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역사는 군용 항공기의 역사와 그 흐름을 같이 한다. 라이트형제가 실용 항공기를 만들고 발전시킬 때 스폰서를 해준 것도 군대였다. 그리고 항공기는 정찰기로 쓰였다가, 총을 달거나 폭탄을 손으로 던지는 공격기/ 폭격기를 거쳐, 나중에 전투기까지 발전했다. 그리고 뭐 그 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용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전천후 다목적 전투기 같은 걸로 발전했다.
무인 군용기도 그 발전 과정을 그대로 따라 가는 중이다. 처음에 이스라엘 등 몇몇 국가에서 정찰기로 쓰였다가, 서서히 정밀 폭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나 로켓포를 장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 무인 전투기도 나올 것이다. JSF인 F-35의 경우는 미 공군이 ‘최후의 유인 전투기’라고 타이틀을 붙일 정도니 F-35가 노후화 될 2,30년후면 무인 전투기가 실용화 되지 않을까 싶다. 전자 기술과 무선통신기술, 소프트웨어 기술 등의 발전에 따라 가장 눈부시게 발전하는 군사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무인 군용기는 여러 장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조종석의 생명유지, 보호, 탈출장치 등이 없으니 무게와 크기, 가격등이 훨씬 줄어든다. (가격이야 아직 초기 개발 중이니 비쌀지도) 조종사의 신체적 한계와 상관없으니 무인 전투기가 나오면 9G이상의 급격한 기동도 가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한 전투에서 조종사의 생명을 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항상 무기의 발전에 따르는 문제가 있다. 새로운 무기를 만들면 실험해보고 싶은게 사람의 심리. 써먹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
‘눈먼 학살자’ 무인공습기
무인정찰/공격기의 오폭에 많은 무고한 사람이 죽어간다는 기사이다. 물론 똑같은 작전에 유인 항공기를 내 보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최근의 전투 경향은 고공이나 장거리에서 JDAM이나 미사일을 쏘는 식이므로, 오폭은 잘못 보고 쏜 게 아니라, 잘 못 알고(정보를 잘못 알거나 분석해) 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무기이자 무인 항공기이므로 더욱 적극 써먹고 있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새로운 무기를 만들면 써먹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일 것이므로.
무기의 발전은 국민들을 지키고, 군인들을 보호하고, 밀리터리 매니아들을 즐겁게 하고(응? 이건 아닌가)… 어째튼 좋은 것이지만, 역시 양날의 검이라 그만큼 또 다른 누군가 죽는다.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려고 발전한 무기는 누군가를 죽여서 발전하고, 누군가를 죽여서 생명을 지킨다. 기술은 발전하고 있는데 사용하는 인간은 그대로라서 그런가? 저 기사를 읽다 보니 참 여러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