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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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스타트렉 비기닝도 스타트렉이 헐리우드 액션 영화화 된 느낌이 있었지만, 이번 편은 더 하다. 우주 이야기인데 해결을 전부 주먹으로 하는 건 So Uncivilized 하달까. 게다가 스타트렉은 원래 반짝 반짝하게 발전한 인류의 미래를 다루는게 기본 컨셉이었는데 너무 다크해졌다. 인간이 200년 넘어서 우주로 나가도 현재와 다를게 없으면 뭐가 좋아. 너무너무 다크한 연방 함선 USS벤전스도 별로.

그런 점을 제외하고는 재미있게 본 영화. 스타트렉 팬으로서 다크한게 싫었을 뿐이지 프라임 디렉티브나 칸, 클링온 등 기존 스타트렉적인 요소들은 풍부하게 나온다. 카아아안 하고 외치는 것도 나오고, 기존 스타트렉을 잘 오마쥬했다. 커크 선장과 스팍의 상호 이해라는 점도 잘 살렸고, 화물신앙을 그대로 재현한 사건도 웃김.

칸으로 나온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셜록에서 좋은 연기를 했는데 꽤 괜찮게 나왔다. ‘성격 이상한 천재’역 전문 배우인듯. 그런데 유전적으로 우월하게 만든 인간도 머리크기는 어쩔수 없었나 ㅋㅋ

ps. 얼마 전에 죽은 안톤 옐친의 명복을 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Star Wars : The Force Awakens, 2015)

영화관에 가서 보다가 뻗어서 엔딩을 못 보고 병원에 실려갔던 바로 그 영화….깨어난 포스를 다시 봤다. (스포일러 주의)

평을 하자면, 한편의 거대한 팬 무비 같은 영화.

기존 스타워즈 클래식의 핵심 요소들을 죄다 꺼내서, 반짝 반짝하게 다듬은 다음 다시 배치하고, 거기에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를 올려놓은 듯한 영화다. 데스스타의 후계라 할 수 있는 스타킬러 행성, 세세하게 개량되었지만 겉모양은 거의 같은 타이파이터와 엑스윙의 전투, 타이파이터로부터 도망가는 밀레니엄 팰콘의 곡예 비행, 중요한 정보를 들고 튀다 주인공을 만나는 드로이드, 그리고 그 드로이드를 쫒는 새로운 제국군 역할의 퍼스트 오더, 스톰트루퍼, 그리고 다스 베이더의 짝퉁인 카일로 렌까지 많은 부분이 클래식 시리즈의 변주이다.

그러다 보니 실수 했는지 모르겠지만, 헛점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죽은 줄 알았던 포 다메론이 갑자기 살아 있는거야 원래 죽기로 했다가 대본을 바꿔서 그런거라 쳐도, 은하계를 구하기 위해 밀레니엄 팰콘을 타고 스타킬러 행성에 잠입한 특수부대가 고작 노인네 영웅과 털복숭이, 그리고 전직 스톰트루퍼? 저항군은 상당히 인력난에 처해 있는 듯. (하긴 루크의 단서를 찾으라고 자쿠 행성에 보낸게 고작 파일럿 하나인게 저항군이다. 저항군은 오랫동안 찾아다닌 루크의 위치를 확인해도 츄바카와 레이만 보낸다. -_-) 게다가 레이를 구하러 온 핀을 만난 레이가 츄바카의 말을 알아듣는다! 드로이드의 말은 워낙 기계에 박식해서 알아듣는다 쳐도 우키족의 말을 어떻게 아는건가? 그밖에 공화국 주요 행성이 왜 한 항성계에 있어서 스타킬러의 포 한방에 전멸하는지, 루크의 라이트 세이버와 다스베이더의 헬맷은 어떻게 남아서 마즈와 카일로 렌이 가지게 되었는지, 레이가 어떻게 갑자기 카일로 렌(비록 다친 상태였지만)을 초월한 포스에 눈을 떴는지,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만 통한다는 마인드 트릭이 어떻게 주인공급 인물들 심문에 사용되는지, 하필 카일로렌이 위험할때 땅이 갈라지는지….뭔가 설명이 안되는 것 투성이다.

핀은 배신한 스톰트루퍼라는 특이한 설정이고, 레이는 출신을 알수 없는 여성 포스 사용자이고, 카일로 렌은 마치 EU설정에서 따온 것 같은 다크사이드에 빠진 한솔로-레아의 자식이고…캐릭터 설정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개성을 갖추려고 노력한 것 같다.

특수효과는 마음에 든다. 프리퀄 시리즈처럼 어색한 CG느낌도 없고, 이전 클래식 시리즈의 느낌을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다시 만들어냈다. JJ에이브람스의 렌즈 플레어가 약하게 여기저기 많이 쓰이고 있지만….뭐 감독 취향이니 어쩔수 없지.

시리즈를 잘 살려낸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계속 이렇게 클래식 시리즈를 우려 먹을 수도 없고, 플롯 완성도도 문제가 있고, 후속작에 걱정과 기대를 같이 하게 하는 영화이다.