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g Commander III: Heart of the Tiger

1995년, 윈도95의 시대가 열렸지만 막상 윈도에서 할만한 게임은 띵띵거리는 핀볼이 전부였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DOS게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준 게임이 바로 윙코맨더3, 하트 오브 더 타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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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동영상을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라 진행을 하는 세계최초의 ‘인터렉티브 무비’ 게임이었다. 주인공이 주변사람들을 클릭해 대화해서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것은 기존의 어드밴쳐 게임에서 보여주던 방식이었지만, 그것이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 동영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한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말도 안되는, (플로피 디스켓 4장짜리 게임도 나오는 시대에) CD 4장의 용량을 가지고 있었다. 스토리는 어드벤처식으로 이어가지만,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은 우주에서 전투를 하는 비행시뮬레이션(슈팅?)이다. 3D가속기능이 없는 당시 컴퓨터로서는 참 대단한 그래픽을 보여주었었다. 오로지 이 게임을 하기 위해 펜티엄 컴퓨터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CD롬 드라이브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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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동영상에서 연기한 배우들도 참 대단했다. 플레이어(주인공, 크리스토퍼 블레어, 닉네임 매버릭)역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인공 마크해밀이었다. 나이들어 중년의 모습이라 얼굴은 못알아볼 지경이었지만, X윙을 몰던 그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지시를 내리는 톨윈 제독역은 시계태엽 오렌지를 비롯해 많은 영화에서 나온 말콤 맥도웰이다. 주인공의 특별한 조력자 역할인 팔라딘 역에는 반지의 제왕 김리를 비롯해 인디아나존스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존 리스 데이비스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김리 역과 나무괴수(?)인 트리비어드의 목소리를 같이 연기했듯이, 이 게임에서도 팔라딘 배역과 킬라시의 성질 드러운 왕자 목소리를 같이 연기했다. 의리파 함장 윌리엄 아이센 역에는 조연배우로 몇몇 영화를 통해 얼굴이 익은 Jason Bernard 가 출연했는데 윙코맨더4편을 찍고 얼마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나홀로집에나 삼총사, 무서운 영화등에서 미워할수 없는 악당역으로 나오는 팀커리도 이 게임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다.

윙코맨더3의 스토리는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처음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킬라시(인간의 적인 사자머리모양의 외계종족)의 왕자인 이름 복잡한 놈(인터넷에 찾아보니 Thrakhath nar Kiranka )이 인간 포로를 죽인다. 그리고 주인공인 하트 오브 타이거(주인공의 실력을 경외하여 킬라시가 붙인 별명)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주인공은 윙코맨더로서 명령을 받고 기함인 콘코디아에 내리고 이런저런 임무를 수행한다. 버릇없는 신참을 혼내주기도 하고, 기지를 지키기도 하고, 신형 엑스칼리버 전투기를 보호하기도 하고. 나중에 인간쪽의 회심의 기대작인 베히모스라는 행성 파괴용 거대 광선포 우주선을 지켜야 하는데 끝내 파괴당한다. 제독은 실망하고 치열한 전투가 몇차례 더 벌어지다가 인간쪽이 밀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템블러 폭탄이라는 무지막지한 폭탄이 개발되고, 주인공은 클로킹 장비를 하고 이 폭탄을 킬라시의 모행성에 떨어트려 행성을 파괴한다.(2차대전 미국과 일본같군) 킬라시의 왕자가 살려뒀던 여자(주인공의 옛애인 비슷했던거 같은데)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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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전형적인 미국식 우주 전투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 놓았다. 레이저포와 미사일, 어뢰를 쏘는 근접전 위주의 우주전투기, 본체를 보호하는 장갑판과, 그 걸 보호하는 회복가능한 보호막. 보호막과 추진력과 무기의 에너지 분배 시스템. 등. 다만 나중에 엑스칼리버를 탑승하게 되면 갑자기 전투가 너무 쉬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wingcommanderIV 나중에 나온 윙코맨더4는 한층 발전한 그래픽와 영상을 보여주었었다. 주인공은 미지의 적과 싸워야했고, 그게 사실은 적이 없어진 인간종족의 강한 군사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톨윈 제독이 꾸민 음모였다라는 내용이었다. 3편에서 무적이었던 전투기가 뜬금없이 슈퍼 스텔스 전투기에게 한방에 다 죽는건 다소 어이 없었지만 게임 자체는 재미 있었다.

나중에 영화로도 윙코맨더가 만들어졌는데, 워낙 악평이 많아서 주변사람들이 같이 안갈려고 하는통에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이렇게 큰 제작비와 배우들을 이용해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 ‘오리진 시스템’은 EA에서 당시 망해가는 울티마 온라인 관련 업무나 맏고 있는 작은 부서로 전락했다가 해체되었다. 정말 아쉽고도 아쉬운 일이다. 요즘같이 그렇고 그런 개성없고 화려하기만 한 게임들을 보면, “We Create Worlds”라는 모토를 내걸고 독창적이면서 스케일 큰 게임을 만들어내던 오리진 시스템이 그리워진다.

참고 자료

http://en.wikipedia.org/wiki/Wing_Commander_III:_Heart_of_the_Tiger

http://www.mobygames.com/game/wing-commander-iii-heart-of-the-tiger

http://www.imdb.com/title/tt0111727/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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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1. 그러니까 그 게임이 플레이에 맞춰서 동화상을 틀어주는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이었습니다. 제목이 데스마스크인지 확실치는 않지만요. 집구석 어딘가에 쳐박혀 있긴 할텐데 워낙 오래전 것이라 어디에 박혀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군요.

  2. 당시에 DOS기반의 대작 게임은 윙커맨더외에도 인터렉티브 게임이 여럿 있었습니다. 잘 기억이 안나서 그렇지요 ㅠ.ㅠ 겨우 머리를 짜내서 떠올려 보니 게임은 삼성에서 발매했었다고 기억이 났습니다만, 역시나 제목이 안 떠오르네요. 에고. 데스마스크였던가…

    1. 데스마스크는…^^;; 좀 오해를 하신거 같은데요, 인터렉티브 게임을 말하는게 아니라 인터렉티브-무비, 즉 영화 동영상을 플레이에 맞춰서 틀어주는 방식의 게임을 말하는겁니다.

  3. 전 윙커맨더 이후의 세대이지만 이름은 익히들어 알고 있습니다. 좋은 포스트 잘 읽었습니다. 캐스팅이 아주 화려했군요. 오리진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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