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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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말썽을 부려서 몇 일간 블로그를 관리하지 못했다. 관리 못해도 멀쩡히 유지된다니 왠지 서글프다.(뭔소리?)

지난 일요일에 여친님과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관람했다. 이번 편부터는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리를 따라가기 위해 더 열심히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한 영화라서 이해하기는 쉬웠다.

해리포터는 이제 다 커서 혼자서 몸도 지키고 애들도 가르치고 하지만, 여전히 처음엔 성질 다크하다가 나중에 의연해지는 증후군을 반복해준다. 헤르미온느는 전편에 비해 조금 비중이 낮아졌는데, 여전히 당당함이 매력인 여학생. 론이 너무 의젓해지고, 론의 형들이 키가 엄청나져서 놀러웠다. 드라코 말포이는….드라코라는 이름이 아까울 정도로 지렁이만도 못한 출연시간을 가지고 있고, 별로 힘도 못쓴다. 계속 병풍(뒤에 세워놓기)당하고 있더라.

쵸챙과 해리포터의 키스는…뭐 키스로 끝난다. 키스 이상을(-_-) 바라는건 아니지만, 뭐…데이트도 안하고 갑자기 키스하고 그리고 끝이라니 너무하잖아. 이번 영화에서는 필치가 매번 반복적으로 못질하는 연기를 하거나 애들을 지키는 모습으로 여러가지 웃음을 보여주었다. 역시 성격대로 돌로레스의 앞잡이가 되어주는 센스. 돌로레스 엄브릿지 교수의 잔인한 행동과 뭔가 공주(?)스러운 꾸밈등의 괴리는 매드아이 무디와 한판 붙으면 그럴듯하게 생각했는데, 뭐 역시 그냥 켄타우르스들에게 매달려 납치당했다. 그후 뭔짓을 당했을지 궁금하네.

전체적으로 처음에 해리포터가 연약한 모습을 보이고(이번 편에선 신경질적인), 점차 볼드모트에게 놀아나다가 의지와 기지로 위험을 해쳐나오는 반복적인 모습을 또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점은, 예전처럼 아이들의 시각을 벗어버린 세상이다. 어른들은 권력과 권위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외면한채 권력을 휘두르고, 정부(마법부)는 이전과 달리 국민(마법사)들을 위한다기 보단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 학교가 정치에 휘말리고, 선생들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다. 아이들은 아무리 훈련을 해도 어른들에게 이기지 못한다. 또한 부모님이 항상 옳은 모습을 보인것이 아니라는 것도 드러난다. 이번 해리포터 영화는 동화적인 모습에서 좀더 현실적인 세상으로 한발 나와 있다. 마지막에 사랑과 우정을 내세워 악을 몰아내는 것은 상투적이지만.

덤블도어와 볼드모드의 대결은 듣던대로 화려했지만, 뭔가 아쉽다.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와 사루만의 대결은 화려한 빛은 없었지만 힘대결이 아닌 한번의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고수들의 처절한 대결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다. 하지만 덤블도어와 볼드모드의 대결은 그저 손오공과 프리저나 요다와 다스 시디어스의 대결처럼 그냥 힘대결일 뿐이었다.

어째튼 재미를 위해서나 다음편을 위해서라도 봐줘야만 하는 영화!라고 평할 수 있겠다.

한가지 더. 미소녀를 벗어나서 미녀가 되어 아쉬운 헤르미온느의 엠마 왓슨을 대신해서, 루나 러브굿역을 한 이반나 린치가 꽤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음침하고 맛이 가보이지만, 독특하게 귀여운…아담스 패밀리에서 나온 크리스티나 리치가 연상되는 그런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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