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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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와이프와 KT 올레의 두배 이벤트로 받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보러 갔습니다. 대사도 없고 작은 무대지만, 역동적인 비보이 춤을 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통통하게 생기신 배우 한분이 정말 개그맨 저리가라 하게 웃기더군요. 주연 여배우도 무척 예뻤습니다. 한번 쯤 볼만한 공연입니다.

공연 장소는 경향신문사 사옥 3층이며, 공연시간은 1시간 30분정도.

다만 아쉬운 것은, 원래 한주 전 주말에 보려고 예매했는데, 갑자기 다른 공연을 해야 한다며 예약을 미루어야 하더라구요. 홈페이지가 플래시 도배인데다, 초대권 일렬번호가 엄청나게 길어서 불편하게 겨우 예매했더니….

그리고 공연을 관람한 다음날에는 정부가 철도노조 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경향신문사를 불법으로 쳐들어간 날이었습니다. 어쩐지 경찰이 많더라니. 일요일날로 날짜를 잡았으면 와이프와의 연말 분위기를 망칠뻔 했군요. 하여간 정부 하는 짓이 요즘 마음에 안드네요.

연극 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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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연극 라이어를 봤습니다. 볼 사람은 다 본 연극일텐데, 저는 이제야 봤네요. 12년 된 연극이라는데 그래도 만원이더군요.

(이하 스포일러 주의)

내용은 다 아시다시피, 주인공은 바로 택시 기사인데, 바로 옆동네에 마누라를 각각 두고 두살림을 차리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택시 기사라는 점을 이용해서 양쪽 집에 안 들키게 생활하고 있는거죠. 그런데 우연히 강도를 잡게 되면서 언론에 노출되고, 형사가 조사를 하면서 일이 꼬입니다.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부르고 상황이 점점 꼬여가는 것을 보여주는 코메디 연극입니다.

상당히 재미 있습니다. 연극이라 그런지 다소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면도 있더군요. 너무 동성애 소재로 웃기려 하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라이어2가 좀더 진행은 부드러웠던 듯 합니다. 라이어2는 20년 뒤를 다루고 있는 외전인데, 자라난 자녀들때문에 들킬 위기가 생겼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라이어1이 더 재미있다지만, 저는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인지 라이어2를 좀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라이어2를 본지도 5년이 넘어서 지금은 좀 다르겠군요. 햇수가 지나면 배우들이 바뀌고, 같은 배우라도 매번 상영할 때마다 다른것이 연극의 장점이자 단점인 듯 합니다.

뮤지컬 코미디쇼 이정표 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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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이 표를 구해와서 공짜로 보개된 ‘품바’라는 뮤지컬입니다. 같은 제목이면서 다른 연극 작품들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다른 작품으로 오해하지 마시길. 이건 배삼룡씨의 양아들인 이정표씨가 나오는 품바입니다.

내용상으로는 거지들의 애환을 그린 것이지만, 사실 등장 배우들의 코메디 개인기에 100%의존하는 작품입니다. 다들 웃기는 실력도 출중하고 노래나 연주실력도 좋습니다. 다만 웃기는 방식이나 노래들이 죄다 40대 중후반 이상이 즐길만한 그런 분위기군요.

그리고 배삼룡씨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었고, 그게 슬프신건 이해가 가지만, 공연할때 수시로 (다소 뜬금없이) 배삼룡씨를 거론하고, 배삼룡씨의 개인기를 흉내내서 보여주는 것은 그리 좋지만은 못한거 같았습니다.

스타킹에 출연했었던 최형선이라는 여자분이 여주인공으로 나오는데, TV에서 볼때보다 더 젊고 예쁜거 같더군요. ㅎㅎ (사실 28살밖에 안되었다던데) 노래도 무척 잘 불렀습니다.

공연시간은 2시간 20분정도 되고, 공연 장소가 좀 좁아서 늦게 가면, 옆방향 좌석에서 앉아서 봐야했습니다.

뮤지컬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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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준섭과 지연은 스무 살 대학 신입생이다. 둘은 새 인생에 대한 기대를 안고 동거를 시작했고, 그 결과로 ‘임신’이라는 전혀 예기하지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신세대…
‘이혼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신세대…
그들에게 있어 ‘임신’이라는 사실은 충격이다. 그들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아이란 참 묘한 것이야. 나와 너를 닮은, 우리 둘을 섞어 놓은 생명체가 태어나다니…’
결국 준섭과 지연은 결혼이라는 문제를 제쳐 놓은 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

Story 2
기다리던 임신 소식에 너무나 행복한 30대 부부 성규와 미래
그들에게 있어 더 이상의 더 이하의 큰 행복은 없는 듯 둘은 아기가 태어난다는 기대감에 차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임신이 오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둘은 실의에 빠진다.
성규와 미래는 의사의 조언대로 ‘난자와 정자의 결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이러한 노력이 투쟁에 가까워질 무렵 둘은 너무나 지친다.
‘부부에게 있어 아이란 무엇인가?’
불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괴로워하는 성규를 위로하며 미래는 자신의 사랑의 대상이 ‘성규’임을 확인시킨다.
성규와 미래는 진실된 사랑의 힘으로 불임의 현실을 이겨낸다. 언젠가 둘에게도 아이가 생길테니까.

Story 3
영상과 혜연은 40대 부부이다.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에서 돌아온 이들은 새로이 시작되는 제 2의 인생에 잔뜩 부풀어 있다. 하지만 이미 세 아이를 키워낸 영상과 혜연에게 ‘임신’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나타난다.
‘이제는 둘만의 시간을 누릴 때가 왔는데… 우린 지금 그렇게 젊지 않은데…’
막내까지 대학에 보내고 이제는 부부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기대감, 이제 비로소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던 혜연에게 있어 네 번째 임신은 골칫거리이다.
‘아내가 다시 임신하다니…’ 영상은 다시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에 흥분해 있다. 그러나 마냥 즐거워하던 영상도 자신을 돌아보니, 그다지 젊지 않은 나이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 키우기로 젊은 날을 보낸 혜연, 새 생명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가 없다. 늘 아버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영상도 다시금 그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 결국 둘은 결정한다. 네째 아이를 낳기로..

뮤지컬 베이비는 20대, 30대, 40대 세 커플의 임신에 대한 이야기가 경쾌한 노래와 코믹한 진행으로 섞이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뮤지컬이다. 원래 1983년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을 들여온 것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여자친구가 매우 보고 싶어해서 거의 마지막 공연을 보고 왔다.

솔직히 제대로된 뮤지컬은 학생때 누군가를 따라서 뭔지 모르는거 하나 본 이후로는 처음인데, 노래와 연극이 그렇게 절묘하게 연결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다들 노래도 기가차게 잘 부르시고(그렇게 율동하면서 그렇게 길고 높게 부르면 숨도 안차나…배우분들이 몇분 빼고는 몸집도 작은편이던데;;), 침대 하나로 3장소와 3커플을 이어주는 무대연출도 대단했다.

가장 중요한 줄거리는 아기를 낳는데에 대한 부담, 기대감, 주변의 여건등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상황과 심리묘사이다. 노래와 연기로 표현하는 심리묘사가 참 탁월하다.

공연은 끝났지만, 혹시라도 다시 공연하게 되면 결혼 예정인 커플들에게 적극 추천. 뮤지컬 보고 나면 아이를 많이 낳자는 정부 캠페인에 막 동참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자료 출처
http://ticket.interpark.com/TIKI/Main/TikiGoodsInfo.asp?GoodsCode=06002132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줄거리

혼탁한 세상 한가운데 자리잡은 허름한 오아시스세탁소…
그곳엔 아버지의 대를 이어 30년째 세탁소를 고집해온 강태국이 있다.
오아시스세탁소에 걸려있는 수백 벌의 옷들 하나하나에는 소시민의 삶이 담겨있다.어리숙한 광대 세탁배달부 염소팔…40년 전에 어머니가 맡겼던 세탁물을 찾아 희망을 갖게 되는 어느 불효자.. 멀쩡한 옷을 찢고, 문양 넣는 신세대 여학생…명품 매니아족 나가요 아가씨…그럴듯한 무대의상을 빌리고자 하는 가난한 연극배우 등…
코믹한 에피소드와 웃음을 가지고, 다양한 소시민들이 오아시스 세탁소를 거쳐가며, 그들의 일상과 삶을 세탁소에 맡겨놓는다. 소시민들이 맡긴 옷 한 벌 한 벌 마다 옷을 맡긴 그들의 삶과 찌든 때가 진하게 담겨있다.

‘사람은 어렵게 살고 있구나, 이 사람은 힘 좀 쓰면서 살고 있구나, 이 사람은 외롭구나…’
30년 세탁쟁이 강태국은, 시치고, 감치고, 단대고, 시접처리하고 옷들만을 세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진짜 세탁해야 되는 것은 말이야 옷이 아니야, 바로 이 옷들의 주인 마음이다?’라며 사람의 마음까지도 다려낸다.

죽어가는 어머니의 ‘세탁’이란 말 한마디에 엄청난 유산이 세탁소에 맡겨진 빨래 속에 있다고 믿는 가족들은 세탁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찾는 사람에게 재산의 반을 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강태국의 가족까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야심한 밤… 욕심많은 사람들의 습격작전으로 수백 벌의 옷들 사이로 오아시스세탁소는 아수라장이 되어가는데…

그녀와 함께 보러간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각종 수상경력을 가진 연극답게 지루하지 않도록 잘 배분된 웃음, 과장되지만 살아있는 캐릭터, 상징적인 심리묘사, 마지막에 오는 감동 어느 하나 빼놓지 않은 명작이다. 특히 돈에 대한 끝임없는 현대인의 추구와 오히려 돈에 쫒겨 인간성을 버리는 모습을 비꼬아 보여주고 그것을 세탁해서 보여주는 결말은 웃음과 함께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강태국 아저씨와 부인, 염소팔역을 맡으신 분들의 연기는 최고이다.

관객에 대한 경품으로 세제를 주는 재치에 한번 더웃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약 100명이 들어가는 관객석이 너무 비좁고, 앞쪽은 앉은뱅이 의자에, 뒤쪽은 작은 임시의자인데다가, 매진처리를 제대로 안했는지 정원보다 10며명이 더 들어와서 그 분들은 무대옆 틈바구니 같은데 끼어 앉아야 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 분들은 각도가 안나와서 제대로 감상을 못했을 것이다. 앞쪽에 앉은 사람들도 다리에 쥐가 났을것이 틀림없다.

어째튼, 연극을 좋아하시고 아직 안보신 분이라면 꼭 보시길. 별 5개쯤 줘야할 연극이다.

대학로 개그 콘서트


록큰롤형제와 탱코걸을 보고 나서 주는 할인 쿠폰으로 1인당 7천원에 본 저렴한 공연이다.
개그콘서트라고 해서 신나게 웃을거라 생각했지만, 한 7,8번 웃고 만거 같은 다소 허무한 공연이었다. 원래는 저 사진처럼 인원이많았는데 다 도망갔다고 자신들이 말할정도로 인원이 매우 적고, 뭔가 원래 했던 것을 줄여서 공연하고 있는 듯하며, 즉흥적이고 몸으로 때우는 개그가 많다. 특히 마지막 살인의 추억을 가지고 패러디한 개그는 결말도 없고, 그리 웃기지도 않아 다소 허무했다.

그래도 가격이 저렴하고, 배우들도 노력하고, 몇번은 그녀와 함께 크게 웃었으니 된건라고 생각하고 있다.

록큰롤형제와 탱고걸


스토리 (스포일러이니 볼계획이 있는 사람은 읽지 말것)

무식한 형과 어설픈 동생, 형제 도둑은 금고와 목표량을 정해 놓고 검은돈을 훔치는 도둑들이다. 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고아원에서 고생한 기억 때문에, 어떻게든 돈을 벌어 좋은 일에 쓰려는 것.

그러한 형제는 외로움에 빈방을 사용할 여자를 구한다. 하지만 그 빈방을 찾아온 미녀는 사실은 그 형제에게 복수하려고 의원에게 매수된 악당의 여자였는데… 결국 그 미녀는 자신을 따듯하게 대해준 형제를 쏘지 못한다.

거의 뻔한 스토리에 5명(실제로는 거의 4명)이 연기하는 1시간이내의 짧은 연극이다. 장소도 대학로 코미디 아트홀이라고 5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인데, 인기가 없는지 10명정도만 입장.

대작이나 걸작이라 할수는 없지만, 자잘한 코메디는 재미있고, 연기도 열심히하고, 가격도 삐끼들에게 부탁하면 2명에 2만원으로 최대한 할인받아 볼수 있으며, 이것저것 할인권도 주기 때문에 적당히 시간 때울 분들에겐 추천한다. (대학로에 생각보다 삐끼들이 다시 극성인데 뭔가 문제가있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