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마블 히어로 시리즈인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가 모여 ‘디펜더스’라는 한 팀을 이루는 드라마. 아이언맨으로 시작한 극장용 마블 영화들이 어벤저스에서 한 팀을 이루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총 8에피소드로 어벤저스와 비슷하게 이야기 진행이 빠른 편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보다는 액션씬이 많다.
데어데블과 아이언 피스트의 숙적인 핸드가 드디어 모든 모습을 드러내는데, 역시 핸드의 주 목적은 소생을 통한 영생. 그동안 뭔가 심오한 분위기를 풍겼던 것에 비하면 꽤 쪼잔하다. 밸런스 탓인지 데어데블을 꽤나 괴롭혔던 닌자의 보스는 핸드의 5수장 중 무력이 가장 강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의외로 약한 모습만 보여준다. 핸드의 리더인 시고니 위버도 엘렉트라(블랙 스카이)에 집착하는 반복만 하다가 허무하게 퇴장.
디펜더스도 영웅들의 밸런스가 별로 안 맞는 느낌이다. 제시카 존스는 탐정으로서 조사 같은 걸 잘 하는 면은 보여주지만, 내구성과 무술이 없어서 인지 막상 괴력이 전투에는 큰 도움이 못 된다. 최고의 탱커여야 할 루크 케이지도 워낙 상대들이 재빠르니 많이 얻어맞아 나가 떨어지고, 전투는 거의 데어데블이 이끌어 간다. 아이언 피스트는 계속 이용만 당해서 발암.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기회가 없었지만 이 뭉침성 없는 팀의 방향을 매번 정리해주는 클레어가 오히려 가장 빛났다. 미스티는 여전히 능력 발휘 못하고 뒷북만 치다 팔이 뎅겅. 콜린 윙은 큰 도움은 아니지만 한 역할 했고.
스토리를 보면 적도 핸드이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들이 엘렉트라, 데어데블, 아이언 피스트, 스틱이기 때문에, 영웅들이 모여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데어데블-아이언 피스트로 이어지는 스토리에 제시카 존스와 루크 케이지가 합류한 정도 느낌이다. TV판 드라마로 보기에 대규모 전투가 많기 때문에 볼 만은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
가장 어이 없는 것은, 마지막에 디펜더스가 핸드와 싸우다 벌인 불법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설치던 경찰이 그냥 없던 일로 넘어간 것. 너무 편한 전개다. 그 큰 건물도 폭파했는데… 다들 조사 한두번 만에 핸드 본거지인 미들랜드 서클을 알아내서 찾아간 것도 편한 전개. 수 천년간 모습을 숨겨온 조직이 참…
그래도 지긋지긋한 핸드가 무너졌으니(아직 확인사살 못한 수장이 있지만) 이제 좀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