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완 케노비 (Obi-Wan Kenobi, 2022)

마눌님이 매주 한편씩 나오는 애콜라이트를 기다리기 지쳐서 비슷한거 보자고 해서 본 드라마. 스타워즈 에피소드 3에서 10년 후, 4편과 로그원 전 루크와 레아가 아직 어린이인 시점을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았다. 오비완이 죄책감과 세월로 약해졌다가 다시 극복하고 강해지는 것도 좋았고, 왜 에피소드4에서 다스베이더가 아나킨을 죽였다고 표현했는지, 레아가 왜 오비완을 믿고 의지하는지 여러가지를 알게 해주는 면이 많아서 좋았다. 인퀴지터들을 제외하고는 뜬금없는 외전의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아쉬운 점은 새로운 점은 딱히 없다는 것. 이미 정해진 영화들 사이의 이야기라서 그렇겠지만 한계가 많은 작품이었다. 다스베이더와 오비완의 결투도 사실상 억지로 집어넣은 것이기도 하고. 세번째 자매가 스토리를 만든 것인데도 그렇게 비중이 많지도 않고, 나머지 인퀴지터는 심지어 싸우지도 않는 병풍이라는 것도 아쉽다. 이왕 집어 넣은 김에 제대로 변주를 줬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래서는 그냥 빼고 스톰투르퍼들에게 쫒긴다고 다를게 무엇인가.

가장 인상적인 점은 광선검인데, 이제 에피소드 7부터 보여준 LED광선검을 제대로 사용해서 제대로 빛의 향연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배경을 만달로리안 처럼 디스플레이를 두른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정말 외계행성 같은 분위기도 잘 만들었다.

내 평점은 별 4개. 사족으로 만든 드라마치고는 좋았다.

붉은 10월호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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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잠수함대의 많은 함장들을 가르쳤으며 전설수준인 마르코 라미우스 함장은 아내의 죽음에 불만을 품고, 최신예 핵미사일 잠수함인 “붉은 10월호”를 끌고 미국 망명을 기도한다. 그는 장교들을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만 뽑고, 정치장교를 사고사로 꾸며 죽이고, 명령서를 위조해 붉은 10월호를 미국으로 끌고 간다. 소련은 그를 막기위해 모든 해상전력을 동원해 미국으로 향해 미해군과 갈등을 일으킨다.

CIA분석가인 잭 라이언은 붉은10월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친구 스킵 타일러를 통해 붉은 10월호가 새로운 추진방식인 캐터펄러를 이용해 소리를 내지않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정황을 분석해 라미우스가 망명을 기도한다고 예상하게 된다. 한편 미해군 LA급 공격잠수함의 소나 담당인 존스는 새로운 타이푼급 미사일 잠수함을 추적하다가 갑자기 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그리고 미묘한 소리를 발견해 그 잠수함을 추적할 방법을 알아내게 된다. 달라스의 버트 맨쿠소 함장은 존스를 믿고 추적을 맏기게 되고, 존 라이언까지 달라스에 가세하게 된다.

라미우스는 원자로 사고가 난것처럼 꾸며서 선원들을 퇴함시키고 미군을 피해 자침하는 것처럼 꾸미게 되고, 라이언은 거기에 박자를 맞춰서 붉은 10월호에 타게된다. 그러나 잘 진행되던것도 잠시, 요리사보조로 잠입했던 KGB에 의해 총격사건이 일어나고, 라미우스를 노리는 소련 공격 잠수함까지 상대해야 하는 위기가 닥친다. 뭐 어째튼 등장 인물들 실력이 워낙 좋아서 다 해결되고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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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10월호는 밀리터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 탐 클랜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고, 잭 라이언 시리즈중 최초 영화화된 작품이다. 그후 해리슨 포드 주연의 패터리어트 게임, 긴급명령과 벤 애플렉 주연의 섬 오브 올 피어스가 영화화 되었다.

소설이 상당히 많은 인물과 지략이 나오고, 배경 상황도 복잡하기 때문에 영화는 축소되어 표현되었다. 덕분에 개연성이 맞지 않는 장면이 나오는데, 괜히 요리 보조가 지휘소에서 샘 닐에게 총질하고 가는 바람에 핵미사일을 폭발시키는것을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든지, V.K.코노발로프호의 함장이 왜 미친듯이 라미우스를 죽이려고 하는지, 어떻게 CIA 부국장인 그리어가 프리게이트함에 있는지, 다른 상황이 어떻게 그리 손발이 맞는지 등 설명이 소설보다는 부실하다. 특히 남편과 친인척들이 전부 높은 자리에 있는데 KGB고발로 라미우스의 아내가 사형 당했다는 설정은 좀 어거지이다.(소설에서는 맹장염이 엉터리 의료 시스템에 의해 번져서 사망) 라미우스의 분노와 정치장교 살해를 더 합리화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외에 라미우스나 맨쿠소의 우수함을 설명하기 위해 전투 방식등을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바꾼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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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영화는 매우 흥미있다. 미국 잠수함 내부와 소련 잠수함의 내부 모습, 분위기의 극명한 차이도 당시 미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재미있게 살필수 있고, 배우들의 소련식 사투리 연기도 매우 재미있다. 아직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가 일반화 되지 않았던 시기인데도 아주 우수한 수중 잠수함들의 전투 장면도 일품이다. 붉은 10월호의 잠수함전은 나중에 많은 잠수함 영화들에서 교과서적으로 활용된다. 애니매이션인 나디아나 청의 6호등도 비슷한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소련 합창단이 부르는 듯한 웅장한 영화 음악도 미국 영화치고는 매우 독특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도 대단한데, 라미우스 함장역을 한 숀코넬리의 매력적인 모습, 부함장 역의 샘 닐, 라이언 역할을 한 잘 생긴 알렉 볼드윈,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유명하고 CIA 그리어 제독으로 나온 제임스 얼 존스(해리슨 포드가 라이언으로 출연한 영화에서도 계속 출연), 그리고 버티컬 리미티드등에서 멋진 모습으로 나오는 버트 맨쿠소 함장 역의 스코트 글렌이 90년대 유행한 커다란 고글형 안경을 쓰고 나온다. 그밖에 조연으로 나온 조스 아클랜드나 최강의 재수없는 웃음을 가진 팀 커리, 스킵 타일러로 나온 제프리 존스등 반가운 얼굴들이 수없이 나오는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SF적인 설정으로 나오는 캐터펄러 추진 시스템은 원래 실제로 가능한 장치이다. 다만 전자적인 기술과 초전도 기술등이 훨씬 발전해야 실현화가 가능한 것이였고, 당연히 80년대의 소련으로선 개발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된 1990년에 Yamato 1이라는 배로 실현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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