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만해도, 컴퓨터를 조립하면 의례 대표적인 OS와 아래아한글, 게임등을 깔아주는 것이 당연했었다. 물론 불법복제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용산 컴퓨터 업체들은 조립만 해줄뿐 겉으로 대담하게 불법복제를 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또 다르게 널리 퍼진 시장이 있었으니 “컴퓨터 출장수리”이다.
컴퓨터 출장수리는 PC의 출장 A/S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이다. 한번 부르면 만원에서 3만원정도를 받으며, 바로 와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준다. 컴퓨터의 고장은 대부분 단순한 이유지만, 컴퓨터에 능숙한 사람이 아니면 해결하기 힘들고 일하는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직장인에게 여러모로 유익한 서비스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윈도XP의 고질적인 문제인 “늙어서 죽기”와 그 확실한 해결법은 “윈도 재설치”이다. 하지만 재설치가 필요한데, 고객에게 윈도CD가 없다면 수리 안해주고 그냥 가냐? 그래서 출장수리 기사들중 일부는 윈도CD를 가지고 다닌다.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업체도 있지만 부탁하면 여러 프로그램을 깔아주는 업체도 있다. 내가 일을 도와줬던 모회사에서도 수리 업체를 통해 윈도XP와 오피스,포토샵을 깔았다. 여친님의 회사도 별도 요금 5만원을 내고 출장 수리 기사에게 윈도XP와 한글, MS오피스를 깔았다. 여기저기 물어보면 은근히 해준단다.
당연하겠지만 이런건 불법복제이다. 설사 정품 소프트웨어CD라도 여기저기 깔아주면 불법이다. 난립한 출장수리 업체들이 많아서 경쟁이 심하다던가, 고객이 부탁해서라던가 하는건 핑계에 불과하다. 고객은 “수리기사가 깔아줘서 쓴건데” 라고 핑계를 댈것이다.
그런데 같은 불법 복제라고 해도 자기가 영화볼려고, 자기가 돌릴려고 다운받은건 아마츄어 범죄이다. 돈받고 팔아먹는건 프로다. 이미 대한민국의 인터넷에서는 돈받고 남의 자료 다운받게 해주는 P2P 서비스들이 잘 나가는 서비스이고, 컴퓨터 관련 업계에서는 불법 프로그램 깔아주는 출장수리가 동네마다 있고, 영화는 지하철이나 사람 모이는데서 복제DVD파는 업이 가장 잘되는 업이다. 이미 프로 수준이 되어버렸는데, 아마츄어탓만 하는 업계들이나, 단속이고 뭐고 생색만내는 정부나, 반성없이 당연하다는듯한 국민들이나… 잘 굴러간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고? 그냥 그렇다고.
※ 물론 대다수의 출장수리 업체들은 선량합니다.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