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의 마음에 안드는 점 세가지.

제 블로그, 요즘 많이 착해져서(?) 정치관련 글은 포스팅 안하지만, 몇가지 걸고 넘어가야겠다. 이것들만 생각하면 참…대선이고 뭐고 나라가 참 잘 굴러간다고 욕해주고 싶다.

1. 진실을 외면하는 정치인과 국민들.

아, 내가 노무현 정권의 성과를 반정도밖에 맘에 안들어하지만, 까놓고 말해서, 노무현 정권이 뭐 그리 욕먹을 정도의 정권이었나? 대통령이 수백억 해먹은것도 아니고, 아들이 사기치지도 않았고, IMF를 다시 부르지도 않았다. 정치인으로써 하기 힘든 성과도 있거니와 그 욕먹는 경제도 인터넷 검색해서 각종 지표 찾아보면 의외로 훌륭하다. 주가는 말할것도 없고, 수출은 사상 최대이고, 공약한 국민소득 2만불 달성에, 경제성장률도 OECD국가중 괄목할만한 순위에, 외환 보유고도 훌륭하다. 양극화? 양극화의 핵심요인은 IMF사태와 각종 경제위기때 받아들인 세계화와 노동시장 유연성이다. 세계화와 몇가지 노동정책에서 노무현의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분명한건 한나라당도 큰소리 칠수는 없다. IMF가 어느정권때 왔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어떠한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왔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그러한 진실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인기 없어진 노무현 정권에서 멀리 멀리 달아날려고만 하고, 노무현 정권을 공격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들은 더 나쁘다. 진실을 보려하지 않는 죄, 원인을 파악해보려 하지 않는 죄, 이 당이 아니면 저당, 저 당이 아니면 이 당만 생각하는 죄. 현재의 경제문제가 양극화, 즉 경제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분배의 문제와 그에 따른 경기회복 문제라면 어째서 복지정책과 재분배에는 신경을 덜 쓰는 우파 정당에 눈을 돌리는가? 설마 자신들은 서민이면서 재산(아파트)나 사업체(자영업)의 사장님이기도 하다는건가? 이해가 잘 안된다.

2. 합법적으로 국민의 입을 막은 선거법

가장 마음에 안드는 문제는, 한나라당이 그렇게 존경해 마지 않는 미쿡에서도 UCC(or UGC)에 의한 국민의 정치참여가 활발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러한 시도가 원천봉쇄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나라당에 의해서. 특정 정당이나 기업이 간단한 고소 고발 남용만으로, 국민들의 입이 봉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예전에 민주화가 덜 되었을때는 공권력을 남용해가며 욕먹으면서 국민의 입을 막았지만, 민주화가 되고 나서는 합법적으로 고소해서 국민들의 입을 막는, 아주 황당한 사태인 것이다. 한국의 인터넷은 정치와는 상관없이 원더걸스나 즐겨야 하는건가? 공평함이라는 허울좋은 대의를 위해 공식적인 자료이외에는 교환도 못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올바른 지도자를 뽑아라? 한나라당은 미쿡의 좋은점은 안 배우고, 고소 남발하는거나 배울래?

이런 문제는 비단 정치문제만 아니라, 각종 기업들의 비리나 노동문제, 소비자 서비스에 대한 문제등에서도 같이 작용한다. 기업들의 간단한 고소만으로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가 막혀버려 반대여론이 쉽게 초기진화가 되어버리는 사태”, “힘없는 약자가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정보교환과 집단 방어를 하지 못하는 사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것이다.
 

3. 인물이 없고 이미지 장사만 판친다.

이번 대선은 눈에 띄는 좋은 인물들이 없다. 전부 도토리다. 한명은 의혹과 위장의 대가이고, 한명은  X떼기 시리즈로 물러났다가 욕심나서 돌아와서는 정책도 없이 인기2위이고, 한명은 얼굴과 1등 공격이 유일한 무기이고, 한명은 노조단체에서만 왕이고, 한명은 기업 출신 이상론자이고, 나머진 떨거지다. 지난 대선에서는 일자 주름 노무현의 바람이라는 신선한 바람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것도 없다.

정책을 보고 뽑으려 해도, 내놓은 정책들이 현실보다는 이미지를 위한 뜬구름 잡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이념이라는 망령도 날뛰고 있고, 구시대적인 토목공사 국책사업도 전면에 부각되어 있다. 전부 이미지를 위해 뛰고 적의 이미지를 깍기 위해서만 힘쓰고 있다. 언론들도 마찮가지로 움직이고 있다. 제대로 정책을 비교한다든가 현실성을 깊고 심각하게 따지는 기사를 못본거 같다. 뭔가 TV에서 볼까 싶어서 TV를 틀었더니 각종 의혹 수사, 쓸데없는 지지율 조사결과, 같찮은 찬조 연설자들, 모 후보들의 TV토론 출연 거절…볼게 없다.

이렇게 이렇게 흘러가다가 12월 19일이 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