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성급하게 예상하자면, 다음 집권당은 한나라당이 유력하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의 행태는 상당히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오래전 노태우 시절부터 진행되어 온 작전통수권 문제를 마치 대통령이 갑자기 안방에서 꾸며서 선언한 것인양 호도하고 대통령을 그에 대해 무지하다고 주장해놓고, 오히려 다른 나라의 대사가 한마디해주니 그제서야 말 못하는 상황이라니…
외국 대사보다 대통령을 업신여겼다는 점을 빼놓더라도, 한나라당은 대통령에 대해 공세를 하기 전에 미국에 문의한번 안해보고 반발을하여 미국과의 친분도 의심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노무현의 고도의 작전에 말려 버렸다. 미국의 이익과 지위에 대해 미리 알아서 기어 버린 셈이고, 보수세력에 대한 리더쉽도 잘못 발휘해버린 셈이다.
아무리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우방이고, 동맹국이며, 생존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나라라 할지라도, 우리가 상대해야 할 강대국은 주변에 많다. 하나의 나라에 대해서만 알아서 기는 정권이 탄생하면 이 4강의 틈바구니에서 현명히 살수 있을까. 그리고 FTA협상등 몇몇 안건은 미국과 싸워야 하는 일인데 한나라당이 그런것을 진행한다면 과연 현 정권보다 더 유리한 주장을 미국에게 펼 수 있을까?
지난 큰 선거들 때 열린우리당이 성공했던 경우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한나라당이 미워서 반사이익을 얻은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은 잔머리 잘굴리는 대통령의 행동거지에 일일이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할게 아니라 자신들의 소신을 가지고 좀더 멀리 보고 행동해야 한다.
지금까지 하는 짓을 봐서는 한나라당은 노무현의 반대에 서는것만이 자신들의 결집력이고 아이덴디티인거 같다. 이번 사건이 그것을 증명해 버린 것이다. 지금까지는 열린우리당이 삽질을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인기를 되찾았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할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