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으로 사람들의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확실한 인상을 준 사이트는 바로 Gmail.com 이다.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며 돈과 인재와 유저를 긁어 모으는 기업이었던 구글은, 당시에 1GB(나중에는 2.8GB)라는 억소리가 나올법한 용량의 E메일을 선보이면서, 자유로운 회원가입을 불허해버린다. 대신 야금야금, 기존 회원들에게 초대장을 줘서, 그 사람들이 인맥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도록 유도했다.
이런 회원 가입 방식의 특징은
- 신선하고 매력적인 서비스일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제한적인 가입방법때문에 애가 닳아 오히려 더더욱 쓰고 싶어하게 된다.
- 기존의 탄탄한 유저의 인맥으로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임으로써 충성도나 적응력등의 수준 높은 유저를 초기에 포섭한다.
- 호기심과 입소문을 이용한 홍보 방법이 된다.
- 실제로 사용을 하는 유저들의 비중이 높아서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실속있는 피드백을 받기 쉽다.
- 유저 가입량을 초대장 발부로 직접 조절함으로써 초기에 신규유저가 폭증했다가 서비스 장애를 유발하고 열기가 식어버리는 부작용을 막고, 제어되고 계획적인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원래 이 방법의 도입 목적이다)
- 아직 제한적인 베타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이용해, 초기의 문제를 “베타니까 그러려니”하는 심정적 용서를 받을 수 있다.
구글은 이런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먹으면서, 2년에 가까운 기간을 초대장으로 가입받는 베타를 유지해 왔다가 얼마전에 일반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오죽하면 베타를 붙이는게 웹2.0의 상징이라는 농담까지 유행했다) 구글 G메일의 이러한 방법은 결국 유행이 되면서, 다른 사이트들의 가입방법에도 응용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실험성이 강한 웹2.0 서비스들은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홍보 방법의 하나로 사용하기도 했다. 우리가 아는 티스토리나 올라로그 등도 이 방법을 적극 사용한 서비스다.
하지만 여기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새로운 형식이지만 비슷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두 서비스가 각자 다른 회원가입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다. playtalk.net은 미완성적인 모습으로 일반적인 회원가입을 받아, 많은 회원들의 의견을 받아 빠르게 완성도를 높혀가고 있다. me2day.net는 반대로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하고 모습도 더 세련되어 있지만, 제한적인 초대장 가입 방식을 이용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진행되는 양상이 me2day.net의 초대장에 목말라 여기저기 알아보던 많은 유저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playtalk.net를 구경해보러 한번씩 가입해본 꼴이 되었다. 두 서비스의 아이디어가 비슷하고 가입방식이 다르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분명히 두 서비스는 완성도나 기능이나 운영방식이나 디자인등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저들의 흐름은 두 사이트의 가입방법 차이에서 다소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매우 재미있고, 어찌 될지 더 지켜보고 싶은 현상이다.
ps. 하지만 playtalk.net은 운영자가 무개념이라 얼마 못가 망했음. 운영 방식보다 개념이 중요하다는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