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이 무한 반복되는 것을 다룬 작품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이 당연하지만, 만약 내일이 없고 오늘만 반복된다면 어떨까? 일종의 ‘무한 루프’. 이런 내용을 다룬 작품들은 꽤 많은데, 그중 내가 본 4가지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의 특징은…. 반복되는 것을 기억 못하는 경우엔 똑같은 반복만 되면 영원히 안 끝나니 -_- 당연히 주인공들이 뭔가를 느낀다. 데자뷰, 기시감 같은 것을 말이다. 그래서 무한 루프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악몽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게다가 자신이 뭔가를 바꿔도 다시 초기화 되는 보람 없는 무한 반복인 것이다.

Star Trek: The Next Generation 시즌5 18화 Cause And Effect (1992)

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작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린 스타트렉: 다음세대 중에서 NCC-1701D 엔터프라이즈호가 폭파되는 장면을 여러번 감상 -_- 할 수 있는 에피소드. 게다가 모든 것을 철저히 계산해 엔터프라이즈의 위기를 수없이 구한 데이터소령이 한번의 판단 실수로 계속 엔터프라이즈를 폭파 시킨다. ㅋㅋㅋ 사실은 그것보다 “같은 시간이 반복된다”는 점을 간단히 조사해서 알아내고 납득해버리는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이 더 엽기 -_-; 평소에 얼마나 괴상한 현상을 많이 겪었으면….

스토리:

엔터프라이즈호는 아직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시간이 왜곡되는 곳을 조사하다가 갑자기 미확인 우주선이 튀어나온다. 충돌 위기에서 데이터 소령은 트랙터빔을 이용해 상대를 밀쳐낼 것을, 라이커 부함장은 셔틀격납고를 감압하여 급히 피할 것을 제안한다. 피카드 함장은 데이터 소령의 의견대로 트랙터빔을 사용하나 상대 우주선은 우현 워프나셀에 충돌하고, 엔터프라이즈호는 폭발하고 만다.

시간의 왜곡으로 다시 얼마 전으로 돌아간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생활 도중 데자뷰가 강하게 느껴지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는 등 이상현상을 겪는다. 그러나 다시 같은 상황에 들어선 엔터프라이즈는 다시 미확인 우주선과 충돌해 폭발한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서 대원들은 점점 강한 데자뷰를 느끼게 된다. 그에 따라 조사해보니 시공간 왜곡에 자신들이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데이터는 다음 반복때의 자신에게 보낼 타키온 신호 장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다음 번 우주선 충돌시에 데이터는 타키온 신호 장치로 3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다음 번 반복 때 엔터프라이즈호의 대원들은 데자뷰뿐 아니라 3이라는 숫자가 온통 반복되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데이터 소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데이터 소령은 그것이 라이커 부함장의 계급장 숫자 3이라고 유추해내고 다음 위험 때 부함장의 제안대로 격납고를 감압시켜 충돌을 벗어난다. 미확인 우주선은 80년 전 실종된 연방 우주선이었으며, 시간의 왜곡으로 갑자기 과거로부터 튀어나온 것이었다.

참고 :

http://leefill.com/tt/1599
http://memory-alpha.org/en/wiki/Cause_and_Effect_%28episode%29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기적이고 심드렁한 기상 캐스터 주인공이, 같은 날만 무한히 반복되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기억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현상에 빠져 나쁜 짓도 하고, 자살도 하는 등 별 짓 다 한다.

그러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다음대로 할 수 없었던 동료 리타와 사랑을 하게 되고, 점차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 하루를 보람 되게 보낸 후 드디어 다음 날에 이르는 이야기. 빌 머레이의 코믹연기와 앤디 맥도웰의 매력이 가득한 재미있는 영화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예전에 쓴 이야기를 참고.
http://draco.pe.kr/685

The X-Files 시즌6 15화  Monday (1999)

사용자 삽입 이미지90년대 수많은 미드팬들을 양산한 엑스파일. 모든 미스테리를 믿으려 하는 멀더와 과학만 따지며 멀더에게 태클거는 스컬리의 듀엣이 인상적인 이다. 그중에서 이 에피소드는 죽는 멀더, 죽는 스컬리, 우는 스컬리, 화내는 스컬리, 멀더를 너무 잘 알아서 문제인 스컬리…등등 다양한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스토리:

어느 월요일. 은행에 기동타격대가 포위하고, 진입을 시도한다. 한 여자가 FBI 스키너 부국장 를 발견하고 그것을 막아달라고 한다. 은행 안에는 총맞아 죽어가는 멀더 요원을 스컬리 요원이 살리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경찰들의 진입을 본 은행강도는 몸안에 품은 폭탄을 폭발시켜 은행을 날려버린다.

월요일 아침에 깨어난 멀더는 물침대에서 물이 새서, 시계가 죽어버려 아침 회의에 늦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래층이 침수되서 배상금으로 수표를 써줬는데, 은행 잔고가 부족해서 은행에 가야 한다. FBI회의를 땡땡이 치고 나와 근처 은행에 간 멀더는 다시 은행 강도를 만나고, 스컬리가 뒤따라 왔다가 똑같이 진행되서 다시 은행 폭사. 다시 월요일 무한 반복.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무한 반복을 기억하는 단 한 명이 있다. 바로 스키너를 말리던 여자. 이 여자는 은행 강도의 여친이었고, 그를 말리려 하지만 실패해서 이 비극을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는 지옥에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반복되지만 이상하게도 멀더가 자신을 어디서 본듯하다고 느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그에게 희망을 걸어 계속 은행에 가는 것을 말리지만 사건은 조금씩 달라질 뿐 사태를 막지는 못한다. (멀더가 은행에 안가면 스컬리가 멀더를 찾다가 은행에 가거나, 붙잡힌 스컬리를 찾아 다시 멀더가 가거나 등등 -_-)

그러나 멀더의 데자뷰는 점점 강해지고, 결국 멀더는 마지막 폭발이 일어날 때, “폭탄이 있다”라는 것을 되뇌어 기억하려 애쓴다. 그리고 다음 반복 때 그 말을 기억하고 은행강도를 미리 말리려 한다. 그 과정에서 은행 강도가 멀더에게 쏜 총에 여자가 맞게 되고, 여자는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라며 숨진다. 사건은 해결되고 화요일이 오게 된다.

참고:

http://www.zootv.pe.kr/xfiles/6×15.htm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시즌2 엔드리스 에잇 (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동명의 라이트 노벨이 인기를 얻어 애니매이션화 한 최근 작품이다. 독단적이고 괴상한 짓을 하는 여자애 하루히가 사실 자각하지 못한 신이라면? 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그녀의 바람대로 (물론 그녀는 진실을 모르지만) 모여든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와 주인공 쿈이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보다는 다소 전형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두고 그 귀여움을 감상하는 것이 주목적인 듯한…덕후스러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친을 만족시키기 위해 항상 여러가지 고민이 많은 남친들에게, 괴팍한 여자애 하나 만족시키기 위해 고생하는 SOS단원들을 보며 의미심장한 한숨을 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토리 :

여름방학이 2주 남은 어느 날, 하루히는 SOS단원들을 소집해 여름방학에 하고 싶은 일들을 수없이 시키기 시작한다. 수영장 가기, 축제가기, 불꽃놀이, 곤충 채집, 아르바이트 등등등등… 그러나 뭔가 만족하지 못한 하루히.

그리고 8월 31일이 되면 어김없이 2주전으로 반복. 쿈은 뭔가 데자뷰를 느끼게 되고…알고보니 ‘방학이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 한 하루히가 무의식중에 시간을 무한 반복 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정보통합사념체의 단말인 나가토에 따르면 이미 1500번 이상 반복되었다고.  결국 매번 하루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2주간을 반복하다가, 쿈의 ‘같이 방학숙제 하기’ 제안으로 마지막 날을 방학숙제를 분담하며 같이 하며 보내게 되고, 무사히 9월로 넘어가게 된다.

원작 소설은 단순히 마지막 반복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애니매이션은 에피소드2~9까지 무려 8편을…거의 같은 내용을 보여준다.(화면 구성이나 대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정말 지겨워서 참고 볼려면 고문…

여러분은 특정 시간이 무한 반복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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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고 심드렁한 성격의 기상 캐스터, 필 코너스는 PD인 리타와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2월2일 Groundhog Day에 펜실베니아 펑츄니아라는 마을에 프로그램 촬영을 출장을 간다. 펑츄니아가 싫었던 필코너스는 취재를 마치고 서둘러 마을로 나가려 했으나 폭설로 발이 묶인다. 그리고 다음날, 눈을 떠보니 다시 2월2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필 코너스는 경악을 하게 된다. 매번 2월 2일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필은 막나가기도 하고, 마을 여자를 다 꼬셔보기도 하고 자살도 수없이 하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고 2월2일로 무한히 돌아가자 지루해져 버린다. 그리고 마을 여자들을 다 작업해봤지만 리타는 끝내 넘어가주지 않는다. 필은 점차 착한 일들을 하고 피아노나 조각등 여러가지를 배우며 점차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리타에게도 솔직함을 보여주어 마음을 얻게된다. 그리고 리타의 사랑을 얻어 밤을 보낸 다음날 눈덮힌 2월 3일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수없이 본 영화 “사랑의 블랙홀” 주요 줄거리이다. 90년대 영화의 최고의 코메디언이라고 할수 있는 빌 머레이와 지적이면서 웃을때 귀여운 마스크를 가진 앤디 맥도웰이 주연했다. 특히 영화 주요 줄기인 반복적인 상황을 잘 이용해 웃음을 주는 연출과 그 반복을 알려주는 노래 “I Got You Babe”의 사용이 최고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자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에 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빌 머레이도 그 부분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과 잘 사귀었던 여인이 다음날 그걸 기억 못해줄때의 안타까움은 ‘첫키스만 50번째’와도 통하는 영화이다.

만약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할까?

IMDB http://www.imdb.com/title/tt0107048/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Groundhog_Day_(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