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2020)

귀여운 분위기의 독특한 학교 퇴마물. 넷플릭스에서 감상.

이 세계관에서는 유령이나 요괴, 정신에너지가 젤리같은 물질(엑토플라즘?)으로 묘사되는데, 그게 또 보이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그게 보이는 능력자들끼리 비밀결사 조직이나 기업 같은게 있어서 가족이라고 서로 부르고, 자기들끼리 이익을 추구하는 뭔가 있는 듯.

그리고 그 젤리들이 대부분 귀엽다. 총천연색 젤리, 하트젤리 모양이거나 우무문어 같이 생겼다. 거기에 그 능력자 중 하나인 보건교사 안은영이 젤리들이 이상하게 많은 학교에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분위기가 한없이 귀엽고 장난끼 있는 분위기가 되다가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 끼어 들어가면 한없이 우울한, 양면을 오고가는 것이 특징이다. 배경에 노래도 “보건교사다, 잽싸게 도망가자, 죽게 생겼다, 잽싸게 도망가자” 라든지…하여간 웃긴 노래와 우울한 노래가 섞여 있다.

주인공은 30대 보건교사 안은영과 20대 한문교사 홍인표로 캐릭터도 재미있는 조합이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 어울린다.

다만 어두운 이야기 부분의 끝이 애매하고 이상하다. 악당 분위기 풀풀 풍기던 매캔지도 엄청 강적인 줄 알았더니 안은영이 한번 거처를 뒤집으니 물러나고, 마지막도 잔뜩 죽어나갈 것 같은 분위기더니 학교 한번 부수니 끝난다. 그것도 다음 장면에 다 고치고… 뭔가 의외로 쉽게 해결하지만 확실하게 끝내지 않는 느낌.

내 평가는 별 3.5개.

ps. 예쁜 모델 출신 20대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화장을 거의 안한 경우가 많아서 그냥 고딩으로 보인다. 특히 옴잡이 백혜민역으로 나온 송희준. 얼굴은 고딩인데 안은영과 나란히 섰을 때 키가 엄청 커서 놀라게 됨.

ps. 안은영역의 정유미를 보면 항상 목에 눈이 간다. 긴 원통형 목에 작은 머리가 얹어져 있는 특이한 외모이다.

부산행(2016)

넷플릭스에 작년 최대흥행 국산영화가 뜨다니, 넷플릭스 많이 컸다.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좀비 아포칼립스를 수입한 영화 되겠다.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는 안 좋아해서 거의 안보지만.

영화 스토리도 잘 짰고, 인물 구성도 괜찮고, 연출도 나쁘지 않은 듯. 특수효과도 그 정도면 괜찮고, 엑스트라들이나 기차들을 동원한 것 등을 보면 여러모로 정성을 많이 들여 만든 영화다. 배우들 연기가 약간 어색한 경우도 있지만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마지막에 공유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치한 신파가 등장하지만 아빠로서 용서해 줌.

공유는 딱 평소 연기하던 정도 느낌이라 큰 임팩트를 주지 못 하고, 마동석과 정유미가 나름 개성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공유의 딸 역인 아역 김수안(캐릭터 이름이 서수안…이야 캐릭터 이름 쉽게 짓는다)이 마지막에 아빠를 붙잡으려 우는 연기도 좀 인상 깊었다. 노숙자역의 최귀화는 연기는 좋았지만, 너무 해결사 캐릭터 느낌이라 별로.

오랫만에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 마눌님도 좋아하셨다.

 

ps. 공유는 기관차 브레이크를 어떻게 금방 알아 봤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