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연찬회에서 극우 인사인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한 발언이 이슈화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추모와 촛불집회가 북한의 사주이거나 조작되었다는 발언이었다. 관련링크 몇명의 딴나라당 의원이 항의하며 자리를 떴다고 하는거보니, 딴나라당 의원입장에서도 듣기 심한 극우발언이었나보다.
그러고보니 5년쯤 전에 민방위 교육에서 있었던 일이 연상되었다. 그날 민방위 교육 일정으로 서초구 구민회관에서 민방위 교육으로 2시간의 ‘국제정세와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의 안보교육과 2시간의 위급상황 대처에 대한 실습 교육이 있었다.
안보교육에 나온 강사는 영삼하신 분이 대통령하던 시절에 동남아쪽 외교관을 하셨다는 나이드신 분이였다. 그분은 강의 초반부터 “여러분들은 모릅니다. 내가 일하던 시절에…”식으로 거들먹거리며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자신이 했던 활약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루해진 나는 가져온 소설책을 펼치고 서문을 읽고 있었다.
잠시후 소설에 집중하지 못한 나의 귀에 들려오는 말들은… 다소 예상외의 내용이었다. 대략 요약하자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미국에 달려 있다” “북한은 전력을 다해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당할수가 없다” “미국이 원하는데로 비위를 맞춰줘야 북한의 위협속에 우리가 살수 있다” 식의 심하게 자존심을 긁는 내용이었다. 나는 ‘어휴, 7,80년에에 살고 있는 노인네가 또 하나 있네’하면서 한숨을 쉬고 소설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어차피 서초구는 딴나라당 지지율이 절대다수인 보수적인 지역이니 이런일이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뒤쪽에서 수업을 듣던 민방위 대원이 벌떡 일어나서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당신같은 인간때문에 나라가 이 꼴인거야! 할소리가 고작 그거냐!”
안에 있던 사람들은 술렁였고, 구청직원들이 달려와 그 사람을 제지했다. 그는 뭐라뭐라 몇마디 더 소리를 쳤지만 금새 진정하고 자리에 앉았다.
강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강의를 계속했지만, 내용을 어느샌가 다른 화제로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강의가 끝난후 민방위 대장이 나와서 “다음부터는 치우치지 않는 강의를 위해 강사 선정에 신경쓰겠다”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지금 그 용기있던 사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쥐박이가 설치는 세상에서는 참기 힘들텐데 말이다.
민방위 교육때가 되면… 전날에 밤세도록 만화를 보고 해뜨는걸 보고 잡니다. 그리고는 또 자죠… 쿨쿨.
ㅋㅋㅋㅋ 그러셨군요. 전 만화책 가져가서 읽은적도 있습니다.
저도 예비군 훈련(어윽 민방위라니 부럽습니다!)에 예비군 장성이 와서 저딴 소리 해주니 열 받더군요. 자주국방을 외치면서 망하는것 보다는 적절하게 미국을 이용해서 국력을 키워나간다고 하면 좋았을텐데.. 국방을 책임지는 노친네들이라서 그러는건지. 후우…
뭐든 적당히 밸런스를 맞추는게 중요한데…한쪽으로 치우치신 분들이 저런 소리를 하시니…울컥할만 하지요.
멋진분이군요.
전 요즘은 용기가 부족해 진것 같습니다. 쿨럭
저도 용기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