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서 4천~7천원에 파는 것을 쿠폰 먹여서 1463원에 구매. 다만 ‘투명로얄블루’색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보라색은 거의 없이 장난감 같은 파랑색이다. (이상하게 사진을 찍으면 보라색이 있어 보임.) 국내 쇼핑몰에서는 8천~1.4만원 내외에서 구매 가능하다.
진하오82는 워낙 가성비 만년필로 유명해서 기대했지만 이 제품을 2주 정도 쓰다가 그냥 서랍에 넣어두기로 했다.
우선 잉크 흐름이 좋지 못하다. 펜이 조금 좌우로 기울거나 각도를 세우면 잉크가 잘 흐르지 않아 선이 얇아지거나 안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아차 싶어서 다시 각도를 조절하면 2,3mm정도는 잉크가 과도하게 나온다.
그리고 F촉이라기에는 조금 굵은 편이라 일본형보다는 유럽형 만년필 촉에 가깝다. 요즘 내 취향이 워낙 세필을 좋아해서 선이 굵은건 큰 단점. 잉크 흐름이 좀더 낫기를 기대하고 F촉을 샀는데 잉크 흐름도 좋지 못하고 굵기만 하다.
종이에 써지는 느낌은 약간 사각 거리지만 매끄럽게 흘러가는 편.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일러 만년필의 디자인을 카피해서 외형은 예쁘고, 색상도 워낙 다양해서, 여러개를 사서 색을 부품별로 조합해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내 취향은 아니다.
1463원이면 공짜라고 좋아해서 샀지만 결론은 안씀.
덧.
부수적으로 진하오의 잉크 중에 Sky Blue 색상이 있길래 싼맛(30ml에 6,600원 정도) 사 봤다. 처음 진하오 82에 썼을 때는 하늘색이라기 보다는 그냥 조금 묽은 파랑색이어서 실망했다. 그런데 계속 사용해 보니 좀더 진해지고 보라색 색감도 같이 있는 파랑이다. (왜 처음에 묽었는지는 불명) 흐름은 매우 좋고, 만년필 쓰기를 어느정도 멈추고 있어도 마름이 생기지 않는다. 다만 더블에이 복사용지나 노트에 EF촉으로 써도 미세하게 번짐이 있다. 일상적으로 쓰기 적당한 색의 파랑 잉크이다.
겉보기에는 분명 만년필이지만, 잉크 흐름 부분을 펠트 피드로 하기 때문에 싸인펜과 혼종에 가까운 제품이다.
각이 없는 동그란 통 모양의 몸체이지만 매우 얇고, 뒷부분에는 눈에 띄게 MADE IN CHINA가 적혀 있다. 뚜껑에는 미끄러움 방지 엠보싱도 들어가 있어 잘 열리고, 좀 싸구려스럽지만 클립도 장착되어 있다. 뚜껑의 닫히는 느낌은 적당히 뻑뻑하다.
뚜껑을 닫으면 14.7cm, 뚜껑을 열면 13.5cm, 뚜껑을 뒤에 꼽으면 17.5cm 길이로 길이가 짧아 불편할 일은 없다. 무게는 카트리지 장착하고도 7g정도로 매우매우 가볍다.
펜촉은 보통의 절반도 안되게 매우 작고 얇으며, 펠트피드라는 일종의 부직포 심지가 카트리지 부분부터 펜촉 뒷 부분까지 연결되어 있다. 잉크는 아주 콸콸 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공급되며, 그래서 그런지 F촉이어도 거의 M촉 급의 두께로 써진다. 흡수력이 적은 종이에 쓸 것을 추천한다. 안그러면 잉크가 번질 정도이다.
초저가형 입문용 만년필일텐데, 펜을 쓰는 각도가 완전히 너그럽지는 않아서, 옆방향으로 기울이게 되면 써지지 않는 각도가 있다. 수직으로 쓰는 것에는 잘 써지는 편이다.
글씨를 쓰는 느낌은 매우 매끄러우며, A4용지 같은데 쓸 경우 종이에 걸리거나 사각거리는 느낌이 없을 정도이다. 두껍고 매끄럽게 써지므로 싸인 같은데 사용하면 좋을지도.
카트리지는 5개나 들어있고, 카트리지 내부에는 조그만 구슬이 있어서 펜이 움직일 때 잉크를 흔들어 잘 공급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잉크는 완전한 검정보다는 살짝 옅다.
결론은 조금만 얇게 써져서 F촉 다웠다면 펠트 피드여도 정말 만족했을 그런 제품이다. 하지만 카트리지가 5개나 들어 있어서 가성비는 정말 하늘을 찌르는 만년필. 카트리지 다 쓰고 부담없이 버리면 된다.
투명하고 가볍고 세필로 써지는 만년필이 가지고 싶어서 산 파이롯트 카쿠노 만년필. 인터넷 잘 뒤지면 8천원대에 구입이 가능한 부담없는 가격.
처음 산 것은 배송이 왔는데 닙과 몸체 사이 틈으로 잉크가 줄줄 세어나와서 교환 받고, 두번째 받은 것. 귀찮아서 컨버터 없이 카트리지로만 쓸 생각이다.
얇은 글씨가 종이를 미세하게 긁으며 시원시원하게 써지는 맛이 좋은 만년필이다. 선의 굵기는 전에 써본 다른 EF촉들보다 더 얇고, 지금까지 써본 만년필 중 가장 얇다. 잉크와 종이에 따라 다르지만 F닙은 0.5mm샤프와 비슷한 굵기이고, EF는 그보다 약간 더 얇다. EF촉이라도 잉크 흐름은 좋은 듯 잉크는 끊김없이 부드럽게 나온다. 뚜껑을 열고 1분쯤 들고 있는다고 해서 잉크가 끊기거하는 경우도 없다. 11g으로 아주 가볍지만 무게가 아래쪽에 배분되어 있어 밸런스도 좋다.
가장 큰 특징은 어떠한 각도에서도 글이 잘 써진 다는 것이다. 좌우로도 수직으로도 잘 써지고, 심지어 역방향으로 기울여도 어느정도까진 잘 써진다.
펜을 쓸 때 손에 잡는 부분은 두께가 좁아지는 육각형모양으로 되어 있어, 잡는 자세를 보조해준다. 기본 컨셉이 어린이가 사용하는 것을 배려하는 것이어서 넣은 디자인 요소인듯.
부가적인 장점으로 파이롯트의 만년필용 컨버터 중에 좀더 대형이고 고급인 CON-70N을 쓸 수 있다. 상위 모델인 프레라는 미니 만년필이라 크기가 작아 CON-40밖에 쓰지 못하고, CON-40이 워낙 작고 불편해서 평이 안좋기 때문에 상대적인 장점이 될 수 있다. (프레라와 카쿠노는 펜촉도 같은 것을 쓰지만 프레라는 EF촉 모델이 없다.) CON-70N이 카쿠노보다 비싸서 배보다 배꼽이 크기는 하다.
클립이 없어서 상의 주머니에 낄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 클립이 없어서 생긴 또다른 단점은, 살짝만 밀면 책상위에서 굴러간다. 육각형 몸체라 혼자 굴러가진 않지만.
필기구 몸체가 투명한 플라스틱이면 내구성이 보통 안좋던데, 써 보면 알겠지.
어린이가 쓸 경우의 안전을 위해 뚜껑에 구멍이 일부러 3개나 뚫려 있어서 잉크가 잘 마른다길래, 순간 접착제로 일단 막아 놓았다. 하지만 그래도 잉크가 잘 마르는 편. 며칠만 안써도 카트리지 내의 잉크가 상당히 줄어 있곤 한다. 파이롯트 만년필이 플레티넘 만년필 보다 안쓸 때 잉크마름이 더 있다고 하던데 체감이 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