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관람료 인상 `뜨거운 감자`..”인상요인 검토해야”
요약하자면, 많은 영화들이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고, 몇년간 영화 관람료는 그대로였으니, 수익분기점을 조절하기 위해 영화 관람료를 만원으로 올리겠다….라는 생각들인거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거 아주 위험한 폭탄이다.
영화 관람료 만원이면, 두사람에 2만원이다. 한국 영화는 불법 DVD 10장이나, P2P불법 다운로드 영화 50편과 경쟁해야 한다. 2만원이면 ‘쉬고 가는(?)’ 모텔과도 경쟁해야 한다. 극장들을 커플들이 다 먹여 살린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니 이거 심각한 문제다.
지금 극장 영화는 아주 미묘한 상황에 있다. 한창 불법 다운로드와 불법 DVD판매, 영화 종영과 함께 방송되는 각종 케이블과 IPTV들로 인해, 극장 영화는 ‘경쟁자’가 있는 서비스화 되어 가고 있다. 쉽게 말해 ‘대체재’가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우리나라 영화들이 ‘괴물’이나 ‘디워’ 같은 영화는 대박나고, 그외에는 쪽빡이 나는지 잘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사람들은 돈 안아까울 대작 한국 영화는 “이런건 극장에서 봐줘야해”하고 아낌없이 쓰지만, 그외의 한국 영화는 철저하게 무시해버리거나 ‘대체재’를 소비한다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 관람료가 만원으로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5번 갈 극장을 4번으로 줄일 것이고, 그만큼 더 신중히 영화를 고를 것이다. 대작 영화의 비중이 낮고, 스타라는 외줄에 의지하는 한국영화는 더 엄격한 관객들의 평가와, 빈익빈 부익부를 당할 여지가 크다. 영화인들이 주장하는 ‘더 많은 영화가 수익을’보다는 ‘더 적은 영화가 더 큰 수익’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극장에 덜 가는 만큼 TV방영이나 디빅 나올때까지 기다리게 될것이고,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일부의 대작 한국 영화나 블럭버스터 해외 영화만을 볼것이다.
한국영화 위기가 다운로드 탓? 천만에~ 라는 익스트림 무비의 글에서 봤듯이, 한국 영화계는 지금까지 타이밍을 놓친 뒷북 주장덕에 오히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이 있다. 영화 관람료 인상이 오히려 작년에 한창 한국 영화의 흥행기에 이루어졌다면 관객들도 납득하고 수익에 플러스 요인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좀 수익이 줄어드니 그걸 바로 극장 관람료 인상으로 메꾸겠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스스로 목을 죄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