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3D 애니매이션 “라따뚜이”. 스토리는…절대 미각과 후각을 가진 쥐 레미가 평소에 동경하던 요리사 구스토가 세웠던 레스토랑에 흘러가게 된다. 그 레스토랑은 구스토가 죽은 뒤 비평가들의 혹평과 냉동식품등 자잘한 사업에만 욕심이 있는 주방장에 의해 점차 수준이 낮아지고 있었다. 레미는 허드레일을 하던 구스토의 아들 륑귀니와 친해지게 되고, 그를 도와 요리의 꿈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내용은 지극히 교과서적이고 전형적이다. 신분이 낮은 주인공이 타고난 재주와 의지, 인간애, 우정을 가지고 성공한다는 내용이니까. 하지만 그 것을 풀어내는 방법이 너무 재미있고, 쉴틈없이 긴장하게 하며, 재치가 있다. 륑귀니의 머리카락으로 로보트 조종하듯이 조종하는 장면이나, 요리에 빠져 있다가 들키는 장면, 코믹한 샷건 할머니 등 재미있는 요소도 끝이 없다.
무엇보다도, 3D그래픽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음식 재료들, 풀, 과일들이 저렇게 깔끔하게 표현될 줄 예상도 못했고, 음식에서는 각각의 향미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아니, 서양음식 경험이 적어서 저런 음식들의 향기를 전부 상상하지 못하는게 한이었다.) 캐릭터들도 실리콘으로 만든 듯이 유연하고, 투명하지 않으면서 빛이 적절히 투과하는 피부를 가지면서도, 미국식 만화 캐릭터의 특징을 잃지 않고 있다. 레미의 요리하는 모습과 륑귀니의 허우적 거리는 모습, 장면전환은 리드미컬하고, 도시의 풍경, 하수구 물의 흐름, 쥐들의 세밀한 움직임 같은 것마저 입이 벌려지게 만든다. 라따뚜이의 3D그래픽에 비하면 디워의 3D그래픽은 장난일 뿐이다.
영화의 주제도 디즈니답게 매우 보편적이면서 교훈적인 가치관으로 차 있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라는 평등 원칙부터, 종족을 뛰어넘는 우정, 사랑, 가족애, 남을 존중하는 비평에 대한 이야기까지.
디즈니가 미키마우스 이후로 쥐를 또한번 걸작으로 그려냈다. 적극 추천. 애니 좋아하는 사람, 음식 좋아하는 사람은 꼭 보길 바란다.
ps. 시나리오적 결함이 하나 있는데, 키작은 주방장은 주인공을 음해하려고 고심하는 정도는 보여주지만, 평소 레스토랑 직원들은 주방장에게 별다른 불만이 있는걸로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륑귀니가 정통성 있는 계승자라는게 판별되자 직원들은 기회라는 듯이 주방장을 배신한다. 냉동식품 불태우는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개연성이 부족하다.
ps. 영화 상영하기 전에, 스필버그 영화식의 외계인이 륑귀니와 비슷한 지구인을 납치하려는 애니를 잠시 보여준다. 이것도 제대로 걸작이다. 하하하하. 웃기기는 라따뚜이보다 2.54배 정도 웃긴다.
ps. Wall-E 라는 신작 애니를 잠깐 소개해주던데, 이거 로봇 디자인이 80년대에 미국영화에 나왔던 로봇과 비슷하다…관련 있나?
ps. 라따뚜이가 뭔 음식인가 했더니…(쥐가 휘젓는다는 단어 분해도 있어서 사용했겠지만)
이런 프랑스의 평범한 음식이라고 한다…. 부침 재료 준비해 놓은거 같은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