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서 주문 취소 당하는 이유

다나와 같은 데서 최저가로 컴퓨터나 관련 기기를 사는 사람들은 자주 당하는 일이 바로 ‘주문 취소’이다. 주문한 다음날이나 몇 일 후 물건이 없다면서 주문이 취소된다. 전화로 죄송하다는 경우도 있지만, 문자만 덜렁 오는 싸가지도 있다.

당하는 사람들은 “아니, 물건도 없으면 왜 판다고 올려놨어”하면서 화 내기 마련.

쇼핑몰을 변명하려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왜 저런 현상이 잦은지 설명 해 보려고 한다. 뭐 알만한 사람은 아는 내용.

 

1. 쇼핑몰은 재고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다.

컴퓨터나 부품 관련 온라인 쇼핑몰에 몇 천가 지 상품이 있는 것은 흔하다. 아니 오히려 소규모라고 할 수 있다. 보통 1, 2만을 넘어간다. 각 상품이 10가지만 되도, 수십만 개의 박스인데, 이걸 재고로 보유할 정도의 회사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에 많지 않다. 창고 대여비, 보관비, 인건비, 운송비, 악성재고 비용 등… 만약 재고가 있는 상품만 팔 수 있다면 현재보다 2,3배는 가격을 올려 받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쇼핑몰은 많은 상품을 온라인에 올려만 놓고, 최소한의 재고만 가지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딜러나 총판에게 물건을 떼와서 팔게 된다. 쇼핑몰 회사들이 종목별로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이유도 다 그런 것이다. 용산이라든지, 구로라던지…

 

2. 재고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1번의 이유로 재고를 다른 회사가 보유하다 보니, 실제 이 상품이 재고가 있는지, 단종되었는지 확실치가 않다. 매번 확인해야 하지만, 1만가지 상품을 매번 확인해서 수정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다.

게다가 공급처나 총판도 그 재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재고가 있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없다거나, 본사에 연락해보니 단종되었더라고 쇼핑몰 회사에 뒤통수 치는 경우가 꽤 있다.

대부분의 딜러나 총판들은 주문이 들어오면 물건을 보낼 뿐, 재고 확인해서 주문처들에게 얼마 남았다고 알려줄 열의는 없다. 먼저 공지하는 경우는 공급가격 올라간다고 주의 줄 때 뿐이다. –_-

모든 것이 전산화 되어 네트워크를 통해 일괄적으로 갱신된다면 이상적이지만, 그런 곳은 대기업 외에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재고 확인이 무엇으로 이루어 지냐 하면…

 

3. 전화, 팩스…이게 문제다.

주문이 들어오면, 딜러에게 전화를 한다. “여기 OOO인데요, XXXX 10개 있어요? 없어요?” 그럼 다음 딜러 “알아봐 주신다고요? 알았어요”. 다음 딜러는 자신의 공급처에 전화를 건다. 무한 반복.

사람들이 전화해서 바로 받고 직접 말하는 것을 상당히 선호한다. 이 망할 21세기 첨단 시대에…

기껏 많은 양을 주문한다는 방법이, 팩스. 팩스는 물론 안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 받고 확인이 늦는 경우도 많다.

이메일은? 많이 쓰이긴 하는데, 팩스와 같은 취급이다. 손으로 타이핑해서 보내고, 1시간마다 확인하는 식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보내고, 자동으로 수신하고 집계해서 공급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회사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메일도 송수신 오류가 있기도 하다.

어째튼 주요 통신 수단은 전화, 음성통화다.

그래서 하루나 몇 일이나 지나서 물건 없다고 주문취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상품을 올려만 놓고, 재고가 없다고 갱신되지 않는 것이다. 전화로 1만 가지를 다 매번 확인할 수 없으니.

그래서 쇼핑몰에 전화해보니 있다고 해놓고, 나중에 없다고 말 바꾸는 것이다.

 

4. 재고도 문제지만 가격도 문제.

재고 갱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가격도 제대로 갱신될 리가 없다.

7천원에 공급받는 물건을 1만원에 최저가로 올려놨는데, 주문이 들어와서 보니, 총판에서는 어느새 가격을 올려서 9천원에 공급한다. 배송비나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손해 보고 팔 수는 없으니 물건이 없다면서 주문을 취소하는 것이다.

 

그밖에 크고 작은 이유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업체들도 마인드 좀 바꾸고, 최신기술도 활용하고, 고객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해야 하는데, 그게 직원들 노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