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의 우리나라말 사랑?

웹툰 만화가 한명이 속어라도 쓰면 그 날의 리플 주제는 만화의 내용이 아니라 고운말 쓰자가 된다. 기자 한명이 일본어에서 유래된 단어라도 쓰면 그 날 리플은 애국자들로 넘쳐난다. 인터넷 필자라는 사람이 오타라도 한번 내면….뭐 뻔하다.

디아이진은 그런면에서는 분위기 좋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분위기가 그 따위다.

우리나라 말을 바르게 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단어 몇개 잘못 쓴 사람과 그 단어 잘못쓴 죄 가지고 인격까지 모독하고 야유하는 사람, 어느 쪽이 잘못일지는 모르겠다.

나는 극단적이라고 할 정도로 실용성 위주의 언어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어묵이라고 말하려 노력하지 않고 오뎅이라고 말하며, 채팅을 하던 사람들끼리는 햏언이든 채팅어이든 가리지 않는다. (아파트, 카센터 같은 변형된 영어 쓰는 사람들이 오뎅을 일본 유래말이라고 어묵이라고 부르라는 거 보면 더 웃긴다)

나에게 국민학교와 초등학교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단어이며, 그것은 옳고 그름이나 일본말 한국말의 차원이 아니다. 내가 다닌건 분명 국민학교였다. 같은 식으로 네티즌과 누리꾼도 다르다. 대체 내 귀에 익숙하지도 않은 누리꾼은 무슨 단어인지 모르겠다.

어렸을때 보았던 국어책에 말은 정신과 생각의 도구이고, 따라서 옳바른 국어를 쓰는 것이 자신을 바르게 하고 나라를 사랑하게 되는거라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우리나라 도구이든 외국도구이든 가짜 외제 도구이든 그걸 든 사람이 범죄자면 범죄 도구가 되고, 목수면 집 짓는 도구가 된다.

오뎅이든 아파트든 오타나든 뭐든 바른 생각과 예의을 가지고 쓴 글은 보기에 좋다. 진짜 추한 사람은 그런 일부분의 흠을 훈계하는 핑계로 ‘올바른 국어’로 험담하는 사람이다.

글쓴이 : Draco (https://drac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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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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