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의 원조인 영국에서는 1820년대 증기기관을 이용한 자동차가 등장해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 버스가 만들어지고, 점차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당연히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석탄재가 길에 버려지는 등 문제가 늘어났다.
그러자 자동차 때문에 손해를 입은 마차나 철도 관련 업자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문제 재기와 로비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만들어진 법이 1865년 만들어진 적기조례(Red Flag Act).
이 법은 자동차의 폐해를 막는다며, 붉은 깃발을 단 마차로 자동차 앞을 선도하게 만들었다. 즉, 마차의 속도(시속6Km)로 자동차를 제한해버린 것이다.
결과는 그냥 삽질. 당연히 시대의 흐름인 자동차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었고 몇십년만에 법은 바뀌었다. 대가로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미국과 독일을 따라갈 수 없었고, 그마나 생겨난 회사들도 인수 합병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많은 적기조례가 있다. 만화가 폐해가 많다면서 만화를 규제해서 우리나라 만화계는 현재까지 거의 빈사상태이다. 그렇다고 만화가 없어진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외국 작품 수입해서 널리 판매된다.
댓글의 폐해가 많다면서 실명제를 비롯해 여러 규제를 해놓고, 결국 우리나라 웹서비스들이 글로벌하게 발전할 토양을 잃게 했다. 이제 우리나라 웹은 점차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에 주도권이 넘어갈 것이다.
이제는 게임이다. 게임의 폐해가 많다면서, 어차피 게임의 발전과 일상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데도, 규제하려 한다. 마침 우리나라 게임 업계가 우리나라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로 야금야금 뻣어나가려는 시기이다. 규제를 하면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없고, 게임이 학원폭력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구체적이지도 않다. 그러면서 일단 규제부터 서둘러 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폐해들이 많다. 대기업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물가나 물류의 문제, 교육 문제, 행복도와 자살율의 문제, 출산율의 문제, 교통사고 등등. 수 많은 문제는 미리 예방하거나 조치를 취하지도 못 했으면서, 굳이 IT관련 문제만은 미리미리 서둘러서 과잉 규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