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트렉 디스커버리(Star Trek: Discovery) 시즌1 후기

결론은 역시 불만족 스럽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제는 ‘스타플릿의 이상을 지키는 것’이지만, 내용을 보면 스타플릿이 결국 적을 막기 위해 대량학살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달라진게 없다. 협박하는 역할을 여자 클링곤에게 떠넘겼을 뿐. 그래놓고 이상을 지켜냈다고 훈장 나눠주고 있다.  모성에 폭탄 하나 심었다고 협박해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클링곤? 이라는 것도 어이 없는 설정.

SF로의 참신함도 균사망을 통한 순간이동이라는 것 뿐이다. (그마저도 너무 만능으로 써먹힌다) 그 외의 소재는 대부분 다른 SF나 이전의 스타 트렉 재탕이다.

배우들의 연기나 특수효과는 나쁘지 않지만, 너무 과한 분장으로 외계인들이 표정이 없다.  클링온이 죄다 클링온어만 쓰는 것도 좋은 시도이긴 하지만, 애초에 어색한 외계어를 발음하느라고 연기가 제대로 안되는 듯한 느낌이다. 언어에 별로 감정이 안실린다. 게다가 특수 분장 덕에 표정도 안변하니 말하는 로봇 갖다 놓은 느낌으로 연기한다. 클링온이 제대로 클링온 다울 때는 몸 싸움 할 때 뿐이다.

이야기 전개도 매번 ‘얘는 알고보니 다른 놈이었다’ 식의 반전을 써서 식상하다.   로르카 선장도, 타일러도, 미러 유니버스의 스타메츠도 매번 그런식으로 정체가 밝혀지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너무 우려 먹는 듯.

또한 각각의 캐릭터를 살리면서, 그 캐릭터들이 팀으로의 결속하는 것이 매력이던 스타 트렉이, 로르카 선장이 흑막이어서 탈락하다 보니 이전과 같은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더그 존스가 선장의 역할을 대신하고는 있지만, 역시 브리지 크루들의 개별 에피소드가 없어서 부족하다.

이번 스타 트렉은 그냥 선장이 아닌 흑인 여성과 아시아인 여성이 주역이라는 점 정도가  특징일 뿐,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게 흘러가 버렸다.

넷플릭스의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Star Trek: Discovery) 1,2화를 보고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이래저래 마음에 안든다.

우선 기존 스타트렉 팬으로서는 많이 실망 중이다. 디자인이야 시대가 달라졌으니 달라질 수도 있다. 제복이나, 우주선, 클링온…다 새로워도 좋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10년전이라 하기엔 너무 다르지만)

하지만 기존 TV시리즈의 계승이나 세계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0점에 가까운 작품이다. 사렉이 나오고, 클링온이 나오고, 오리지널 페이저총이 나온다 정도? 그외에 무엇이 스타트렉인가?

스타플릿의 정신은 몇번 언급될 뿐이고, 클링온은 그냥 나쁜 놈이고(내분을 잠재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좀 식상해…), 우주전쟁과 활극만이 1,2편을 채우고 있다. 다만 주인공이 TNG의 워프처럼 다른 종족(벌컨)에게 키워진 인간이라는, 경계선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라는 것 정도. 그마저도 마치 스타트렉 비기닝의 커크처럼 너무 앞서나가 선장과 티격태격하다 감옥에 갇힌다. 그러고보면 ‘우주 탐험의 일상’보다 우주활극과 험난한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타트렉 TV시리즈보다는 리부트 세계관의 스타트렉 영화들과 닮았다.

고작 2화만 나왔을 뿐이니 앞으로 두고봐야겠지만, 아무래도 기존 팬보다는 스타트렉 최신 영화를 이어가려 하는 듯 하다. TOS의 10년전이라는 설정은 그냥 기존 작품과 충돌만 막자 정도 의미일 뿐이고.

기존 팬의 마음을 버리고 보기에는 괜찮다.

요즘 유행하는 미드들 처럼 큰 스케일로 시작을 잘 했고, 인물들도 조금 식상하지만 괜찮다. 특히 특수효과는 왠만한 극장용 영화 수준이다.

ps. 위험한 탐사하는데 여자 대원 하나 보내고, 적장을 사로잡아 오는데 여자 둘 보내고…이거 무슨 미친 사고방식이지? 그것도 선장과 부선장. 둘다 죽으면 배는 누가 키우냐?

ps. 양자경이라 기대했는데, 무공같은게 나올리도 없고…역시 클링온에게는 몇 합 못 버티고 끔살.

ps. 생명신호가 없는 사람은 전송 못한다니…? 그럼 무생물은? 심정지 환자는? 엄청 융통성 없는 전송 시스템이네. (설정충돌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