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적 로빈후드 (Robin Hood : Prince of Thieves, 1991)

로빈 후드에 대한 영화는 많지만, 제일 재미있는 것이라면 역시 이거다.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감상.

스토리는 전형적인 로빈 후드 영화이다. 십자군 원정 다녀온 주인공이 로빈 후드가 되어 폭정을 하는 높은 놈과 싸우며 도둑질하는 내용. 거기에 로멘스 추가, 우정과 의리 추가, 유머 대량 추가, 액션 추가… 흥행할 만한 내용은 다 집어넣고도 연출이 꼬이지 않은 대단한 영화이다. 이런 연출능력을 가진 감독이 다음 작품은…

특히 유머 부분은 이 영화의 진수인데, 정말 5분 단위로 웃긴 장면이나 대사가 나오는 영화이다. 왠만한 개그 영화보다 더 많이 웃긴 것을 시도하고 비꼬는 유머도 상당해서 30년이 지난 요즘 봐도 재미있고, 크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유명한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케빈 코스트너는 말 할 것도 없고, 나는 모건 프리먼을 이 때 처음 알게 되었다. 비꼬는 유머는 대부분 모건 프리먼이 담당하고 있다. 메리언 역의 메리 엘리자베스 마스트란토니오는 어비스에서 보던 강인하고 똑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투력이 안될 때는 찔끔찔금 악당을 괴롭혀 가며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이 대박. ㅋㅋㅋ 악역의 알란 릭맨은 다이하드 처럼 지능캐는 아니지만 나름 밸런스 맞는 악역을 보여준다. 적당히 매력도 있고, 적당히 추악하고, 적당히 잔인하달까. 조연인 크리스찬 슬레이터도 괜찮고, 카메오 수준이지만 숀 코너리도 나온다.

옛날 영화라 못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기를. 90년대 영화 중 재미만 따지면 터미네이터2에 이어 2위에 올려도 뭐라 할 사람 많지 않을 영화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6)

넷플릭스에 새로 추가 되어서 감상. 에휴…역시 극장에서 봤으면 돈 아까웠을 영화.

전작도 그렇게 훌륭한 영화는 아니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영화였다.

그런데 똑같다. 이야기 구성도 더 유치하면서 진행은 정신없고, 딱히 개성도 없고, 배우는 같고, 어른용인지 애들용인지 애매한 포지션 하며, 오글거리는 엔딩까지.

전작이 특수효과와 디자인, 배우들 때문에 봐줄만 했다면, 이젠 특수효과와 디자인, 배우들이 아깝기 시작한다. 이런 수준 영화에 아까울 정도로 특수효과와 디자인을 퍼 부었다.

정말 이 영화 제작하신 분들이 영화 주제처럼 과거에서 교훈을 얻기를.

 

ps. 알란 릭맨의 유작인데 아깝다. 말 몇마디 출연이 전부지만.

ps. 조니 뎁 폭망.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2010, 2011)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사실 해리 포터 소설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이유는 마음에 안드는 몰상식 캐릭터들이 하나씩 나와서 뻔한 악역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크한 스네이프 교수도 마음에 안들었다. 그런데 스네이프가…환타지 세상에 둘도 없는 순정남이었다니! 아아악…

그래서 해리 포터 소설을 다시 보게되고, 영화도 보게 되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5시간에 가까운(그래서 영화도 파트1,2로 나눠 개봉한) 장편인데, 그렇게 썩 마음에 드는 영화화는 아니다. 영화가 망가지진 않았지만 원작자가 깊게 개입해서 인지 영화가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했다는거 이상의 영화만의 매력은 그다지 없다. 특히 파트2는 싸우고 싸우고 싸우는데, 반지의 제왕의 전투씬처럼 소소한 재미도 없고, 전쟁 자체의 감정이입이 별로 안된다. 해리와 볼드모트의 1:1 맞짱에서 배경으로 뭔가 왔다갔다 하는 전투가 있을 뿐이다.

그외는 괜찮은듯 하다. 어둡고 막나가는 세상을 잘 표현했고, 조연들도 훌륭하고, 특수효과도 좋았다.

무엇보다 어릴때 부터 성인까지 주인공들과 학교 친구들의 성장을 보았다는 것이 이 영화 최고의 보람인거 같다. 그 꼬맹이 해리포터가 털복숭이가 되고, 론은 이제 귀엽게 멍청한 얼굴은 사라지고 인상이 무서워지고, 해르미온느는 그냥 여인이다. 네빌과 말포이 등도 이제 어린 티가 사라졌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헤르미온느가 부모의 기억속에서 자신을 지우는 것이다. 무척 슬픈 장면인데,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아, 너희는 그것만으로 존재가 지워지냐. 우리나라 같으면 인터넷에 퍼진 개인정보와 국가에 등록된게 많아서 존재가 안없어지는데. 였다. ㅋ

어째튼 늦게나마,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봤고…내일은 호빗을 극장에서 봐야지.

ps. 결국 볼드모트는 짱 쎄고, 사람 잘 죽이는 거 외엔 뭐 너무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비밀의 방에서의 볼드모트의 일부였던 톰은 그나마 머리를 썼는데, 볼드모트는 머리도 못쓰고, 스네이프에게 속고, 마법 지팡이의 주인에 대해서도 착각하고. 제대로 한게 없다.
비밀의 방에서도 속이고, 불의 잔에서 함정 파고, 몇몇 호크룩스에도 함정파고…함정만 잘파는 듯?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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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원래 정신 없고 큰 줄거리가 없는 블랙유머 덩어리의 작품이다. 게다가 라디오 시리즈, TV시리즈, 각종 책, 게임 등 다양한 작품이 다 달라서 원작자인 더글러스 애덤스 본인도 미처 정리를 못했다. 따라서 나는 이게 영화로 나올 것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나온 결과물은 웬 걸. 역시 정신 산만하고 전체적인 주제가 뭔지 모를 괴작이지만 한 없는 웃음을 주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수시로 나오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애니매이션은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양놈 센스의 유머에다가, 책을 보지 않았다면 이해가 불가능한 내용(왜 피츄니아 화분이 떨어지면서 그런 소리를 했는지, 타월이 왜 중요한지 등등)이 많이 나와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에는 좀 그런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매니아들의 입을 타고 소문이 나서 우리나라 영화관에서 연장상영을 한 역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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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나에게 조이 디샤넬의 귀여움을 알게 해준 영화이다.(그러나 이젠 아줌마…) 아서 데트역의 마틴 프리먼, 마빈 목소리를 낸 알란 릭맨, 슬라티바트패스트 -_- 역의 빌 나이 모두 러브 액츄얼리에서 봤던 배우라 반가웠다.

참고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1130
http://www.imdb.com/title/tt0371724/
http://ko.wikipedia.org/wiki/은하수를_여행하는_히치하이커를_위한_안내서_(영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

사실 전 이 영화를 볼 준비를 게을리 한걸 후회하는 중입니다. 영화를 보는 재미가 줄어들까봐 사전 정보를 전혀 알아두지 않았습니다. 그저 유명하고 작품성을 높게 평가를 받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라는 점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 리드미컬한 연속 목따기와 피의 향연이라니… 제 여친이 같이 영화를 보고 울먹이면서 원망하더군요 -_-; “뭐 이런 영화를 보자고 했어?”

팀 버튼의 작품들은 그동안, 내용의 잔혹성과는 별도로 영상적으로는 그리 잔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상은 한껏 비틀리고 탈색된 동화적인 느낌이었죠. 그런데 이 영화는 달랐습니다. 조니 뎁의 목따기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확실하게 보여줄수 있는 카메라 각도와 클로즈업의 피 튀김으로 보여줍니다. 그 모습은 ‘저러다 죽여서는 안될 사람을 죽이지’하는 느낌을 관객에게 확실히 주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나죠. 피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영화는 거의 무채색 분위기지만 피만은 그 색 그대로 보여줍니다.

영화 자체는 무척이나 깔끔하고, 스피디하고, 짜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분명하고, 연기와 노래도 다들 잘하죠. 뮤지컬의 약간 과장된 버전으로 말입니다. 조니 뎁은 여전히 조니 뎁 답고, 헬레나 본햄 카터는 다크서클 분장을 하니 해리포터때랑 너무 비슷합니다. 알란 릭맨도 다른 사람에게 낮은 목소리로 겁줄 때는 해리포터의 스네이프교수랑 똑같아요. 그만큼 배역은 잘 골랐다는 의미도 되죠.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산업혁명기의 노동계층의 몰락은 먼 옛날+외국의 이야기이고, 주인공이 국외로 추방당한후 고생하는 것은 영화에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냥 관객이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설정부분이죠. 게다가 장면의 잔혹함때문에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거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음식 먹다가 손가락이 나오는 것은, 인육에 대한 클리세라고 할수 있을까요. “신장개업”에서도 그랬고, 얼마전에 있었던 미국 웬디스의 어떤 여성의 손가락 사기사건도 그렇고 말입니다. 고기를 갈아서 쓰면서 손가락이라니, 다소 말은 안되지만.

ps.

이 영화, 사실 조니뎁의 헤어스타일을 예전에 보고 ‘베토밴인가?’라고 생각했던적도 있습니다;;;

http://www.imdb.com/title/tt0408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