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그곳엔 아버지의 대를 이어 30년째 세탁소를 고집해온 강태국이 있다.
오아시스세탁소에 걸려있는 수백 벌의 옷들 하나하나에는 소시민의 삶이 담겨있다.어리숙한 광대 세탁배달부 염소팔…40년 전에 어머니가 맡겼던 세탁물을 찾아 희망을 갖게 되는 어느 불효자.. 멀쩡한 옷을 찢고, 문양 넣는 신세대 여학생…명품 매니아족 나가요 아가씨…그럴듯한 무대의상을 빌리고자 하는 가난한 연극배우 등…
코믹한 에피소드와 웃음을 가지고, 다양한 소시민들이 오아시스 세탁소를 거쳐가며, 그들의 일상과 삶을 세탁소에 맡겨놓는다. 소시민들이 맡긴 옷 한 벌 한 벌 마다 옷을 맡긴 그들의 삶과 찌든 때가 진하게 담겨있다.
‘사람은 어렵게 살고 있구나, 이 사람은 힘 좀 쓰면서 살고 있구나, 이 사람은 외롭구나…’
30년 세탁쟁이 강태국은, 시치고, 감치고, 단대고, 시접처리하고 옷들만을 세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진짜 세탁해야 되는 것은 말이야 옷이 아니야, 바로 이 옷들의 주인 마음이다?’라며 사람의 마음까지도 다려낸다.
죽어가는 어머니의 ‘세탁’이란 말 한마디에 엄청난 유산이 세탁소에 맡겨진 빨래 속에 있다고 믿는 가족들은 세탁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찾는 사람에게 재산의 반을 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강태국의 가족까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야심한 밤… 욕심많은 사람들의 습격작전으로 수백 벌의 옷들 사이로 오아시스세탁소는 아수라장이 되어가는데…
그녀와 함께 보러간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각종 수상경력을 가진 연극답게 지루하지 않도록 잘 배분된 웃음, 과장되지만 살아있는 캐릭터, 상징적인 심리묘사, 마지막에 오는 감동 어느 하나 빼놓지 않은 명작이다. 특히 돈에 대한 끝임없는 현대인의 추구와 오히려 돈에 쫒겨 인간성을 버리는 모습을 비꼬아 보여주고 그것을 세탁해서 보여주는 결말은 웃음과 함께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강태국 아저씨와 부인, 염소팔역을 맡으신 분들의 연기는 최고이다.
관객에 대한 경품으로 세제를 주는 재치에 한번 더웃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약 100명이 들어가는 관객석이 너무 비좁고, 앞쪽은 앉은뱅이 의자에, 뒤쪽은 작은 임시의자인데다가, 매진처리를 제대로 안했는지 정원보다 10며명이 더 들어와서 그 분들은 무대옆 틈바구니 같은데 끼어 앉아야 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 분들은 각도가 안나와서 제대로 감상을 못했을 것이다. 앞쪽에 앉은 사람들도 다리에 쥐가 났을것이 틀림없다.
어째튼, 연극을 좋아하시고 아직 안보신 분이라면 꼭 보시길. 별 5개쯤 줘야할 연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