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임팩트와 흑인 대통령

세기말인 1998년,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지구가 멸망할 위기에 닥쳤다는 소재의 헐리우드 영화 두편이 경쟁중이었다. “딥 임팩트”“아마게돈”. 평가는 아마게돈이 액션과 캐릭터들이 더 재미있지만, 딥 임팩트가 종말에 임하는 사람들의 심리묘사나 현실성은 더 높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딥 임팩트에 좀더 점수를 주고 있었지만, ‘현실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바로 ‘모간 프리먼’에 대한 것이었다. 모간 프리먼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흑인 배우였지만, 하필 그가 영화에서 대통령이었다.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 어림없을걸…”

10년이 지나서 이제 영화속의 허구가 현실로 다가왔다. 흑인인(비록 혼혈이지만)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세상 참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ps.
그러고 보니 그 영화도 생각난다. 백 투더 퓨처.

과거로 돌아간 마티를 과거의 브라운 박사가 믿지 않으며 묻는다.
“그럼 말해다오. 미래의 소년. 1985년의 미국 대통령이 누구지?”
(Then tell me, “Future Boy”, who’s President in the United States in 1985?
)
“로널드 레이건요”
(Ronald Reagan.)
“로널드 레이건? 배우?”
(Ronald Reagan? The actor?)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