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해리 포터 소설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이유는 마음에 안드는 몰상식 캐릭터들이 하나씩 나와서 뻔한 악역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크한 스네이프 교수도 마음에 안들었다. 그런데 스네이프가…환타지 세상에 둘도 없는 순정남이었다니! 아아악…
그래서 해리 포터 소설을 다시 보게되고, 영화도 보게 되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5시간에 가까운(그래서 영화도 파트1,2로 나눠 개봉한) 장편인데, 그렇게 썩 마음에 드는 영화화는 아니다. 영화가 망가지진 않았지만 원작자가 깊게 개입해서 인지 영화가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했다는거 이상의 영화만의 매력은 그다지 없다. 특히 파트2는 싸우고 싸우고 싸우는데, 반지의 제왕의 전투씬처럼 소소한 재미도 없고, 전쟁 자체의 감정이입이 별로 안된다. 해리와 볼드모트의 1:1 맞짱에서 배경으로 뭔가 왔다갔다 하는 전투가 있을 뿐이다.
그외는 괜찮은듯 하다. 어둡고 막나가는 세상을 잘 표현했고, 조연들도 훌륭하고, 특수효과도 좋았다.
무엇보다 어릴때 부터 성인까지 주인공들과 학교 친구들의 성장을 보았다는 것이 이 영화 최고의 보람인거 같다. 그 꼬맹이 해리포터가 털복숭이가 되고, 론은 이제 귀엽게 멍청한 얼굴은 사라지고 인상이 무서워지고, 해르미온느는 그냥 여인이다. 네빌과 말포이 등도 이제 어린 티가 사라졌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헤르미온느가 부모의 기억속에서 자신을 지우는 것이다. 무척 슬픈 장면인데,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아, 너희는 그것만으로 존재가 지워지냐. 우리나라 같으면 인터넷에 퍼진 개인정보와 국가에 등록된게 많아서 존재가 안없어지는데. 였다. ㅋ
어째튼 늦게나마,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봤고…내일은 호빗을 극장에서 봐야지.
ps. 결국 볼드모트는 짱 쎄고, 사람 잘 죽이는 거 외엔 뭐 너무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비밀의 방에서의 볼드모트의 일부였던 톰은 그나마 머리를 썼는데, 볼드모트는 머리도 못쓰고, 스네이프에게 속고, 마법 지팡이의 주인에 대해서도 착각하고. 제대로 한게 없다.
비밀의 방에서도 속이고, 불의 잔에서 함정 파고, 몇몇 호크룩스에도 함정파고…함정만 잘파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