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을 노려라2! 다이버스터 (トップをねらえ2! DIEBUSTER, 2006)를 뒤늦게 보다

사실 예전에 다이버스터 1편은 본적이 있었습니다. “뭐야 이거, 또 메이드야? 쟤는 교복이네? 왜 고양이가 말을 해? 이번엔 초능력 로봇물이냐? 버스터 머신 디자인이 아스트랄이네. 액션이 완전 프리크리인데…” 그리고 안봤습니다. 가이낙스는 역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해….

그런데 페니웨이님의 천원돌파 그레라간 평에 “마침내 완결 에피소드에 이르자 매니아들은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의 전율을 느낌과 동시에 가이낙스의 뛰어난 팬 서비스에 환호성을 질렀다.”라는 멘트를 읽고서 ‘내가 1편만 보고 속단한건가’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죠. 마침 메신저에 DVD들을 질렀다고 리스트 나열한 바보 친구(빌려가라고 자랑하냐..ㅋㅋ)가 있어서 빌려봤습니다.

아아, 확실히 시리즈는 시리즈였네요. 80년대말의 1탄의 ‘암울한 위기의식과 비장한 자기희생’은 없어졌지고 발랄한 사춘기 청소년들의 성장에 대한 갈등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지만, 세계관과 여러 소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작거나 약하다는듯이 거대한 스케일로 터트리고 싸우는것도 같군요.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에는 정말 1편을 좋아했던 사람들의 뒤통수를 때립니다. 완전히 달라진 배경과 기계 디자인은 12000년이나 지난 후였다는 배경으로 무마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요시우키 사다모토로 달라진 그림 스타일은 더 미래라는 설정과 밝은 나나의 성격을 잘 받쳐줍니다.

첫번째 시리즈였던 건버스터의 갈등 요소는 자신이 지키려는 존재가 지키려고 하면 달라지고, 자신마저 잊혀진다는 문제입니다. 초반에는 평범한 주인공이 천재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성장하는 내용이 있지만, 사실 그 주제를 발전시키는건 후반에 지나친 열혈과 비장함으로 살짝 어긋나 있었습니다. 2번째 시리즈에서는 그러한 문제는 싸그리 뒤집어서, 어렸을 때의 천재가 성장하고 범인(凡人)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 평범함 속에서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갈등 해소를 열혈이 가득한 말로 떼우는건 여전하구요. ㅎㅎ

어째튼 만족하며 봤습니다. 패트레이버 극장판 이후로는 오랫만에 본 로봇물이네요. (애플시드도 로봇물로 쳐야할려나…)

ps. 그건 그렇고 그 말하는 고양이는 뭡니까? -_- 아직도 이해 안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