 듯 한데 자연스럽게 잘 뽑았다.
단점도 몇가지 있다.
우선 내용이 너무 뻔하다. 뒤 내용이 너무 예상되는 수준이며, 액션도 다들 손으로 수인을 맺으며 에너지나 무기 내보내기, 이현암은 그냥 주먹에 불붙이고 휘두르기, 박신부는 주기도문 외우며 주먹치기가 전부다. 누군가 위험하면 적의 뒤통수를 누가 쳐주고 x반복. 만약 러닝타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무척 지루했을 수준이다.
성우도 몇명을 돌려가며 써서, 어떤 성우는 주요인물 2,3명에 엑스트라 몇명까지 연기하느라 목소리가 너무 겹친다. 잠시 얼굴 몇번 나오는 현승희와 박신부가 구하지 못했다는 미라라는 소녀의 모습은 너무 AI로 만든 캐릭터 같은 디자인인 것도 아쉽다.
내 평점은 3.5점. 볼만한 국산 애니메이션이 나왔다.
ps. 다른 사람들 평이 좋던 것에 비하면 흥행이 별로인듯. 누적관람객이 44만명이던데, 이미 크게 꺽였다. 내가 일요일 16시 관람인데, 관객이 20여명 밖에 없었다.
ps. 상영 전 광고 영상으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라는 영화의 예고편이 나오는데, 퇴마록에 앞서서 마동석이 물리퇴마를 하고 있어서 어이 없었다 ㅋㅋㅋ 진짜 마동석이 악마를 때려잡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번에 넷플릭스에 들어와서 보게 된, 아카데미를 비롯한 수많은 상을 휩쓴 괴작. ㅋㅋ 뭔가 B급 감성 아이디어를 연기 경력 넘치는 A급 배우들과 특수효과로 풀어내는 재미가 있는 영화 였음.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선택이 인생을 실패하게 해왔을까? 자녀는 나 때문에 삐뚤어졌을까? 하는 수많은 고민에 대한 교과서적인 교훈과 교과서 답지 않은 연출. 아시아계 이민자 2,3세대 갈등이라는 점은 참 미국 영화 스러운데, 그 딸과의 갈등으로 우주가 멸망 위기라니 ㅋㅋㅋㅋ
멀티버스에 대한 설정은 그냥 영화적인 재미와 연출을 위한 도구일 뿐인데 그걸 너무 집중해서 설정을 익히려고 보듯 보면 안되는 영화이다. 즉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것도 비슷하게 이름이 긴 ㅋㅋ) 보듯이 뇌 빼고 즐겨야 하는 영화이다.
마눌님은 그걸 실패해서 “이게 무슨 소리야. 하나도 모르겠어.” 라고 평하심.
라따뚜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같은 몇몇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코믹하게 넣어서 좋았다. ㅋ 제이미 리 커티스의 망가진 국세청 직원 연기도 정말 ㅋㅋㅋㅋㅋㅋ
가족이 산책을 나가면 근처 다이소를 들러 한바퀴 둘러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대부분은 아무것도 안사거나, 2~3천원 짜리 한두개 사는 정도지만, 우리에게 참 즐거운 시간이다. 가족 모두가 부담없이 집근처에서 상품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이소는 이미 국민 쇼핑몰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번에 다이소에 갔을 때, 입구 근처에 진열해 놓은 치약이 눈에 띄었다. 우리 집에서 쓰던 치약을 3개 묶어서 5천원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소모품은 내가 주문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잘 안다. 저 3개짜리는 쿠팡에서는 와우멤버에게 5020원,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4천~5천원대에 배송비 별도, 이마트몰에서는 12,900원에 판다. 즉 다이소는 쿠팡 유료회원 가격과 경쟁해서도 이기는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작 치약 하나의 예이지만, 그동안 자주 접해 봤다. 오프라인에서는 다이소의 가성비를 이길 수 있는 곳이 없고, 온라인에서는 여러 문제가 있지만 쿠팡이 가장 저렴하다는 걸. 그 문제 마저도 가장 문제가 많은건 테무가 이미지를 가져가 버렸다.
이마트몰 혼자 가격이 동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나는 아직도 신선식품 등을 동네 시장에서 살 때 품질이 왔다갔다 하는게 불만이어서 이마트에 장을 보고 있다. 이마트몰 VIP이기도 해서 매번 10% 할인을 받아 주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건이10% 할인을 받아도 쿠팡과 가격이 엇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이런식이면 이길 수 있을리가 없잖아. 이걸 몇년 째 놔두고 있는 걸 보면 이길 의지는 있는 걸까? 아니면 이길 수 없는 걸까.
하여간 다이소가 얼마나 이런 고물가 시대에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있는지, 이마트가 왜 요즘 기울어져 가는지 치약 하나로도 많은게 생각되었다.
알리에서 4천~7천원에 파는 것을 쿠폰 먹여서 1463원에 구매. 다만 ‘투명로얄블루’색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보라색은 거의 없이 장난감 같은 파랑색이다. (이상하게 사진을 찍으면 보라색이 있어 보임.) 국내 쇼핑몰에서는 8천~1.4만원 내외에서 구매 가능하다.
진하오82는 워낙 가성비 만년필로 유명해서 기대했지만 이 제품을 2주 정도 쓰다가 그냥 서랍에 넣어두기로 했다.
우선 잉크 흐름이 좋지 못하다. 펜이 조금 좌우로 기울거나 각도를 세우면 잉크가 잘 흐르지 않아 선이 얇아지거나 안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아차 싶어서 다시 각도를 조절하면 2,3mm정도는 잉크가 과도하게 나온다.
그리고 F촉이라기에는 조금 굵은 편이라 일본형보다는 유럽형 만년필 촉에 가깝다. 요즘 내 취향이 워낙 세필을 좋아해서 선이 굵은건 큰 단점. 잉크 흐름이 좀더 낫기를 기대하고 F촉을 샀는데 잉크 흐름도 좋지 못하고 굵기만 하다.
종이에 써지는 느낌은 약간 사각 거리지만 매끄럽게 흘러가는 편.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일러 만년필의 디자인을 카피해서 외형은 예쁘고, 색상도 워낙 다양해서, 여러개를 사서 색을 부품별로 조합해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내 취향은 아니다.
1463원이면 공짜라고 좋아해서 샀지만 결론은 안씀.
덧.
부수적으로 진하오의 잉크 중에 Sky Blue 색상이 있길래 싼맛(30ml에 6,600원 정도) 사 봤다. 처음 진하오 82에 썼을 때는 하늘색이라기 보다는 그냥 조금 묽은 파랑색이어서 실망했다. 그런데 계속 사용해 보니 좀더 진해지고 보라색 색감도 같이 있는 파랑이다. (왜 처음에 묽었는지는 불명) 흐름은 매우 좋고, 만년필 쓰기를 어느정도 멈추고 있어도 마름이 생기지 않는다. 다만 더블에이 복사용지나 노트에 EF촉으로 써도 미세하게 번짐이 있다. 일상적으로 쓰기 적당한 색의 파랑 잉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