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브라우저에 확장기능은 필수인데, 아직 1위 브라우저인 크롬은 안드로이드에서 확장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드로이드에서 확장기능을 지원하는 브라우저들을 찾아보았더니 의외로 많았다.
그래서 일단 돌핀 브라우저 같이 좀 구형 엔진을 쓰거나 퍼핀 브라우저처럼 사용성이 나쁜 경우는 제외하고, 중국산 브라우저나 너무 이름이 안 알려져 있는 브라우저도 제외했더니 4개 정도가 남았다.
파이어폭스, 키위 브라우저, 얀덱스 브라우저, 삼성 브라우저. 그런데 얀덱스는 뭐 러시아 꺼니까 중국산과 다를바 없을 것 같아서 제외. 삼성 브라우저는 삼성 스토어를 통해서 허용된 확장기능만 쓸 수 있어서, 삼성 앱스토어를 안쓰는 사람은 쓰기 곤란하다. 그래서 제외하면 파이어폭스와 키위 브라우저만 남는다.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는 데스크탑용 파이어폭스와는 다르게 자체 부가기능 메뉴에서 허용된 확장기능만 사용 가능하다. 현재 20여가지 확장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광고 차단기 2가지, 추적 방지 기능 4가지와 나름 효용이 좋은 것들이 있으니 쓸만하다.
키위 브라우저는 그냥 안드로이드용 크롬에서 구글 동기화를 빼버리고, 데스크탑용 확장기능이 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확장기능을 선택하면 그냥 데스크탑용 크롬 웹스토어가 떠 버린다. 확장기능의 설정도 데스크탑용 UI가 대부분이라 설정하기 무척 힘들다. 다만 작동도 데스크탑용 크롬의 확장기능들과 동일하니 나름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만약 확장기능을 쓰려는 목적이 “광고 차단”과 “개인정보 보호” 뿐이라면 선택은 남아 있다. 바로 브레이브 브라우저와 비발디 브라우저이다. 둘 다 확장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광고 차단과 추적방지 기능이 내장 되어 있다. 다만 비발디 브라우저의 광고 차단은 국내 광고가 별로 차단이 되지 않고 추가적인 설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효용이 제한적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이쪽으로는 아직 파이어폭스만한 것이 없는 듯 하다. uBlock Origin이나 Adguard 의 성능을 다 쓸 수 있고, Privacy Badger나 Ghostery, HTTPS Everywhere 등도 모바일에 최적화된 상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파이어폭스인 fenix 가 파이어폭스 프리뷰라는 이름으로 플레이 스토어에 정식 등록되었다. 기존에는 구글 그룹스에서 알파 테스트 신청을 해야 설치가 가능했다.
지금까지 써본 바로는 기존 안드로이드 파이어폭스보다 2배이상 웹페이지 로딩이 빠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퀀텀 프로젝트 이후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가 빨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약간 무거운 느낌이 있었는데 말끔하게 개선되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다크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UI도 새롭게 만들어져서 무척 신선하다.
단점으로는 아직 확장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나중에도 지원할지는 모르겠지만 있던게 없으니 너무 불편하다. 페이지 확대 기능도 강제할 수 없어서 모바일 페이지에서 그림을 확대해 보고 싶을 때 불편하다. (확대 기능은 추후 생겼고, 확장기능은 7가지 정도 가능해졌다)
데스크탑 버전은 2017년 8월 버전 55부터 퀀텀이 적용되서 11월에 나온 버전 57부터 크롬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달라진 성능을 보여줬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더 늦었다. 2018년 6월 버전 61에야 체감 성능이 향상 되기 시작했고, 최근까지 계속 성능 향상이 있었다. 몇일 전 버전업 된 버전 65는 이제 확장기능을 여럿 설치해도 크롬보다 쾌적한 듯 하다. 정말 만족한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전세계 브라우저 점유율에서 파이어폭스는 이미 1자리수 점유율로 떨어졌다. 역전이 불가능한 수치에 접어 든 것 같다. 기존 확장기능을 좋아하던 팬들은 새로운 웹익스텐션으로의 개편으로 떨어져 나갔고, 성능을 원하던 사람은 기다리다 못해 크롬 계열로 가버린지 몇년 되었다.
이제 MS마저 차기 버전 브라우저를 크롬의 엔진인 블링크로 가려하니 , 세상의 메이저 웹브라우저 엔진은 크롬과 사파리, 파이어폭스 뿐이다. 사파리가 크롬과 사촌임을 생각하면, 크롬과 파이어폭스 둘 뿐이다. 옛날엔 IE 때문에 화가 나서 크롬이 세상을 정복해 주길 바랬는데 너무 강력하게 소원 성취가 되서 걱장되는 현실이다.
9월 경에 Firefox Focus가 7.0을 발표하면서 렌더러를 블링크(크롬)에서 GeckoView로 변경한다고 나왔었는데, 사실 뭔가 바뀐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GeckoView는 내장만 되었을 뿐, 계속 블링크 엔진으로 렌더링을 하고 있었다!!
어쩐지 유저 에이전트가 웹킷이니 크롬이니 하더라니만!
그래서 그냥 그러나 보다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을별님이 말씀하시길, 렌더러를 변경하는 방법이 있었다.
파이어폭스 포커스의 주소창에 focus:test 라고 넣으면 작은 체크상자가 표시 된다.
기본적으로 체크 상자는 꺼져 있고, 이걸 켜주면 된다. 그러면 잠시 껌벅하면서 파이어폭스 포커스가 다시 시작하고, 유저 에이전트가 바뀐다.
이 방법은 파이어폭스 포커스 8.0.4에서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렌더러를 바꾼다고 딱히 좋아지는 점은….없는 듯? GeckoView가 블링크보다 엄~~청 빠르다거나 한것도 아니고, 요즘은 워낙 크롬이 웹브라우저의 산업 표준의 자격이라, GeckoView에서 제대로 표시 안되는 사이트도 있을테고 말이다. 모질라측에서도 아직 자신 없어서 렌더러를 넣어두고도 안쓰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