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사 준 만년필.
겉보기에는 분명 만년필이지만, 잉크 흐름 부분을 펠트 피드로 하기 때문에 싸인펜과 혼종에 가까운 제품이다.
각이 없는 동그란 통 모양의 몸체이지만 매우 얇고, 뒷부분에는 눈에 띄게 MADE IN CHINA가 적혀 있다. 뚜껑에는 미끄러움 방지 엠보싱도 들어가 있어 잘 열리고, 좀 싸구려스럽지만 클립도 장착되어 있다. 뚜껑의 닫히는 느낌은 적당히 뻑뻑하다.
뚜껑을 닫으면 14.7cm, 뚜껑을 열면 13.5cm, 뚜껑을 뒤에 꼽으면 17.5cm 길이로 길이가 짧아 불편할 일은 없다. 무게는 카트리지 장착하고도 7g정도로 매우매우 가볍다.
펜촉은 보통의 절반도 안되게 매우 작고 얇으며, 펠트피드라는 일종의 부직포 심지가 카트리지 부분부터 펜촉 뒷 부분까지 연결되어 있다. 잉크는 아주 콸콸 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공급되며, 그래서 그런지 F촉이어도 거의 M촉 급의 두께로 써진다. 흡수력이 적은 종이에 쓸 것을 추천한다. 안그러면 잉크가 번질 정도이다.
초저가형 입문용 만년필일텐데, 펜을 쓰는 각도가 완전히 너그럽지는 않아서, 옆방향으로 기울이게 되면 써지지 않는 각도가 있다. 수직으로 쓰는 것에는 잘 써지는 편이다.
글씨를 쓰는 느낌은 매우 매끄러우며, A4용지 같은데 쓸 경우 종이에 걸리거나 사각거리는 느낌이 없을 정도이다. 두껍고 매끄럽게 써지므로 싸인 같은데 사용하면 좋을지도.
카트리지는 5개나 들어있고, 카트리지 내부에는 조그만 구슬이 있어서 펜이 움직일 때 잉크를 흔들어 잘 공급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잉크는 완전한 검정보다는 살짝 옅다.
결론은 조금만 얇게 써져서 F촉 다웠다면 펠트 피드여도 정말 만족했을 그런 제품이다. 하지만 카트리지가 5개나 들어 있어서 가성비는 정말 하늘을 찌르는 만년필. 카트리지 다 쓰고 부담없이 버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