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John Wick, 2014)

존 윅 영화는 내용은 별거 없다. 어리석은 조직 보스 아들이 전설의 킬러를 잘 못 건드려서 다 죽는 스토리. 어차피 내용이 아니라 액션 보라고 만든 영화.

그런데 그 액션이 꽤 매력 있다. 키아누 리브스가 매트릭스 때처럼 날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요즘처럼 스타일리쉬한 액션도 아니고, 초인 같지도 않은데, 뭔가 짜임이 있고 그럴듯 하다. 멋있다.  액션 구성이나 편집에 신경을 쓴 영화라는 느낌이 온다.

배우들은 잘 모르겠다. 아는 배우라고는 키아누 리브스와 윌렘 데포. 윌렘 데포는 얼굴이 워낙 무서워서 이번 처럼 의리 있는 착한 조연으로 나오면 오히려 반전요소가 되는 듯. 브리짓 모이나한이 나오는는 엔드 크래딧이 올라 올 때야 알았다. 주인공의 죽은 아내 역이라 워낙 짧게 나와서.  키아누 리브스는 워낙 늙지 않는 배우라는 편견이 있다가 여기서 확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줘서 충격이었다. 하지만 64년생이 저 정도면 뭐 동안은 동안이다…

의외로 다른 액션 영화와는 좀 다른 면이 있다. 킬러나 전문 요원이 나오는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자기 총의 총알 수를 세어가며 총을 쏜다. 총이 비어 있는 채로 쏘는 실수는 하지 않고, 그런 실수를 하는 어설픈 적을 비웃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전설의 킬러인 존 윅은 그런 실수를 자주 한다. 물론 그것 때문에 죽지는 않지만.

2편이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기대되는 영화.

 

콘스탄틴 (Constantine, 2005)

poster

콘스탄틴은 마블과 쌍벽을 이루는 DC/Vertigo 만화사의 만화를 영화화 한것이다. 하지만 원작을 본적이 없으니 일단 그 이야기는 접도록 하겠다. (애석하게도 원작과 비교하면서 장단점 말하는게 개인적인 취미지만…)

퇴마사인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는 시간이 급하다. 자신은 어렸을때 악마들이 보이는 자신의 능력에 놀라 비관하면서 자살을 시도한적이 있었고, 그 때문에 죽으면 지옥에 갈 운명이다.(카톨릭에서는 자살을 금기시한다고 함) 그런데 지나친 흡연으로 인해 폐암 말기인 상태여서 곧 자신이 잡아 돌려보낸 수많은 악마들과 지옥에서 마주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와 관련해서 자신이 퇴마를 한 경력을 인정해주길 가브리엘 천사에게 하소현했지만 냉담한 소리만 들을 뿐이었다. 그는 그런 와중에 악마가 소녀의 몸을 통해 현실로 튀어나오려는 현상을 보고 의문을 품는다. 원래 악마와 천사는 이쪽 세계로 마음대로 오갈수 없기 때문이다.

형사 안젤라 도슨(레이첼 와이즈)은 자신의 쌍둥이 동생인 이사벨 도슨(역시, 레이첼 와이즈…) 카톨릭 신자임에도 자살을 한것이 뭔가 음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두들 그녀의 정신병력을 들어 자살로 단정짓고 만다. 안젤라는 CCTV필름에서 미스테리하게도 ‘콘스탄틴’이라는 말을 이사벨이 하는 것을 듣고, 그를 찾는다.

콘스탄틴은 안젤라와 함께 악마 루시퍼의 아들 마몬이 세상에 나오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내고, 안젤라와 이사벨이 엄청난 영적 능력이 있었음이 밝혀진다. 그러나 안젤라는 곧 납치되고, 콘스탄틴과 그의 조수 차스 크레이머와 함께 결전을 벌이러 출발한다. 결국 차스 크레이머가 죽고, 모든 배후에 천사 가브리엘이 있었음이 밝혀지고, 콘스탄틴의 기지에 의해 루시퍼를 불러들여 가브리엘을 처리한다. 콘스탄틴은 자기 희생의 대가로 천국행을 하려는 찰나 그의 영혼을 탐내서 온 루시퍼는 그의 상처와 암을 치료해주고 생명을 연장시켜준다. 결국 해피엔딩.

이 영화는 종교적인 세계관을 차용해서 액션으로 구성한 영화로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지네퍼 로페즈 뮤직비디오를 만든 프란시스 로렌스의 감독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화려하고 잘 구성된 화면과 풍부한 색감, 인물과 카메라 구도를 간단하면서도 보기 좋게 처리하는게 참 대단한 영화다. 영화의 배경 설정도 많은 설명이 필요함에도 대사를 줄이고 상황으로 보여주며, 필요한 설명은 여러 곳에 분산시켜 설명하는 등 능수능란함을 보여준다. 그의 차기작 “I Am Legend”가 기대된다.

콘스탄틴역의 키아누 리브스는 이 때 당시 매트릭스 시리즈와 시기가 겹쳐서인지, 왠지 네오(무술을 못하지만)와 너무 비슷한 이미지로 나온다. 골초 연기와 기침을 하는 모습으로 콘스탄틴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은 꽤 어울렸다. 레이첼 와이즈는…저 아줌마 서른 다섯 맞아? 라는 느낌이다. 일인 이역을 했는데, 이사벨을 연기할때는 비련의 죽음에 어울리는 여성적 이미지로, 안젤라를 연기할때는 거칠게 여성의 권리를 주장할 것같은(그러다 납치당하지만) 여형사 이미지로 나온다. 나니아 연대기에서도 나온 틸다 스윈튼이 보이시하면서도 미래적인 옷을 입은 독특한 천사 가브리엘 역을 했다. 중성적이면서 차거운 목소리가 정말 나쁜 천사와 어울렸지만, 자꾸 악역만 나오는거 같은게 영 그렇다. 개인적으로 루시퍼역으로 짧게 나온 분의 연기가 참 재미있었다.

샤이아 라보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여기서도 ‘아이로봇’에서와 같이 주인공을 보좌하고 웃음을 주는 건방진 소년으로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을 돕다 죽은 희생으로 천사가 되는데, 그 장면은 영화에서 편집되었다고 한다. ^^; 대신 트랜스포머로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으니 아쉬울것은 없을듯.

이 영화는 금연에 대한 메시지로 논란거리가 되었던 영화다. 주인공이 죽어라 고생하는 이유중 하나가 폐암으로 수명이 줄었기 때문인데, 천사는 “니가 죽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골초여서 그래”라는 식으로 잔인하게 말할 정도다. 거의 자살과 같은 수준의 금기로 흡연을 내세우는 것은 요즘의 가치관을 영화적 세계관에 잘 섞어 표현하고, 그만큼 사람들을 잘 끌어들일 수 있는 영화적 장치이다.

어째튼 콘스탄틴은 처음엔 재미로 보고, 그 다음엔 영상미와 캐릭터 감상하는 재미로 한번 정도 더 볼만한 그런 영화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360486/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onstantine_%28film%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