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2008년에 바뀌었으면 하는 작은 제도들 3가지

나라 잘되라고 우국충정에서 하는 거창한 소리가 아니라, 그저 제 취향이나 작은 생각들로 ‘이러면 좋겠다’ 싶은 것들입니다.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1. 공공장소에서 금연

호주와 영국에서 2007년 7월부터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규칙이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냥 널리 터진 공공장소가 아니라, 남들과 같이 있는 곳, 즉 personal 하지 않은 장소는 전부 공공장소라는군요.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에 대한 벌금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도 이 정도의 규칙이 시행되었으면 합니다.

담배 피우시는 분들은 무감각해서 모르시는지 몰라도, 길에서 담배 피우며 걸으시는 분들을 뒤따라가면 상당히 불퀘하고 숨이 막힙니다. 걷는것뿐 아니라, 방향때문에 어쩔수 없이 같이 있어야 하는 횡단보도, 정류장, 대합실 같은 곳에서 담배피우시는 분들 아직도 아주 많습니다. 심지어 식당에서 식사후 담배 피우시는 분들(이 경우는 어르신들) 아직 많습니다. 담배 피우시는 것은 좋지만 그 몸에 나쁘기로 유명한걸 다른 사람이 왜 같이 마셔줘야 합니까.

그리고 지하철 환풍구, 간이 휴지통, 길거리에 있는 깡통, 전봇대나 신호등 틈, 우수관 통로, 보도블럭 틈, 남의 집 옥상, 건물과 건물 사이 등등…어디 틈이나 그릇 비슷한 것만 있으면 거기는 담배꽁초가 수북합니다. 아 정말 아름다운 대한민국입니다. 버릴려면 청소하기 쉬운데라도 버리던가, 부끄러우니까 그래도 구석이나 틈에다 버리는 거겠죠? -_-;

물론 흡연이 가능한 시설이나 재떨이등을 확충하면서 금지할건 금지해야겠지요. 하지만 이런 제도를 원하지 않도록, 흡연하시는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한번씩만 먼저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2. 편의점에서 간단한 약 판매

소화제, 해열제, 지사제, 두통약, 구급용 도구나 소모품들. 이런거 집에 어느정도 갖추고 계신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유통기한은 확인해보셨습니까? 약들은 보통 1~3년의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약들의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는 잘 보관하고 계십니까? 알콜 소독도구도 알콜 성분이 60%로 권장되고요, 휘발되어 함량이 떨어지면 살균이 안됩니다. 게다가 갖추고 품질 걱정하기보다, 아예 구비해 놓지 않으신 분들이 더 많을겁니다.

이런 약들은 일반인이 기초적인 상식만으로도 사용할수 있는 일반 의약품입니다. 그리고 굳이 병원가기는 뭐하지만 급하게 약을 먹어야 하는 증상들에 대한 약이죠. 어린이용 해열제 하나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애 키우신 분들은 알겁니다. 하지만 막상 저녁이나 밤에 약국을 찾으면 약국은 문을 닫았습니다.

이런 약품들은 미국등 외국에서는 드럭 스토어라고 해서 약국과 편의점 중간 형태인 가게에서 팝니다. 다른 나라들도 편의점에서 파는데가 많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약사들의 반대로 여러번 도입에 실패했습니다. 약사들은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문에 집에서 보관하다가 유통기한 넘긴 약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뉴스 검색 하면 금방 여러 사례를 뽑을수 있습니다. ‘약물 남용’을 막으려고 밤에는 약국 문도 닫아주시나요? 약사들의 수익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반대하면 욕 안하겠습니다만, 좀 그렇습니다.

 

3. ‘노약자석’이 아닌 ‘약자석’으로

저는 직업상 출퇴근 시간외에도 산이나 고궁쪽으로 가는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타고 다니다 보니 안쓰러운 상황을 자주 봤습니다. 지하철과 버스에는 흔히 ‘노약자석’이 있는데요, 이게 현실적으로는 ‘노인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리 봐도 5,6개월 임산부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앞에 서 있는데 무시하고 앉아 있는 ‘등산복과 장비 착용한’ 할아버지들도 봤습니다. 다리 다쳐서 의료용 지팡이 짚고 쩔뚝거리는 젊은 청년이 서 있어도 무시하는 건장한 할아버지도 봤구요, 갖난 아기 안고 있거나,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여성들이 단순히 젊다는 이유로 앉지 못하는 상황은 수도 없이 봤습니다. 임신 초기(임신하신 분들에게 물어보세요. 초기가 더 힘듭니다)라 티가 안나지만,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여성은 대충 짐작 가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노골적으로 자리 비키라는 노인들도 봤습니다. 옆에 서 있던 남자분이 “임산부라 안정을 취해야 하거든요. 죄송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인터넷 찾아보면 더 심한 예는 많고 많습니다.

지하철에 젊은 사람들만 타면, 노약자석이 텅텅 비어있습니다. 지하철에 노인들만 타면, 일반 좌석만 텅텅 비어있습니다. 노약자석은 노인들과 약자가 쓰도록 되어 있는데, 지금은 노인분들의 전용석입니다. 무슨 옛날 아랫목 비슷한 개념인듯하게 느껴질때도 많습니다. -_-;

저는 ‘노약자석’이 ‘약자석’으로 개편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들 무시하는게 아니라, 나이만으로 의자에 앉을 권리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겁니다.(노인 어르신 분들끼리 자리때문에 나이 한살 두살 따지면서 싸우는 것도 봤습니다 -_-;) 노인공경이라는 예절보다 약자 보호가 더 중요한 덕목입니다. 요즘 노인분들은 여가 활용으로 건강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운동하러 가시는 차림이면서 왜 노약자석을 독차지 하시고, 왜 ‘자기보다 젊은 사람’을 ‘무조건 노리는’겁니까? 노인분들중에 정말 힘드신 분들은 약자니까 앉으시면 됩니다. 하지만 여유가 있는 노인분들은 일반 좌석쪽으로 가셔서 양보를 받아내도 되지요. 정말 보호되야할 임산부나 병자들을 위해 되도록 노약자석을 비워둬 주세요. 안되면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에 노약자석을 늘린다는 말이 있지만, 지금처럼 ‘노인석’으로 인식되서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