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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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스포일러 약간 있음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그 영화…”다크나이트”를 봤습니다. 배트맨이라는 타이틀을 안쓴 최초의 배트맨 영화죠. 덕분에 ‘다크 나이트’라는 새로운 히어로랑 배트맨이랑 맞짱뜨는 영화인줄 알았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하하하…(먼산)

사실 저는 이 영화에 최고의 점수는 못주겠습니다. 우선 새 시리즈는 시각적인 오밀조밀함이랄까….재미가 팀 버튼이 만든 배트맨 1,2편보다 좀 떨어지는데다가, 사실주의적이라 배트맨과 다른것들이 너무 괴리되는 느낌… 게다가 위트가 적고, 배트맨이 너무 걸출한 악당들에게 휘둘려요. 돈있고 싸움잘하는 배트맨이 악당들이 벌인일을 수습하려 뒷북치다, 악당을 잡고나면 착한짓 하느라고 못죽이는게 성질납니다. 영화에서 가장 불만은 편집인데, 액션이 선형적이질 않고, 여기 보여줬다 저기 보여줬다…잘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재미는 확실히 있는 블럭버스터 영화입니다. 잘 때려부수고, 화려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메카닉과 악당들의 광기. 특히 조커역을 연기한 히스 레저의 카리스마는 그야말로 극에 달하는 군요. 그의 유작이라 더 마음에 와닿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원래 광기있는 연기가 전문이던 게리 올드만이 어떤평을 했을지 궁금하군요) 그러다보니 조커가 매달리고 나서(?), 아론 에크하트의 투페이스 문제를 해결해야 할때의 말장난은 지루해집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다크나이트’라는 단어를 게이 올드만이 나래이션 할때는 저와 동시에 몇몇 남자들이 “멋지다”라는 말을 동시에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습니다.

배트포드인가….커다란 배트맨 차량이 고작 바주카포(알라의 요술방망이..ㅋ) 한대 맞고 박살나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 차량 자체의 일부가 변형되면서 바이크로 튀어나오는 것은 아이디어가 대단하더군요. 그리고 배트맨의 눈에 뭔가 씌운채로(?) 주변의 핸드폰의 음파를 이용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투영해 보는 아이디어는 진짜 박쥐의 컨셉인거 같아 신선했습니다.

흥미로운것은 은행 직원으로 윌리암 피츠너가 나와서 조커에게 당하는데, 윌리암 피츠너는 이퀄리브리엄에서 크리스천 베일과 함께 연기한적이 있습니다. 레이첼로 나온 매기 질렌홀은 왠지 혼자서 스타워즈의 레아공주가 연상되서…재미있었군요. 루시어스 폭스 역의 모간 프리먼은 배트맨의 비밀을 알아낸 직원에게 협박당했을때 태연하게 되려 겁주는 유머가 너무 웃겼습니다. 목돌아가는 배트맨슈트에 대한 농담도 웃겼구요. 다만 어차피 무법자(?) 배트맨에 대해 협조하고 있으면서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핸드폰의 사용에 대해 예민하게 구는것은 좀 앞뒤가 안맞는거 같았습니다.

별 5개중 4개반을 줄만한 영화입니다. 좀 우울한 리얼리티 높은 영웅 영화를 원하시면 꼭 보시길. 선과 악, 인간의 본성이나 이중성 같은 주제를 싫어하는 분은 비추.

ps.
고든의 딸은 얼굴을 전혀 안보여주더군요. 나중에 배트걸을 포석에 둔 연출일까요.

ps.
뿔테 안경을 쓴 고든은….자꾸 하프라이프의 고든이 연상됩니다…. -_- 병이야 병..

ps.
가장 멋있는 사람은 배트맨이나 조커가 아니라 폭파 스위치를 창 밖으로 던져버린 죄수. 얼핏 Michael Clarke Duncan인줄 알았더니 다른 사람이군요. http://www.imdb.com/name/nm0001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