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날 여친님과 봤는데, 그놈의 감기 때문에 헤롱헤롱 거리다가 이제야 블로그에 끄적거린다. 노래와 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보도록 추천하고 싶다. 일반적인 대사가 1분도 연속으로 안나오는, 정말 끊임없이 노래와 춤이 나오는 에너지 가득한 영화다. 원작은 안봐서 원작을 얼마나 잘 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만으로도 기운 충전하는데는 충분하다. 만족도는 별 4개와 1/4정도?
미국 60년대 댄스 열풍을 배경으로, 춤에 재능있는 뚱보 소녀가 편견을 가진 방송사 제작자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흑인 친구들과 댄스 대회에 나가 승리하고, 미소년 친구와 사랑도 이룬다….라는게 줄거리이다. 영화 줄거리가 인종이나 외모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는 것이지만, 영화가 전혀 무거워지지 않는다는게 독특하다.
음악도 60년대 풍이 나면서도 구식티 안나게 잘 만들어졌고, 주인공 니키 브론스키도 저 몸매에 저런 춤이 나오나 싶을 정도로, 대단한 춤과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 존 트라볼타가 뚱보 아줌마로 분장…아니 변신을 하고 나오는데, 이건 뭐 “미녀는 괴로워” 저리가라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뚱보 분장신은 몇 장면 안되지만, 존 트라볼타는 그 모습으로 영화 전체를 나오는데다가 하이힐 신고 춤과 노래까지 여러번 춘다. 여장이라는 소재로 웃기지는 않지만, 천연덕스러운 아줌마 연기는 웃음과 탄복을 줄 정도이다. 춤과 대범함과 천연덕스러움 빼면 시체라는 존 트라볼타지만 정말 박수가 절로 나오게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 역으로 나온 크리스토퍼 월킨이 브레인 스톰때보다 너무 폭삭 늙어서 안타깝기도 했다. 미셀 파이퍼의 유혹을 못 알아채고 장난감 소개하는 재미에 열을 올리는 귀여운 장난감 가게 사장역을 한다.
진짜 탄복하게 만드는건 미셀 파이퍼인데…춤과 노래야 원래 잘한다지만, 저 아줌마가 50대 맞나 싶은 모습으로 나온다. 클로즈업 하면 주름은 숨기지 못하지만 말이다. 요즘 악역에 물이 올랐나 보다. 그밖에 X맨에서 밀려난 리더(?) 사이클롭스로, 수퍼맨 리턴스에서 주인공의 여자를 가로챈(?) 남자로 나왔던 제임스 마든이 특유의 잘생긴 외모와 과장된 미소로 TV사회자 역할을 한다.
헤어스프레이가 대체 무슨 의미인가 했더니, 방송국 프로가 헤어스프레이 회사 협찬으로 만들어진 거였다. ‘저 당시 저렇게 썼으면 프레온 가스때문에 오존층 제대로 펑크냈겠네’라고 생각했다…;; 정말 무진장 뿌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