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새로운 시작 (TRON: Legacy, 2010)

애비 구하러 아들놈을 보냈더니 여친만 데리고 나오더라는 심오한 인생의 교훈을 주제로 하는 영화.

클루가 현실로 튀어나와 지배하려 한다던지(현실은 시궁창이야. 뭐하러 나오냐), 트론이 “난 유저를 위해서 싸워”하면서 제정신 차리는 것등 몇가지 생뚱맞은 점만 빼면 액션과 특수효과도 봐줄만 하고 그럭저럭 재미있다. 특히 밝은 빛의 선으로 이루어진 쌍팔년도 스타일의 가상의 세계를 오히려 멋들어지게 재 디자인한 점이 일품.

케빈 플린트역의 제프 브리지스와 앨런 브래드릴역의 브루스 복슬레이트너는 80년대 트론 영화에 같은 역으로 나온 배우들이다. 그들이 그대로 나오는 후속편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컴퓨터 그래픽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겐 감동의 영화이다. 특히 이번엔 클루의 모습이 필요해서 케빈 플린트를 회춘시키느라 특수효과를 퍼부었다고. 닮은 배우를 쓴 줄 알았더니 그래픽이란다.
다만 매트릭스등의 워낙 멋진 가상현실을 많이 겪어서인지 그다지 새롭고 놀라운건 별로 없다. 주제도 심오한것도 아니고. 마지막에 케빈 플린트와 클루의 결합은…게드와 그림자? ㅋㅋㅋ
ps.
영화에서 캐빈 플린트가 현실에 남겨놓은 컴퓨터 화면.
SolarOS 4.0.1 이라는데, 아무래도 솔라리스의 패러디인듯.
왼쪽 top명령화면에 보면 Xorg도 돌고 있고, vi도 쓰고, 명령도 UNIX혹은 리눅스 명령들.
메모리는 2GB정도에 터치기반 GUI OS라니…
캐빈 플린트가 1989년에 실종된 설정대로라면 무지막지하게 앞서나간 컴퓨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